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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ATM카드로 500억원 빼낸 희대의 은행털이범들

세계 27개국의 은행 현금인출기(ATM)에서 위조 카드로 약 500억원을 빼내간 희대의 사이버 은행털이 사건이 일어났다.미국 뉴욕 검찰은 9일 은행 전산망을 해킹한 뒤 ATM로 4500만달러 가량을 빼내간 일당 7명을 금융사기·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범인들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들로, 대부분 20대다. 이들은 우두머리 격인 알베르토 라후드-페나와 공모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돈을 인출했다. 금융전산망 해킹, 위조카드 제작, 세계 곳곳 ‘점조직원’들의 인출까지, 이들의 수법은 교묘하고 대담했다. 먼저 일당 중 해커가 은행 전산망에 접속해 선불카드(prepaid card) 계좌를 생성하고 접속 암호를 만든 뒤 인출한도를 없앴다. 그러고는 낡은 ..

총선 앞두고 시험대 오른 파키스탄

나라 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은 나이가 어려 총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으며, 심지어 신변의 위협을 느껴 선거를 이틀 앞두고 국외로 떠났다. 돌풍을 일으킨 야당 정치인은 연설회장에서 엉성한 무대에 올랐다가 떨어져 병상에서 총선을 치르게 됐다. 정당명부 투표를 해야 하는데 글 모르는 유권자들이 많아 정당들은 번호 대신 ‘그림’으로 캠페인을 한다. 지방 곳곳에선 하루에도 몇차례씩 후보들과 정당 사무소를 노린 폭탄이 터진다. 11일 총선을 치르는 파키스탄 풍경이다. 핵무기 보유국에다 2억에 가까운 인구를 가진 대국으로 한때는 인도와 경쟁하며 남아시아의 패권을 꿈꾸던 파키스탄이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쿠데타와 암살과 정정불안이 거듭된데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협력하면서 온 나라가 더 아수라장이 된..

석탄 캐는 13세 광부, 인도 경제의 감춰진 치부

열세 살 소년 사가르 쿠주르는 인도 동부 자르칸드주의 람가르에 있는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다. 삽으로 땅을 파 석탄을 끄집어내어 수숫대로 만든 바구니에 담아 나른다. 땅굴에 들어갈 때도 있고, 노천광에 몸을 거의 파묻고 석탄을 주워올릴 때도 있다. 등뼈가 부러지도록 일해 바구니를 채운 뒤 석탄을 지고 마을에 걸어가 파는 것이 그의 일이다. 자르칸드에는 1만5000개의 탄광이 있는데, 광부 상당수는 아이들이다. 알자지라 방송은 7일 “나이보다 훨씬 체구가 작은 이 아이들은 하루 200루피(약 4000원)를 받으면서 일주일에 엿새를 일한다”며 “이 어린 광부들은 인도 경제의 감춰진 치욕”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인도 북동부 메갈라야주의 탄광 어린이들의 실태를 최근 보도했다. 13세의 산자이 체트리는 땅굴..

WTO 새 사무총장에 브라질 외교관 아제베두

브라질 출신 외교관인 호베르투 아제베두(55·사진)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새 사무총장으로 7일(현지시간) 당선됐다.WTO 주재 브라질 대사인 아제베두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WTO 본부에서 치러진 사무총장 선거에서 3차 투표까지 거친 끝에 에르미니오 블랑코 전 멕시코 통상장관을 제치고 당선됐다. 아제베두는 프랑스 출신인 파스칼 라미 현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오는 9월 1일 취임한다. 아제베두는 1984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주로 통상 관련 업무를 맡아왔으며 1995년 WTO 출범 이래로 이 기구와 밀접하게 일을 해왔다. 라틴아메리카 출신이 이 기구의 수장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브라질에서는 자국 출신 국제기구 사무총장의 탄생을 반겼지만 이 기구 안에서는 오히려 “내부 인사의 당선”으로 보는 시각이 ..

세계에서 부자들이 가장 많은 도시는?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영국 컨설팅회사 웰스인사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백만달러(약 10억8400만원)이 넘는 현금자산을 가진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일본 도쿄(46만1000명)다. 백만장자가 많은 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중국 순이었지만 일본에서는 부자들의 수도권 집중이 심해 도쿄의 순위가 올라갔다. 뉴욕은 도쿄에 이어 2위(38만9000명)였고 영국 런던(28만1000명)이 3위로 나타났다. 이어 파리, 프랑크푸르트, 베이징, 오사카,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순이었다. 10위권 안에 아시아 도시가 6개나 들어간 것이 눈에 띈다. 서울에는 백만장자 13만1000명이 살고 있어, 세계 도시 중 11번째였다.재산 10억달러가 넘는 ‘수퍼울트라 부자’가 가장 많은 곳은 뉴욕이..

