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222

[구정은의 '수상한 GPS']10만명 소도시 살린 부티지지, 민주당도 살릴까

미국 인디애나주 북부에 있는 사우스벤드는 1865년 상인들이 모피를 거래하러 모이면서 생겨난 인구 10만명의 소도시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5대호에 인접한 입지와 세인트조지 강 덕분에 내륙 수상교통의 요지였지만 196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4만3000명을 고용했던 자동차회사 스튜드베이커가 1963년 문을 닫고 농기계공장들도 줄자 주민들도 떠났다. 몰락한 산업지대 ‘러스트벨트’ 소도시의 전형이었다. 하지만 사우스벤드는 요즘 되살아나고 있다.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늘기 시작했으며 도시의 경제구조도 의료와 교육, 테크놀로지와 관광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사우스벤드가 미국 뉴스에 등장하게 만든 1등 공신은 2012년 초부터 올 1월 1일까지 재임한 피트 부티지지 전 ..

[구정은의 '수상한 GPS']사스, 메르스, 신종 코로나…21세기의 전염병들

2020.2.3 2019년 12월 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신종 폐렴 환자가 확인됐다. 세계를 불안하게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의 시작이었다. 중국 당국이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를 봉쇄하고 인민해방군까지 대대적으로 방역에 투입했지만 확산세는 그칠 줄을 모른다. 3일까지 중국 본토 사망자는 36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람까지 합치면 363명이다. 349명이 사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을 넘어섰다. 전 세계 감염자 수가 1만8000명에 육박한다. 각국이 전세기로 자국민들을 실어나르고 우한 방문자들의 출입국 통제를 시작했으나 역부족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 차례 회의 끝에 신종 코로나를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로 선언했..

[구정은의 ‘수상한 GPS’]스타 과학자도 속수무책…중·미 질병통제 시스템은

전염병 전문 스타 과학자도 속수무책이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그렇게 데었는데도 여전히 중국의 전염병 대응 능력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우한에서 시작된 폐렴 사태가 그대로 보여줬다. 전염병이 순식간에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시대에, 중국의 질병 통제 역량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행정당국에 맡겨져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CDC)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31일 폐렴 환자가 처음 확인되고 사흘만에 변종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에 성공했다. “CCDC가 중국 내에서 신종 전염병 바이러스 분리에 처음 성공했으며 곧바로 백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사스 때와 비교해 대응체계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이후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주변..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 국무장관 6명째 상대하는 러시아 외교장관

러시아가 개각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무기한 집권’ 초석을 놓기 위한 개헌을 추진하면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물러나고 새 내각을 구성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갑자기 내각 총사퇴를 발표할 때만 해도 러시아 정부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나 싶었지만 21일 공개된 새 내각을 보면 기존 ‘푸틴 체제’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연방국세청장이던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새로 임명됐고 푸틴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일해온 안드레이 벨로우소프가 제1부총리를 맡은 것 외에 큰 변화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유임됐다. 현지언론 RT는 “각료 12명이 유임되고 9명이 바뀐 이번 개각으로 내각 평균연령은 50세 이하로 낮아졌다”면서 “그러나 외교·국방정책 기..

[구정은의 '수상한 GPS']‘우한 폐렴’ 비상…시진핑 “단호히 막아라”

“확산은 제한적” “해외에서 첫 발병” “춘제 대이동 비상” “단호히 억제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CoV)에 의한 중국 ‘우한 폐렴’이 퍼져온 과정이다. 발견된 초기만 해도 특정 수산물 시장과 관련돼 있어 널리 퍼질 가능성이 적었고,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대응도 이전보다 빨랐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을 거치며 국제사회가 ‘전염병의 세계화’에 대응하는 법을 진화시켜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여러 곳으로 퍼지고 태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한 폐렴 환자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 증상은 일반적인 폐렴과 비슷하다. 열이 나고 마른기침을 하며,..

