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215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 구세주’? 제약회사 길리어드의 어두운 그림자

약 7만5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의 치료제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약이 있다.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렘데시버(Remdesivir)’다. 임상시험 자원자들이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이 약이 치료제가 될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 게다가 길리어드는 특허를 무기로 ‘생명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회사다. 임상시험 자원자 쇄도 미국 의약전문매체 스타트 등은 6일(현지시간) 길리어드가 만든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버 임상시험이 미국과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료진들의 독립적 연구도 있지만 가장 관심 끄는 것은 길리어드가 후원한 2가지 연구다. 하나는 코로나19 중증환자 453명 대상으로 한 시험이다. 플라시보(위약)와 비교하기 위해 의료진과 대상..

[구정은의 ‘수상한 GPS’]한국 전체보다 많은 확진자…뉴욕과 LA, ‘도시의 역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수가 5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그 중 절반은 뉴욕주에서 나왔다. 특히 뉴욕시는 23일(현지시간)까지 누적 확진자가 1만3000명이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온 ‘민주당 주 정부’가 적극 검사에 나선 까닭도 있지만, 근본 문제는 ‘세계도시 뉴욕’의 밀집된 환경이다. 뉴욕시의 인구는 2010년 센서스 기준 840만명으로 미국 내 1위다. 2위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주민 수 400만명의 2배다. 문제는 밀도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은 미국에서 인구밀도도 가장 높아, 1평방마일(2.6㎢)에 2만8000명이 살고 있다. 2위인 샌프란시스코는 1만7000명이다. 주민 수는 2위여도 평방마일 당 7500명이 사는 LA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아직 500명밖에 안..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 위기'와 독일의 바주카포…10년 전과 달라진 유럽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럽 경제가 “꾸준하고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를 위협하고 있었지만 유럽의 리스크는 낮게 봤다. 올 1분기가 지나면 감염증은 약해질 것이고 이 전염병의 “세계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고 했다. 심지어 지난 12일에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코로나19 경기대책에 대해 ECB의 일이 아닌 “정부들이 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열흘 만에 유럽은 전염병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22일까지 이탈리아의 감염자는 6만명, 스페인은 3만명에 육박한다. 10년 전 금융·재정위기에서 아직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는데 1920년 스페인 독감 이래 ‘100년만에 최악의 전염병’ 사태를 맞은 것..

[구정은의 ‘수상한 GPS’]'인구 60~70% 감염' 경고와 WHO의 "팬데믹 선언"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 나라는 120개국이 넘었고, 감염자는 12만명을 웃돈다. 이탈리아는 누적감염자가 1만2000명이고 이란도 1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은 가까스로 진정세에 들어섰다가 서울에서 집단감염이 다시 불거졌다. 유럽은 확산세가 무섭다.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은 2000명 안팎이며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 등도 나날이 감염자가 늘어난다. 남극을 빼고 세계 모든 대륙에 환자가 나왔다. 걷잡을 수 없이 감염증이 퍼지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결국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앞으로 며칠..

[구정은의 ‘수상한 GPS’]마스크에는 국경이 있다? EU '코로나 시험대'

이탈리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8일(현지시간) 중국 다음으로 많은 7300여명이 됐다. 전날보다 1500명 가까이 급증했고 하루새 130여명이 숨졌다. 이탈리아를 기점으로 유럽 전역에 퍼지고 있는 감염증은 2015년 난민 유입사태와 이듬해 브렉시트에 이어 다시 유럽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오후 전국의 누적 확진자를 7375명으로 집계했다. 누적 사망자는 366명에 이르렀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감염증이 퍼진 북부 롬바르디아주 등 14개 지역을 봉쇄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총리실 웹사이트 공지문에 따르면 대중이 모이는 행사는 금지되고 초·중등학교와 대학들은 휴업을 한다. 극장과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시설들은 문을 닫고, 문화·종교행사와 축제들은 미뤄진다. 술집과 카지노도 폐쇄된..

