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230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끼리가 선물을 줬어요" 세계의 크리스마스 풍경

“코끼리가 선물을 줬어요.” 인구 98%가 불교도인 태국에서 15년째 계속돼온 성탄 이벤트가 있다. 23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는 방콕 근교 유적지이자 유명 관광지인 아유타야의 한 학교에서 산타클로스 옷을 입은 코끼리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가 올해에도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아유타야의 지라사르트위타야 초·중등학교에는 코끼리 4마리가 찾아와 학생들에게 선물을 건넸다. 학교 근처에 있는 민간 코끼리 이벤트 회사인 ‘아유타야 코끼리궁전’의 소유주가 해마다 성탄절을 앞두고 아이들을 위해 하는 행사다. 선물을 받은 팟차라몬이라는 초등학생은 방콕포스트에 “코끼리도 귀엽고, 코끼리들의 춤도 귀여웠다”고 말했다. 하일라이트는 선물을 주고 난 뒤 코끼리가 아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는 것이었다. 하..

[구정은의 ‘수상한 GPS’]'아동 성학대' 지탄 받아온 교황청, '비밀유지법' 없앤다

2019. 12. 18 바티칸의 악명 높은 ‘비밀유지법’이 마침내 무력화됐다.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학대 등에 대한 비난 여론 속에서도 이 법을 근거로 숨기기에 급급해온 교황청이 마침내 세상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현지시간) 10여년 동안 세계 곳곳의 가톨릭 교구들에서 터져나온 사제들의 성학대 사건과 관련해 비밀유지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83번째 생일을 맞은 교황은 교서를 발표하고 특정 범죄행위에 대한 고발이 들어오거나 재판·결정 등이 있을 경우 비밀유지법을 더이상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특정 범죄’에는 미성년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적 학대들이 포함된다. “가장 무거운 죄악” 바티칸의 다른 기밀들에 대해서는 비밀유지법이 계..

[구정은의 '수상한 GPS']'그레이트게임 3.0'? 미국 발 빼는 아프간에 군사기지 짓는 중국

‘그레이트 게임 3.0’이 될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군대를 단계적으로 빼내기로 했다.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기로 한 것이다. ‘제국의 수렁’이라 불리는 아프간에서 옛소련에 이어 미국도 처참한 상처만 입고 물러나는 꼴이 됐다. 반면 중국은 아프간에 군사기지를 짓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 아프간까지, 발을 빼는 미국과 영향력이 쇠퇴한 러시아의 빈틈을 비집고 중국이 들어가는 형국이다. 미국 NBC방송 등은 트럼프 정부가 아프간 주둔 미군을 4000명 철수시키는 계획을 이른 시일 내 발표할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계획대로라면 전쟁 기간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 10만명이 넘었던 미군 주둔 규모는 8000~9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와 맞물려..

[구정은의 '수상한 GPS']'아람코 상장' 알린 여성들…'석유 팔아 탈석유' 성공할까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증권거래소에서 사라 알수하이미 거래소장이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상장을 선언했다. ‘왕관의 보석’이라 불려온 아람코의 시장 데뷔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지분 1.5%만 공개했는데도 기업공개(IPO)사상 최대 256억달러를 달성한 아람코의 주가는 11일 타다울(리야드 증시) 개장 직후부터 상한가를 찍었다. 첫날에만 주가가 10% 뛰어올랐고, 기업가치가 1조8800억달러에 이르러 세계 1위로 등극했다. ‘여성’ 내세운 아람코의 시장 데뷔 아람코가 ‘2조 달러짜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봤던 사우디 측은 목표치가 눈 앞에 보인다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모하메드 알 자단 경제장관은 11일 아람코 IPO를 경제 붐의 계기로 활용하겠다면서 “이 자산이 우리가 성장 잠재력을 유지할..

[구정은의 '수상한 GPS']아트바젤의 바나나 소동과 '쓰레기 같은 작품들'

바나나가 문제였다. 미국 마이애미비치에서 열리고 있는 아트바젤 행사가 연일 화제다. 발단은 아트바젤 쇼에 전시된 작품 한 점이었다. 이탈리아 미술가 마우리지오 카텔란이 ‘코미디언’이라 이름 붙인 이 작품은 프랑스 수집가가 12만달러(약 1억4000만원)에 구입한 것이었다. 문제는 이 ‘작품’이 그저 청테이프로 벽에 바나나를 철썩 붙여놓은 형태였다는 것이다. ‘이게 예술작품이냐’ 하는 심정들로 관람객들이 옆에서 사진을 찍었고, 엄청나게 비싼 바나나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지난 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그걸 떼어서, 청테이프가 바나나에 붙은 채로 껍질을 벗겨 먹어버렸다. 근처에 있던 관람객들은 키득거리며 예술작품이 누군가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지켜봤다. 바나나를 먹은 사람은 ‘조지아 태생으..

