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온 이래, 머리 손질이라고는 전혀 않고 있다. 퍼머하는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뭐 별로 가고픈 마음도 없고. 외국에 나온 한국 아줌마들이 흔히들 하듯이, 그냥 질끈 동여매고 지낸다. 그 덕에, 신경 안 쓰고 지내는 동안 머리카락이 꽤 많이 자랐다(머리 속도 좀 자라면 좋겠지만). 어릴적부터 어깨에 닿는 정도 혹은 단발머리에 머물러온 터라, 별로 머리를 길게 기른 적이 없었다. 좀 있으면(서울에 돌아갈 5개월후 쯤에는) 내 인생에서 어쩌면 최장의 머리카락이 될 수도 있겠다. 웅웅웅 긴머리가 되었다고 해서 스타일이 좋아진 것은 절대로 아닐 뿐더러, 요즘 머리가 엄청 빠진다. 난 의외로 둔한 구석이 있다. 스트레스를 만땅으로 받을 상황이어도 잘 모르고 지낼 때가 많다. 머리가 둔한 부분을 몸이 상쇄해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