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229

[구정은의 ‘수상한 GPS’]워런 버핏이 캘리포니아 산불을 끌 수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회사인 퍼시픽가스·전기(PG&E)는 ‘산불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아왔다. 이 회사의 낡은 전력설비에서 시작된 불씨가 2017년, 2018년, 그리고 올해에도 캘리포니아 곳곳을 불길에 빠뜨렸다. 지난달 소노마 카운티에서 일어난 ‘킨케이드 화재’의 경우 2일(현지시간) 현재 거의 70% 진화됐지만 46㎢ 넘는 지역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PG&E의 송전탑 부근에서 전선의 스파크가 삼림에 옮겨붙으며 불이 났다고 회사 측은 발표했다. PG&E는 산불을 막기 위해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예측되면 ‘예방적 단전(PSPS)’이라는 이름으로 전력 공급을 일부 중단하고 있다. 지난달 이 회사는 사전 통보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단전을 했고, 200만명이 전기공급이 끊겨 고생을 했다. 정작 고압송전선..

[구정은의 '수상한 GPS']트럼프는 어쩌다 탄핵 조사를? '우크라이나 스캔들' 총정리

재선을 노리는 현직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내 정적의 부패를 거기서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정치에 남의 나라를 끌어들이고, 군사원조까지 지렛대로 삼았다.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할 외교관들까지 정적을 공격하는 일에 동원했다. 의회는 탄핵감이라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야당의 무모한 공격으로 비쳤다. 여야 의원수를 계산하면 탄핵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회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여론도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로 워싱턴이 연일 시끄럽다. 대통령은 하루에도 몇 개씩 민주당을 비난하며 욕설에 가까운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비공개 청문회가 열리는 의사당 사무실에 공화당 의원들이 난입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발단은 정보기관의 내부고발이었다. ..

[구정은의 ‘수상한 GPS’]1만km 여정의 끝은 죽음의 냉동고였다

베트남 북부 응헨의 빈촌에 살던 26살 팜티짜미라는 여성은 마을을 찾아온 이주 브로커를 따라 영국으로 향했다. 브로커는 “안전한 루트”라고 거듭 강조했다. 비행기나 자동차를 이용해 움직일 거라고 했다. 하지만 1만km의 여정 끝에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말 그대로 싸늘한 죽음이었다. 지난 23일 팜은 런던 교외 그레이스에서 로리(대형 화물차량)의 냉동고에 갇힌 시신으로 발견됐다. 숨지기 전 그는 어머니에게 “숨을 쉴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20살 응우옌딘르엉의 운명도 같았다. 일자리를 찾아 하틴 주의 고향을 떠난 응우옌은 팜과 함께 주검으로 발견됐다. 가격 따라 다른 루트 39명의 목숨을 앗아간 ‘냉동고 참사’의 희생자들 중 상당수는 베트남인으로 추정된다. 영국 수사당국은 트럭 운전사 등 관련자..

[구정은의 '수상한 GPS']사미, 망크스, 소르브…사라져가는 유럽의 소수집단들

카탈루냐인들은 스페인에서 독립하고 싶어한다. 최근 대법원이 분리독립 지도부에 중형을 선고하자 거센 시위가 일어났다. 영국 땅이지만 아일랜드 섬에 붙어 있는 북아일랜드 주민들은 브렉시트에 불안해 한다.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는 오랫동안 분리독립을 위해 싸웠지만 지금은 폭력투쟁을 포기하고 자치를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여러 나라에 여러 민족이 섞여 살았다. 하지만 전쟁 기간 독일의 유대인들은 학살·추방당했고, 동유럽의 독일인들은 전후 독일로 추방됐다. 이런 강제이주로 인해 한 나라에 ‘대표민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쪽으로 민족적 동질성이 강화됐다. 이주자들이 많이 늘었다지만 독일인의 81%는 독일계, 이탈리아인의 92%는 이탈리아계다. 전쟁 전 폴란드에서는 소수민족이 32%였..