미국 재무장관 '돼지꼬리 서명' 결국엔...

세계 1위 경제대국이면서도 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의 재무장관에겐 주어진 과제가 많다. 그 중 하나는 ‘서명’을 멋지게 하는 것이다. 미 달러화에 재무장관의 서명이 들어가기 때문이다.‘돼지꼬리 서명’으로 미국 인터넷사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제이컵 류 재무장관이 결국 서명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고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류 장관은 지난 1월 지명됐을 때부터 악필 서명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류 장관이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시절에 했던 서명은 동그라미 7~8개를 이어붙인 듯한 기나긴 돼지꼬리 모양이어서 도저히 무슨 글자인지 짐작하기 힘들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조차 신임 장관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서명 때문에 재무장관 지명을 그만둘까 고민했다”는 농담을 던졌을 정도다. 역시..

"비싼 경고음, 방글라데시를 깨웠다" 현지 언론인 경향신문 기고

지난달 24일 일어난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로 현지의 열악한 노동현실과 거대 의류 브랜드들의 책임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다행이라면 이번 사건 뒤 방글라데시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들이 모처럼 협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개선책이 이번에도 말로만 끝날지, 현실을 바꿀 수 있을지는 글로벌 경제의 사슬에 매여 있는 모든 이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다카에서 발행되는 시사잡지 ‘프로브매거진’의 아예샤 카비르 편집장(아래 사진)이 경향신문에 사건의 파장을 짚어보는 특별기고를 보내왔다. 카비르는 이번 사건이 방글라데시 전체에 ‘값비싼 경고음’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지선 기자 숫자만 가지고는 지난달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사건이 안겨준 공포를 설명할 수 없다. 수도 다카 외곽 사바르에 있는 8층짜리..

국제행사 앞둔 브라질서 '버스 안 성폭행'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를 가로지르는 버스 안에서 지난 3일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 남성이 승객들을 차 앞쪽으로 몰아놓고, 총기로 기사를 위협해 계속 차를 몰게 만든 뒤 30대 여성 1명을 성폭행했습니다. 그러고는 버스를 세우고 내려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버스에 탔던 승객들은 “마약에 중독된 상태인 것 같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지난 3월에도 리우에서 미국 여성 관광객이 집단성폭행을 당하고 프랑스인 남자친구가 범인들에게 폭행당해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들은 빌린 승합차를 타고 유명 관광지인 코파카바나 해안에 갔다가 납치돼 변을 당했습니다. 황당하게도, 이들이 빌린 승합차와 그 운전기사가 문제였습니다. 범인은 10대~20대 남성 3명이었는데 임차한 승합차의 운전기사가 공모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올랑드 프랑스대통령 최악 지지율과 시위 속 1주년

지난해 5월 6일 프랑스는 축제 분위기였다. 17년만에 사회당 출신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당선되자 그를 지지한 좌파·자유주의자들은 파리 시내를 행진하며 축하했다.1년이 지난 지금, TV방송 프랑스24의 보도를 빌면 올랑드 대통령은 “축하할 일이 거의 없다.” 축하는커녕 올랑드 당선 1주년을 하루 앞둔 5일 파리 시내에 수만명이 모여 비판 시위를 했다. 투표 때 등돌렸던 우파가 아니라 올랑드를 찍은 좌파와 노동자들이 대거 거리로 나왔다. 시위를 조직한 극좌파 정당 ‘좌파전선’ 주장으로는 18만명, 경찰 추산 3만명이 모였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실패다. 올랑드는 유럽 전역을 짓누르는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경기부양을 약속하고 당선됐다. 하지만 현재 프랑스의 실업률은 10.6%로 사상 최고치다. 올랑드 ..

방글라데시 사태와 '윤리적 대응'의 딜레마

방글라데시 다카 북쪽의 가지푸르에 있는 ‘가리브’라는 의류공장 벽에 지난 3일 금이 갔다. 이 건물에는 의류공장 2곳이 입주해 있었다. 공장주들은 기계를 멈추고 노동자들을 내보냈다. 다카 근교 사바르 의류공장 붕괴사고를 본 공장주들이 일단 공장 문부터 닫은 것이다. 일간 데일리스타는 이 건물에서 2010년 2월 불이 나 21명이 숨진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자들은 그 후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 경찰은 공장주들에게 “건물 정밀검사 후 가동을 재개하라”고 했으나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하루 벌어 먹고살기도 힘든 노동자들만 일당을 날리게 됐을 뿐이다.약 6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바르 사건이 일어나자 영국 등의 대형 의류판매체인들이 방글라데시산 ‘노동착취상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