[구정은의 '수상한 GPS']프랑스의 쓰레기방지법과 유럽의 '그린 뉴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는 환경단체들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열풍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환경운동가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생산된 물건들이 배를 타고 실려온다”며 ‘환경 측면에서 양심적인 소비’를 강조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환경단체들이 ‘그린 프라이데이’를 외치며 친환경 소비를 주장하는 시위를 했다. 프랑스 의회의 ‘블랙프라이데이 금지법안’ 미국과 다른 길을 걸으려는 유럽에선 요즘 환경 문제가 최대 관심사다. 미국에서 시작돼 몇 년 전부터 유럽에 상륙한 블랙프라이데이는 쇼핑붐과 함께 소비주의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스웨덴 ‘환경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촉발시킨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큰 공감을 불렀고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와 맞물려 연일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구정은의 '수상한 GPS']성폭행·살해범 사살…'정의의 실현'인가 '권력 남용'인가

잔혹한 성폭행·살해사건을 저지른 범인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피해자는 목숨을 잃었고 유족들은 고통에 시달리는데 법의 단죄는 멀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자들이 경찰에 사살됐다. 한쪽에선 ‘정의가 실현됐다’며 환호하고, 한쪽에선 경찰의 ‘판결 없는 즉결처형’에 우려를 보낸다.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재판 중 살해된 여성 지난달 27일 하이데라바드에서 27살 여성 수의사가 집단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데 이어, 또 다른 23세 여성이 우타르프라데시주 운나오에서 성폭행범들에게 목숨을 잃었다. 이 여성은 2018년말 성폭행범들을 고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기소된 남성 중 한 명은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난 뒤 피해자를 협박해왔다. 범죄자를 자유롭게 풀어줘서는 안 된다고 피해자 측이 ..

[구정은의 '수상한 GPS']중국이냐 이란이냐…트럼프 ‘중동 증파’에 미국판 ‘주적 논쟁’?

중동 전쟁에서 발을 빼겠다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동에 미군 1만4000명을 증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와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란 위협보다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중국과 이란 중 어느 쪽이 미국에 더 큰 위협이 되느냐를 놓고 안보전략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중동에 병력을 증파할 계획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동 철수를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증파 쪽으로 방향을 바꿨고, 이달 내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5월 걸프에 에이브러햄링컨 항모를 배치하고 1500명을 보냈으며 한 달 뒤 1000..

[구정은의 ‘수상한 GPS’]의약품 수입까지 끊은 미 제재, 한-이란 관계에도 결정타

“경제적 테러리즘이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미국의 일방적인 경제제재로 의약품을 들여올 길마저 막혀, 희귀질환에 걸린 아이들이 숨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의약품 공급처 중 하나였던 한국에 대해서도 ‘인도적 지원물품마저 끊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그간 한국 정부가 공들여온 이란과의 경제관계도 파국을 맞을 판이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여러 차례 글을 올리며 미국의 ‘비인도적인’ 제재를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향해 “미국의 이코노믹 테러리즘은 이란을 굶겨죽이기 위한 것이고, 약품 공급을 끊어 무고한 우리 시민들을 죽이려는 것”이라고 했다. 자리프 장관은 지난 6월에도 “미국의 경제 테러..

[구정은의 '수상한 GPS']러·중 470조원짜리 가스관…'시베리아의 힘'과 푸틴의 가스 정치학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보내는 러시아의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이 2일 개통된다. 옛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 프로젝트인 이 가스관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것이며,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RT 등 러시아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연결’ 방식으로 이날 개통식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 측은 지난 10월 가스관에 천연가스를 주입하기 시작했으며, 이날 중국으로의 송출을 개시했다. 1단계로 2025년까지 38억㎥의 가스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총연장 6400km, 4000억달러 프로젝트 ‘시베리아의 힘’은 러시아의 야쿠티아·코빅친스크의 가스전 2곳에서 퍼낸 천연가스를 극동지역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