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239

[구정은의 '수상한 GPS']'제2의 러시아 스캔들' 트럼프 옹호 나선 측근 그리넬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미군 공격을 사주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보고받았다.’ 뉴욕타임스가 이런 보도를 하면서 미국이 ‘제2의 러시아 스캔들’로 다시 시끄럽다. 트럼프 대통령은 늘 그랬듯 “가짜뉴스”라 맹비난하면서 국가정보국장(DNI) 대행으로 석달 간 일하다 물러난 리처드 그리넬(53) 전 독일 주재 대사의 트위터 글을 28일(현지시간) 리트윗했다. 그리넬은 트위터에서 러시아-탈레반 관련 보고를 “한번도 들은 적 없다”며 언론이 ‘정보를 정치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리넬은 트럼프 정부의 외교와 정보 분야 전문가처럼 여러 이슈에 말을 보태고 있지만 사실 두 분야 모두에 전문성이 없고 되레 숱한 논란만 일으켜온 인물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꼭 닮은 행태, 트럼프 대통령을 무조건..

[구정은의 ‘수상한 GPS’]흑인 레이서에게 '올가미'를…나스카와 인종주의의 오랜 결탁관계

올해 26세인 부바 월리스는 미국 자동차경주대회 나스카(NASCAR)에서 시보레 카마로 ZL1 1LE을 모는 흑인 레이서다.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태어난 그는 12살 때 자동차경주에 발을 디뎠다. 10년 전 나스카 지역대회에서 시작해 X피니티시리즈, 트럭시리즈를 거쳐 2017년 ‘최고위급’ 경주인 컵시리즈에 진출했다. 7차례 나스카 챔피언을 따낸 리처드 페티가 운영하는 팀에 소속돼 4년간 89번 출전했다. 백인들이 지배적인 나스카에서 월리스는 ‘가장 성공적인 흑인 레이서’로 불린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컵시리즈에 모두 출전할 자격을 가진 흑인 레이서는 월리스 단 한 명이다. 컵시리즈에 풀타임으로 출전하는 흑인 선수가 나온 것은 1971년 웬델 스콧 이래 월리스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에는 자동차..

[구정은의 '수상한 GPS']히말라야가 '제2의 남중국해'? 중국·인도 왜 싸우나

인도 북부에서는 수십년 째 국경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카슈미르에서는 ‘통제선(LoC)’이라 불리는 위태로운 선이 파키스탄과의 사실상의 국경이다. 중국과는 무려 4060km에 걸쳐 경계를 맞대고 있다. 그러나 그중 3400km 구간에는 확정된 국경이 없다. 실질통제선(實際控制線·LAC)이라는 모호한 선이 있을뿐이다. 그 선을 사이에 두고 인도의 우타르프라데시, 히마찰프라데시, 시킴, 아루나찰프라데시 4개 주가 중국과 맞닿아 있다. 중국 쪽에서 보자면 티베트자치구가 인도와 접경하고 있다. 실질통제선 가운데 중국령 악사이친과 인도령 라다크 사이 구간은 분쟁이 계속돼온 지역이다. 갈등의 씨앗은 인도의 영국 식민통치 때 뿌려졌다. 1865년의 ‘존슨 라인’, 1899년의 ‘매카트니-맥도널드 라인’, 1914년의 ..

[구정은의 '수상한 GPS']플로이드 사망에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 내는 아프리카

백인 경찰의 폭력에 숨진 미국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가 유엔에 미국 경찰의 인종차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필로니스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인권이사회 긴급회의에서 화상 증언을 하며 “형이 숨지던 모습이 미국에서 경찰이 흑인을 다루는 방식”이라며 경찰의 흑인 살해와 폭력적인 시위 진압을 조사할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의 인종차별’을 인권이사회의 안건으로 부각시킨 것은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다.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플로이드가 숨지고 항의 시위가 일어나자 아프리카연합(AU)의 무사 파키 마하마트 의장은 29일 성명을 내고 인종주의 철폐를 촉구했다. 파키 의장은 성명에서 AU의 전신인 아프리카연합기구(OAU)의 1964년 결의안을 언급했다. ..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국 경찰은 정말로 흑인들을 많이 사살할까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에 이어 또다시 백인 경찰관에 의해 흑인이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레이샤드 브룩스(27) 사건은 진정되는 듯했던 항의시위에 기름을 부었다. 많은 이들은 ‘백인 경찰의 흑인 살해’가 미국의 구조적 인종차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찰·사법제도 개혁을 요구한다. 반면 한쪽에선 ‘흑인들의 범죄가 실제로 더 많다’며 경찰시스템에 인종주의는 없다고 주장한다. 통계회사 스태티스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찰에 사살된 백인은 370명, 흑인은 235명, 히스패닉은 158명이었다. 2017년 이후 경찰에 의한 전체 사망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미국 인구 중 백인이 76%이고 흑인이 13%인 것과 비교하면 불균형이 확실하다. 이에 대해..