[구정은의 '수상한 GPS']우리가 몰랐던 ‘쿠르드족’

터키가 시리아 북부를 침공했다. 쿠르드의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게 목적이다. ‘미국에 배신당한’ ‘국가 없는 비운의 민족’ 쿠르드가 세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쿠르드는 어떤 민족일까. 이란, 이라크, 터키, 시리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수천만 명의 쿠르드인들은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돼 왔을까. 존재조차 부정된 터키의 쿠르드 8000만명에 이르는 터키인의 18%, 즉 인구 5명 중 1명은 쿠르드족이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터키 쿠르드족의 역사는 학살과 탄압으로 얼룩져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분열되면서 아랍과 함께 쿠르드 사이에서도 민족주의가 불타올랐다. 터키가 북쪽의 강국 러시아와 대립하던 때에 터키 내 쿠르드족은 ‘친러시아 세력’으로 의심받았고, 아르메니아인들과 함께 학살을 당했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오션바이킹과 '정찰기' 문버드…진화하는 지중해의 구조 단체들

“임신부 4명과 아이들 9명이 타고 있다. 어디라도 내릴 수 있게 해달라.” 지중해를 떠돌던 오션바이킹호가 14일(현지시간) 유럽 각국에 보낸 ‘구조신호’다. 바다 위를 맴돌던 배에는 176명이 타고 있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가 그 중 108명을 이날 오전 넘겨받아 남부 항구도시 로셀라로 보냈다. 남은 사람들을 마저 내려주기 위해, 오션바이킹은 이탈리아 정부와 영국령 몰타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화물처럼 실려다니다가 건네지고, 거절당했다가 간신히 내릴 곳을 찾아야 하는 이 배의 탑승객들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자들이다. 정정불안과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아나선 이들은 난민과 이주자의 경계선에 선 사람들이다. 76명은 13일 ‘딩기’라 불리는 고무보트를 타고 리비아 ..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국의 배신? 그래도 갈 길 가는 '세계 최대 소수민족' 쿠르드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를 공습해 쿠르드 민병대(YPG)를 폭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지역에 있던 미군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 터키의 공격을 묵인해준 것이다. 시리아에서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잃자, IS를 몰아내는 데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쿠르드족은 토사구팽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 터키의 공격 ‘묵인’한 미국 미국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할 계획이지만 미국은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은 “미국이 우리 등에 칼을 꽂았다”며 반발했다. 쿠르드 주민들은 자신들의 땅을 지키겠다며 라스알아인, 코바니 등 여러 곳에 거대한 텐트를 치고 ‘인간방패’를 만들었다. 터키는 자..

[구정은의 '수상한 GPS']스위스도 ‘빙하 장례식’...세계 빙하들 얼마나 녹았나

스위스 북동부, 알프스 산맥 기슭에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해발고도 2700m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기린 것은 사람이 아닌 빙하였다. 알프스의 피졸 빙하가 사라지게 된 것을 추모하는 상징적인 의식이었다. “빙하를 추모합니다” 피졸 빙하는 2006년 이후로 원래 크기의 80~90%를 잃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이날 장례식은 스위스기후보호연합(SACP) 주최로 열렸고 지역 주민들과 환경운동가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고 AFP통신 등은 보도했다. 추모객들은 쪼그라든 빙하 앞에서 전통 악기 알펜호른을 연주하고 꽃을 놓았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의 빙하학자 마티아스 후스는 추도사에서 “스위스에서 1850년 이후 빙하 500개 이상이 사라졌다”며 추도사를 했다. ETH 연구자들은 알프스 ..

[구정은의 '수상한 GPS'] 러시아 가스프롬이 중앙아시아에 학교를 지은 까닭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 9월 2일 중학교가 문을 열었다. 잘 꾸며진 교실 33개에 컴퓨터실, 멀티미디어 도서관과 실험실과 강당, 350명이 앉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 체육관 2개와 실내수영장 2개를 갖췄다. 학교 부지가 3.5㏊에 이르고, 아스팔트 진입로가 깔렸다. 중앙아시아의 최빈국인 키르기스에서 보기 힘든 호화로운 학교다. 개교식에는 수론바이 진베코프 대통령과 아지즈 수라크마토프 시장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학교가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식 시설이어서가 아니다. 학교를 지어준 것이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가스프롬이기 때문이다. 학교 이름도 ‘가스프롬 학교’다. 2017년 8월 착공식 때에는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석했다. 그 때 밀러는 “세계적인 수준의 학교를 지어 키르기스 젊은 ..

[구정은의 '수상한 GPS']우주사령부 다시 띄우는 미국···미·러·중 '군구 체계'는?

‘스타워즈’의 부활인가. 미국이 1980년대에 만들었다가 2002년 폐지했던 ‘우주사령부’를 다시 만든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야심차게 출범 일정을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령부를 두고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등은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재정 문제로 대폭 줄였던 우주개발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지만, 경기후퇴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주전쟁 개념을 되살리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힘이 실릴 지는 불투명하다. 우주사령부와 ‘우주군’ 계획 펜스 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국방부 산하 우주사령부가 오는 29일 발족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디펜스뉴스 등에 따르면 제이 레이먼드 사령관이 이끌 우주사령부에는 87개 산하 조직단위가 만들어져 “미사일 경보, 인공위성 작동, 우주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