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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고궁에서 벚꽃놀이

지난 토욜 저녁에, 세 식구가 하마리큐 정원에 갔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별궁이었다고 하는데, 이미 저녁때가 되어 도착해, 금방 해가 졌어요. 연못이 있고, 가운데에 나무로 된 다리, 그리고 다리 한가운데에는 차를 마시는 다실이 있었어요. 정원 옆에는 도쿄만으로 이어지는 운하가 흐르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고마워요, 초난강

지난 주 주말 내내 어딘가에 놀러갔다 왔는데, 사진 제때에 정리 못하면 밀리겠지만 지금은 통 귀찮아서... 잠시 숨 돌릴 겸 초난강 얘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앞으로 초난강 팬 하기로 했다. 스마프의 멤버들이 테레비에 계속 나오는데, 솔직히 키무라 타쿠야하고 초난강 말고 나머지들은 얼굴도 잘 모르겠다. 키무타쿠의 경우도-- 어떤 장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일본 애들이 왜 배용준, 원빈한테 열광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_- 다만 스마프 멤버들 중에서는 그래도 키무타쿠의 얼굴이 가장 나은 편이라고나 할까. 그건 그렇고, 초난강은 참 괜찮은데-- 물론, '잘생겼다'고는 결코 얘기할 수 없지만. ^^ 암튼 이 사람이 왜 인기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을 정도로 아주 평범한 얼굴이고, 동시에 어째서 한국의 아..

황태자 일행을 보다

황태자 일행이 지나가기는 했는데, 차에 타고 있어서 사실은 잘 못봤어요. 어제 못 둘러본 한을 풀기 위해 요요기공원으로 들어갔는데... 잘못 들어가서, 바로 옆에 붙어있는 메이지진구에 가게 됐지요. 어제 말했지만... 메이지 천황의 사당이라 생각하심 되겠습니다. 마침 오늘 연주회같은 것이 있어서 좋은 구경 했네요. 꼼양의 막강한 비협조를 극복하느라 애 많이 먹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숲. 저런 숲이 도심에 있으니 도쿄는 좋은 곳입니다.

하라주쿠 산책

아지님 학교 간 동안, 욘짱을 데리고 하라주쿠 나들이를 갔다. 하라주쿠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인데, 화사한 날씨에 모처럼 산책같은 나들이를 하면서 세월아네월아~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해가 꼴딱 져서 집에 돌아왔다. 하라주쿠역은 어찌된 일인지 역 건물처럼 보이지 않는 특이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었다. 바로 옆에 요요기공원이라고, 큰 공원이 있다. 나무 꼭대기들이 보이는데 아주 멋진 듯했지만 오늘은 들러보지 못했다. 담에 한번 꼭 가야지. 근처에 메이지천황의 사당인 메이지진구(明治神宮)도 있다. 꼼양이 어쩐 일인지 오전에 잘 걸어주었다. 하라주쿠역에서 지하철 오모테산도역 쪽으로 걸어내려갔다. 거리가 참 예뻤다. 옷가게들이 즐비한데, 평소 내가 즐겨입던 루이뷔통이니 버버리니 샤넬, 이브생로랑, 미쏘니..

일어는 못하는데 수다 떠는건 상급반

남의 나라 언어를 배운다는건 정말 힘든 일이다... 아직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아무튼 농인처럼 살고 있다. ㅠ.ㅠ 매주 화요일은 내가 일어공부를 하는 날이다. 꼼양이 월~수 놀이방에 가기 때문에 월요일과 수요일에도 공부를 할 수는 있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한두시간씩 책 보고 혼자 공부하고, 화요일에는 회화 두 탕을 뛴다. 오전에는 한시간 반동안 집에서 가까운 쿠가하라라는 곳의 일본어써클에서 공부를 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집 근처에 있는 코알라마을의 자원봉사 선생님인 시마다 아사코씨가 와서 한시간 정도 일어를 가르쳐준다. 지난주에는 일본어써클에서 소풍을 갔었다. 이번주에는 이름모를 어떤 선생님께서 초급반을 맡았다. 자원봉사 선생님들이라서 몇분이 돌아가면서 가르치는데, 이번주 선생님이 아주 재밌었다. 초급..