[구정은의 '수상한 GPS']5만6000명, 9500명, 450명…코로나19, 각국 검사 건수따라 확진자도 제각각

27일까지 중국을 포함해 세계 48개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지구적인 대유행)’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날이 감염자 발생국이 늘어난다. 특히 이탈리아와 이란의 감염이 늘어난 뒤 유럽과 중동의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국가별 감염자 숫자는 바이러스 검사를 얼마나 집중적으로 시행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9500명 검사, 520여명 양성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약 9500명을 상대로 바이러스 검사를 했고, 520여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북부 대확산이 벌어지게 만든 초기 전파경로를 파악하지는 못했으나, 지역에 널리 퍼진 후 검사 규모를 늘리면서 감염자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감..

[구정은의 '수상한 GPS']위기의 시진핑, ‘즈장신쥔’이 막아줄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02년부터 5년 동안 저장성 공산당 서기를 맡았을 때 현지 신문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썼고, 이를 묶어서 ‘즈장신위(之江新語)’라는 책을 썼다. 즈장은 저장성을 흐르는 첸탕장(錢塘江)의 별칭이다. ‘즈장신위’는 남부 경제중심지 중 하나인 저장성을 맡은 시진핑의 철학과 사상을 담은 책으로 꼽혔고, 거기 동의하며 시진핑에게 충성하는 일군의 당 관료들이 생겨났다. 홍콩 언론인 마하오량(馬浩亮)이 이 그룹에 시진핑 저서를 따서 ‘즈장신쥔(之江新軍)’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기에 시 주석의 상하이·칭화대 인맥을 합친 것이 시자쥔(習家軍)이라 불리는 측근 그룹이다. 시진핑 키즈, ‘즈장신쥔’ 장쩌민 전 국가주석 계열의 상하이방이나 당 고위간부 2세들인 ‘태자당’ 같은 세력과 달리, 즈장신쥔..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시작…"55만~440만명 옮을 수도"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일까. 코로나19 감염증이 보건당국의 추적과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각국에서 포착되고 있다. 수십만~수백만 명이 감염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예측도 잇따른다. 중국 감염자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다지만, 불확실한 통계 때문에 학자들이 정확한 예측에도 애를 먹고 있다. 감염증이 처음 시작된 중국 우한은 도시 전역이 봉쇄된 채 곳곳이 진료소로 변했다. 우한뿐 아니라 일본과 싱가포르에서도 이미 확진자와 주변 접촉자들을 넘어선 지역사회 감염(community acquired infection) 단계에 이르렀다. 크루즈만 막더니 일본은 그동안 요코하마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만 통제하면 된다며 탑승객들이 못 내리게 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달 도쿄 하천에서 소형 유람선을 ..

[구정은의 '수상한 GPS']무료 서비스, 기금 조성…중국 기업들의 '코로나 생존법

세계 4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중국의 샤오미. ‘코로나19’라는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나, 내수 시장이 얼어붙을 판이다. 그래서 은행에 50억 위안(약 8500억원)의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와 체온계를 비롯한 의료장비들을 생산하는 데에 쓰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음식배달앱 회사 메이퇀뎬핑은 지난해 6월 홍콩증시에 상장한 후 시가총액이 4900억 홍콩달러, 약 74조원을 기록해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이은 중국 3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 회사도 코로나19 때문에 은행에 40억위안 대출 신청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 의료진들과 감염자들에게 무료로 식료품을 배달해주겠다고 했다. 인터넷 보안업체 치후360도 10억위안 대출을 바라면서 은행에 “의료 관련 물품 구입과 바이러스..

[구정은의 ‘수상한 GPS’]크리스마스섬의 코로나 난민…전염병에 흔들리는 세계

지난달 16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를 떠난 홀랜드아메리카 여행사의 크루즈선 웨스터담호. 이 배는 코사무이(태국), 시아누크빌(캄보디아), 나짱·하롱베이(베트남), 홍콩(중국), 마닐라(필리핀), 카오슝(대만), 나하(일본) 등을 거쳐 11일 나가사키를 지나 12일 부산에 입항하고, 13일엔 다시 일본 사세보로 갈 예정이었다.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일정을 마치는 한 달 간의 아시아 바닷길 여행 코스다. 바다를 떠도는 여객선 하지만 승객 1450여명, 승무원 800여명 등 2200명 이상을 태운 웨스터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바다를 떠도는 유령선으로 전락했다. 7일 요코하마 항구에 들어온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코로나19 무더기 감염이 확인되자 일본이 입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