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215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19 ‘제2 확산’? 면역 형성, 아직은 예측불가

중국의 방역 권위자가 코로나19 ‘제2의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아직 인구 대부분 집단에 면역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이 봉쇄를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경고다. 중국의 전염병 전문가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는 17일 미국 CNN 인터뷰에서 “중국인들의 면역 형성이 아직 부족하다”며 “다시 감염의 파도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 대부분은 면역이 없는 탓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수성이 높은 상태”라며 “거센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자 중국은 학교 문을 열고 공장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으나, 제2의 코로나19 물결이 밀어닥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중 원사는 경고했다. 우한은 진정, 지린성 확..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유럽 퍼진 ‘어린이 괴질’…"코로나19와 연관성 높다"

미국과 유럽에서 아이들 수백명이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증후군(MIS)’으로 불리는 신종 질병에 걸렸다. 미국에선 뉴욕 등 15개 주에서 아이들 100여명이 이 증상을 보였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도 환자가 100명에 육박하며 사망자가 보고됐다.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이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질병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가 퍼진 뒤에 ‘어린이 괴질’이 급증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의 관련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의학전문지 랜싯에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연구팀이 이 증상을 보인 어린이 환자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실었다. 결론은 “가와사키병과 비슷하지만 증세가 훨씬 심하고 발병률도 훨씬 높았다”는 것, 그리고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가와사키병보다 증세..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19 진원지' 트럼프가 지목한 우한 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이 잇달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를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이미 올초부터 미국에서는 ‘중국의 생물학무기’ ‘인공 바이러스의 유출’ 같은 시나리오들이 돌고 있었다.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속수무책으로 퍼진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기 위해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가능성이 낮은 얘기라고 지적한다. “수많은 증거” “내가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흘러나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자신이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일 abc뉴스에 출연해 이 감염증이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며 재차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19에 유가 폭락, 그럼에도 푸틴이 건재한 이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28일(현지시간) 대국민 TV연설을 했다. 봉쇄조치를 다음달 11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면서, 다음달 중순부터는 조금씩 봉쇄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러시아의 감염자는 9만3000여명, 사망자는 800여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확산이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며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단계가 될, 새로운 단계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에 모스크바의 군용기 비행쇼와 불꽃놀이 등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스크바 붉은광장 군사행진과 전국 가두행진은 미루라고 지방정부들에 지시했다. 크렘린은 모스크바 근교에 있는 노보-오가료보의 관저에서 푸틴..

[구정은의 '수상한 GPS']뉴욕에서 걸프의 섬까지, 석유거래소와 국제정치

“출발부터 징조가 이상했다. 광적인 매도 주문이 밤새 쏟아졌다. 아침이 되자 누구든 피바다가 펼쳐진 걸 볼 수 있었다. 오전 7시, 이미 유가는 28%나 떨어진 상태였다. 같은 시각 중국 선전에서는 가진 돈을 선물 투자상품에 쏟아부은 20대 커플이 저축한 돈 절반이 날아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가격은 계속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이래 최저, 1970년대 석유위기 이래 최저, 그리고 사상 첫 0달러 이하. 사우디 왕자들과 텍사스 채굴꾼들, 러시아 올리가르히들 모두 공포에 떨며 -37.63달러라는 가격을 지켜봤을 것이다.” NYMEX를 뒤흔든 20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시장 역사상 가장 이상했던 20분’에 대해 묘사한 내용이다. 앞서 20일 서부텍사..

[구정은의 '수상한 GPS']WTI, 브렌트, 러시아의 미스터리한 '우랄스'…벤치마크 유종들

미국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지 일주일, 여전히 WTI는 15달러대이고 그보다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던 브렌트유도 간신히 2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봉쇄’와 맞물려 유가가 이른 시일 내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WTI가 세계 유가의 동반 추락을 부르긴 했지만 원유도 생산지에 따라 특성이 다르고 ‘브랜드’에 따라 가격 추이에서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가 미국·유럽·중동을 대표하는 선물거래 품목이지만 미국만 해도 마스US, 루이지애나경질유, 코스털그레이드A, 기딩스, 걸프코스트HSFO 등 다양한 유종이 있다. 브렌트도 원유와 브렌트가중평균(BWA) 두 가지로 거래된다. 국가별로도 캐나다원유지수, DME오만, 러시아 우..

[구정은의 ‘수상한 GPS’]WTI는 오클라호마에 있다…‘석유의 교차로’ 쿠싱

최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거래가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했다. 근본 원인은 산업생산의 침체와 코로나19 확산이지만, 직접적인 계기는 원유를 저장할 곳이 부족해진 거래자들이 다음달 가져가야 할 상품의 인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송유관들 교차하는 오클라호마 시장을 강타한 WTI의 저장소가 있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쿠싱은 주민 7200명의 작은 마을이다. 1891년 인디언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기 위해 만든 ‘랜드런법’에 따라 백인 정착민들의 땅이 됐다. 쿠싱이라는 이름은 유통 재벌로 유명했던 존 워너메이커의 비서 마샬 쿠싱에서 나왔다. 20세기 초반 오일붐이 일기 시작했을 때 마샬이 이곳에 정유소를 지었기 때문이다. 쿠싱이라는 지명은 일반인들에겐 덜 유명하지만, 미국의 벤치마크(기준)..

[구정은의 '수상한 GPS']초저유가 시대의 석유지정학, "승자는 없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5월 인도분이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더니, 국제유가가 연일 바닥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들 모두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와 초저유가의 결합은 세계의 에너지지정학을 ‘승자 없는 싸움’으로 끌고 가고 있다. “초저유가 몇 주간 계속” 20일(현지시간) WTI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37달러라는 초유의 가격을 찍었을 때만 해도 6월 인도분은 20달러대에 거래됐다. 10월부터는 30달러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6월물 가격이 22일 곧바로 반토막나 11달러대가 됐다가 이튿날 소폭 반등했다. 22일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6월물 브렌트유가 한때 1..

[구정은의 '수상한 GPS']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미 셰일업계 '줄파산' 오나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선물가격이 20일(현지시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고 항공교통까지 대부분 중단돼 석유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그동안 빚을 내 생산용량을 늘려온 미국 셰일업계의 줄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너스’ 유가? 실제는 20달러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1983년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21일 선물 인도 시한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대거 인도를 포기한 채 6월물로 갈아탔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거래가 거의 사라지면서, 웃돈을 얹어줘가며 팔아야 하는 시장 상황이 이론상의 ‘마이너스 유가’로 표현된 것이다. WTI의 만기일이라는 변수 때문에 일시적으로 ..

[구정은의 '수상한 GPS']산유국도 빵은 먹어야…사우디-러시아 '유가 합의'와 식량 거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석유시장을 놓고 벌여온 ‘치킨게임’이 12일의 감산 합의로 일단락됐다. 석유시장의 두 강국들 사이에 벌어진 싸움이 진정국면을 맞은 이면에는 ‘식량’이라는 핵심적인 이슈가 숨어 있다. 양국은 2008년 무렵부터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유가 담합을 해왔는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우디가 의도적으로 유가를 떨어뜨리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우디 실세 무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정치적 도박 속에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위기가 겹치면서, 양국의 움직임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었다. 밀 실은 러시아 화물선 당초 분석가들 전망은 ‘사우디 우세’였다. 지난달 외환보유고를 보면 사우디는 5000억달러, 러시아는 5800억달러로 큰 차이는 없었다. 국내총생산(GD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