캠벨-모이어스 대담 <신화의 힘>

요새 캠벨-모이어스 대담 을 읽고 있다. 이윤기씨 번역인데, 이 양반 글을 꼼꼼히 읽어본 적은 없지만, 꽤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번역자가 너무 권위롭게 번역을 하니깐 그것도 어쩐지 눈꼴시다. 사실 이 책 아직 다 안 읽었는데, 요새 일본을 테마로 해서 마땅히 읽을 책이 없어 걍 펴들었다. 앞쪽 몇장 밖에 안 읽었지만 잼난 부분이 몇군데 있다. 모이어스: 그러니까 저널리스트와 비슷한 셈이군요. 저널리스트에게는 자기가 이해하지도 못하는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면허증이 있다니까요. 캠벨: 그건 면허증이라기보다는 의무 같은 것이겠지요. 저널리스트는 공개적으로 자신을 계발시키는 의무를 지니니까요. 나는 평소에 내가 저널리스트 혹은 기자라는 생각을 거의 안 한다. 진짜로. 직업 따위가 나의 본..

딸기네 책방 2004.04.06

닛코의 여관/스미다가와 꽃놀이

닛코 여행에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숲과 공기, 그리고 여관이었습니다. 츠루카메다이키치(鶴龜大吉)라는 긴 이름의 여관이었는데요, 현대적이면서도 일본식으로 지어진 작은 여관(호텔?)입니다. 새로 지었는지 아주 깨끗하고, 요모조모 이쁘게 꾸며놨더군요. 위의 사진에서 꼼양과 제가 놀고 있는 홀 비슷한 곳이 이 여관의 로비입니다. 고양이 장식 두 마리도 같이 찍어놨는데요, 마네키네코(손님 부르는 고양이)하고, 의 뚱땡이를 연상시키는 고양이 인형이 놓여 있더군요. 꼼양이 마네키네코한테 인사 많이 받고, 많이 해주고 왔지요. ^^ 음식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지금껏 먹어본 일본 음식 중에서 제일 맛있었어요. >.

닛코 여행

닛코(日光)에 여행을 다녀왔어요. 기나긴 여행기를 쓰고 싶지만... 우리의 여행은 그다지 길지는 않았습니다. '고작' 1박2일의 여행에 많은 것을 느낀 것도 아니고. 도쿠가와의 신사에 가서 무려 참배(!)를 하고 왔지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조금 웃겼어요. 도쿄의 집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날이 우중충했어요. 꼼양을 끌고(정말 '끌고' 갔음 -_-) 전철 2번 갈아타고 아사쿠사에 있는 토부(東武)선 아사쿠사역으로 갔지요. 아지님을 만나, '스파시아'라는 이름의 그럴듯한 기차를 타고 닛코로. 닛코 직전에 한번 갈아타긴 했습니다만. 두번 세번 갈아타는 것에도 이젠 익숙해져가는 듯. 닛코에 내리니 날씨가 좋았어요. 기분 짱! 닛코 역에서 버스를 타고 우선 도쇼구(東照宮)에 갔습니다. 도쇼구라는 곳은 도쿠..

일본어 선생님들과 타마가와 벚꽃놀이

어제 아지님이랑 딸기랑, 일본어서클 사람들이랑 타마가와 강변에 봄소풍을 다녀왔다. 오하나미라고 해서, 꽃구경을 가는 건데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데다, 시간도 많지 않아서 그닥 좋은 형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과 함께 했던 첫 소풍이었으니깐. 매주 화요일 오전에 1시간 반씩 일본어를 배우는데, 월 1000엔만 내면 된다. 말하자면 '자원봉사 선생님들'이다. 학생은 네 명. 아지님과 나, 베트남에서 온 호아이와 태국에서 온 기쿠치. 나는 딸기니깐 선생님들이 '이치고상(딸기님)'이라고 부른다. 호아이는 남편이 도쿄지사에 근무를 하게 돼서 몇달 전에 여기에 왔고, 기쿠치는 일본에 온지 10년이나 됐다. 일본 사람과 결혼해서 姓이 일본식이다. 각자 자기 도시락을 갖고 오기로 했었는데, 비겁하..

일본에 온지 한달

거의 한달이 되어간다. 어쩌면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때에는 취향이나 적성이 극도로 보수적이어서, 싫은 것은 싫은 것이고-- 새로운 것을 접한다는 것이 굉장히 싫고, 우스운 말이지만 '지겹다'. 특히 사람들을 만나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만화이든 영화이든 음악이든, 이미 오랫동안 알아왔던 '친한 것'을 찾아 숨어들어가는 편이지,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내가 어떤 면에서는 겁이 없고 심지어 대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슨 얘기냐면, 새로운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 같은 것 보다는, 즐거움과 신선함 같은 것이 더 크게 나를 이끌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이 곳에서. 도쿄에 도착했을 때 하네다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