[구정은의 '수상한 GPS']식량가격 떨어졌는데 유엔은 왜 '코로나19 식량위기' 걱정할까

공중보건 비상사태 다음은 ‘식량 비상사태’가 오는 것일까.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8일 ‘50년 만의 최악 식량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식량 부족 사태에 대한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세계 식량가격은 코로나19 때문에 급락했지만 수급 차질 때문에 올해 안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은 코로나19로 세계에서 극빈곤층이 5000만명 늘어날 것으로 본다. 5세 이하 아이들 다섯 명 중 한 명은 성장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막시모 토레로 수석경제학자는 최근 영국 가디언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봉쇄로 사람들이 추수하고 식량을 사고팔 수 없게 됐다면서 “세계 식량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열릴 식량정상회의를 ..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군 빼내 폴란드로? '기지국가 독일'과 트럼프 정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독일 주둔 미군을 대거 감축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을 압박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방침에 독일 측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미국 내에서 오히려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하라는 지시가 미 국방부에는 전달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앞서 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트럼프 정부가 “독일 내 미군 규모의 상한선을 2만5000명으로 정하고, 현재 3만4500명인 미군 병력을 9월까지 9500명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측근’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이런 방침을 담은 메모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보도들을 보면 국방부와 긴밀히 의..

[구정은의 '수상한 GPS']워싱턴에 블랙호크가? 시위대와 ‘전쟁’ 벌이는 미국

미국 수도에 군 헬기가 떴다. 국방부의 주방위군 ‘파병’ 요구를 여러 주들이 거부했다. 뉴욕에선 병력 동원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시위대와의 전쟁’은 또 다른 갈등을 부르고 있다. 마틴 뎀프시 전 미군 합참의장은 2일 트위터에 “미국은 전쟁터가 아니고 우리의 적은 시민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몇몇 예비역 장성들도 잇달아 시위대를 국가의 적처럼 몰아가는 트럼프 정부를 향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전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복수의 헬기가 워싱턴 상공에 떴고, 그 중 최소 한 대는 미군 마크가 찍혀 있었으며 블랙호크로 보인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랙호크는 미군 지상작전에 많이 쓰이는 헬..

[구정은의 '수상한 GPS']“한국은 OK, 러시아는 안돼!” 트럼프 제안과 G7 논쟁

미국, 일본, 캐나다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네 나라로 구성된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2018년 기준으로 세계 전체 부(317조달러)의 58%를 차지한다. 세계의 총생산(GDP)으로 보면 46%, 구매력 기준 GDP로 따지면 32%가 이 7개국에서 만들어진다. 여기에 늘 초청받는 유럽연합(EU)까지 합치면 세계의 ‘개발된 나라들’이 대부분 포괄된다. 하지만 부자들 잔치라는 것 외에 이 그룹이 존재 의미를 보여준 지는 오래됐다. “한국, 인도, 호주, 러시아도 초대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계기로 G7 확대 논쟁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에 초대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G..

[구정은의 '수상한 GPS']화춘잉도 "숨을 쉴 수 없다"…미국 '위선' 비꼬는 인권탄압국들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세계로 번졌다. 미국의 민낯을 드러낸 플로이드 사건은 세계 곳곳에서 국가기구의 폭력에 맞선 연대의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 틈을 타, 시민들을 탄압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려온 정권들까지 일제히 미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의 인권지킴이를 자처하면서 이중잣대를 들이대온 미국의 행태가 연출한 블랙코미디다. 주말인 31일(현지시간) 유럽 곳곳에서 미국의 인종차별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흑인들의 목숨도 중요하다”라고 외쳤고 미국 대사관 앞까지 행진이 이어졌다. 영국 내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맨체스터에서도 비슷한 집회가 열렸다.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과 미 대사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