[구정은의 '수상한 GPS']해리 왕자 '독립'으로 도마에 오른 영국 왕실 재정

영국 찰스 왕세자의 둘째 아들 해리 왕자(35)와 부인 메건(38)이 최근 ‘독립선언’을 해 영국이 시끄럽다. 해리 왕자는 왕실 돈도 받지 않을 것이며 ‘왕실 고위 구성원’에서도 빠지겠다고 했고, 급기야 할머니인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13일(현지시간) 샌드링엄의 왕실 소유 저택에서 가족회의를 열었다. 회의 뒤에 여왕은 “해리가 왕실 가족으로 남기를 바라지만 본인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어릴 적 말썽쟁이 취급을 받았던 해리는 형 윌리엄에 이어 왕립군의 일원으로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며 악동 이미지를 씻었다. 겨우 10주 동안 전선에 투입된 것을 가지고 왕실이 ‘영웅 만들기’를 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여론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왕실 생활이 평탄치는 않았다. 2013년 그는 아프리..

[구정은의 '수상한 GPS']자식도 형제도 없던 술탄…오만의 왕위 승계와 미-이란 관계

반세기 동안 권좌를 지켰던 오만의 술탄이 세상을 떠났다. 자식도, 형제도 없는 술탄의 타계 뒤 권력승계가 어떻게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됐으나, 생전에 남긴 ‘편지’가 개봉되면서 곧바로 사촌이 즉위를 했다. 뉴스에는 잘 등장하지 않지만 물밑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걸프의 왕국 오만에서 이틀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타계한 술탄이 미국과 이란 사이의 숨은 중재역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중동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오만 국영 ONA통신은 지난 10일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알사이드가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결장암을 오래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세한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튿날인 11일 술탄 카부스의 사촌인 하이삼 빈 타리크 문화유적부 장관(65)이 곧바로 즉..

[구정은의 ‘수상한 GPS’]이란, 미국, 우크라이나, 캐나다...보잉 추락과 제재 '복잡한 셈법'

미국이 만들어 우크라이나에서 운행하던 항공기가 이란에서 추락해 캐나다인들이 많이 숨졌다. 미국과 이란이 공방을 벌이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테러나 미사일 공격이라는 증거도 없고 미국인들이 사망한 것도 아니지만 이 사고가 향후 미-이란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의 사고조사는 물론이고, 사고기 제작사인 보잉의 항공기 판매 문제도 걸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캐나다와 우크라이나까지 관련돼 있어 파장과 셈법이 몹시 복잡하다. 이란 “블랙박스 미국에 안 준다” 8일(현지시간) 이란이 이라크의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하고 있을 때 테헤란 공항을 떠나 키예프로 향하던 우크라이나국제항공 PS752 여객기가 추락했다. 176명이 숨진 이 사고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는 적다. 비행기는 정상적으로 ..

[구정은의 ‘수상한 GPS’]공격 나선 이란, 시리아 간 푸틴…트럼프 도발에 중동 아수라장

8일 새벽(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을 받은 이라크 서부 안바르의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 중 2번째로 큰 곳이다. 미 해병대와 82공중강습사단, 의료부대와 지원부대, 영국군 등이 주둔하고 있다. 2018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방문했던 곳이고, 지난해 11월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미군 위로차 방문한 기지다.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시설을 공격한 데 이어 추가공격을 이어갈 것이라 공언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이 대응해오면 우리는 미국 내에서 대응하겠다”라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란 군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살해한 뒤, 중동의 불안정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여론 등에 업고 대미..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군의 '솔레이마니 사살', 국제법으로 본다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고드스 특수부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살해한 뒤에, 솔레이마니가 미국 시설들을 겨냥한 공격을 모의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위권 차원에서 작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국제법과 이라크 법, 이라크와 미국 간의 협정 등을 기준으로 본다면 미국의 행위는 정당할까. ‘임박한 위협’ 있었나 미 국무부 이란 담당관 브라이언 후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야TV 인터뷰에서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와 레바논, 시리아의 미국 시설들을 공격해 미국인 수백명을 죽이려 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솔레이마니를 제거함으로써 “몇백 명은 아닐지라도 몇십 명의 미국인들을 구했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구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