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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수상한 GPS']‘우한 폐렴’ 비상…시진핑 “단호히 막아라”

딸기21 2020. 1. 20. 15:22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18일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우한 폐렴’환자를 후송하고 있다.  우한 EPA연합뉴스

 

“확산은 제한적” “해외에서 첫 발병” “춘제 대이동 비상” “단호히 억제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CoV)에 의한 중국 ‘우한 폐렴’이 퍼져온 과정이다. 발견된 초기만 해도 특정 수산물 시장과 관련돼 있어 널리 퍼질 가능성이 적었고,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대응도 이전보다 빨랐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을 거치며 국제사회가 ‘전염병의 세계화’에 대응하는 법을 진화시켜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여러 곳으로 퍼지고 태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한 폐렴 환자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 증상은 일반적인 폐렴과 비슷하다. 열이 나고 마른기침을 하며, 심해지면 호흡곤란과 폐 손상이 온다. 당국은 1월1일 환자들이 다녀간 화난(華南)수산시장을 폐쇄했다. 11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만성 간질환 등을 앓고 있던 61세 남성이 폐렴 합병증으로 숨졌다. 13일과 15일 태국과 일본에서 각각 중국인 환자들이 확인됐다. 
 

이때만 해도 통제되는 듯했던 우한 폐렴은 18~19일을 기점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220명이 넘는다. 우한 주민들이 대부분이지만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성에서도 10여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쓰촨성, 산둥성, 윈난성 등에서는 의심환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총 3명으로 늘었다. 

일본 나리타공항에 지난 16일 ‘우한 폐렴’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나리타 EPA연합뉴스

 

2002~2003년 사스가 퍼졌을 때 중국의 대응은 늦었고 투명하지도 못했다. 질병 원인을 찾는 과정이 늦어지다 보니 처음엔 폐렴이 ‘괴질’로 알려졌고 헛소문이 퍼지며 혼란이 가중됐다. 사스는 아시아 등 각국으로 전파돼 8000명 이상이 감염됐고 775명이 숨졌다. 이번엔 중국이 발병을 확인하자마자 세계보건기구(WHO)에 통보했다.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환자가 확인되고 일주일 만인 7일 사스를 일으킨 것과 비슷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상하이 푸단(復旦)대 등 3곳에서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당국은 즉시 글로벌 인플루엔자데이터공유(GISAID) 사이트에 바이러스 유전자를 공개했다.  
 

중국의 대응이 이전보다 개선됐음에도 갑자기 확진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중국 정부는 정확성을 높인 새로운 진단법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환자가 공식 확인된 12월 말 이전에 감염된 이들을 놓쳤을 수 있다. 확진 환자가 나온 것은 12월 마지막날이었지만 우한에서 폐렴 증상이 발견된 것은 12월8일 무렵이었으니 20여일의 시차가 있었다. 당국이 우한 방역에만 집중하면서 교통망과 주요 대도시로의 확산을 막는 조치에는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자들은 모두 우한에 살거나 우한을 다녀온 사람들이지만 2차, 3차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 싱가포르와 태국을 비롯해 아시아 곳곳 국제공항들은 이달 초부터 입국자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기 시작했고, 18일부터는 미국 공항들도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하지만 항공교통 때문에 질병이 퍼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염병 통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공항 방역은 강화됐으나 전염병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도 드러났다. 단적인 예가 홍콩에서 격리치료를 받아야 할 관광객과 대학생 등이 의료진 만류를 뿌리치고 퇴원한 일이었다.

 

17일 베이징 철도역 앞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대규모 귀향행렬이 움직이는 춘제(설)는 ‘우한 폐렴’ 방역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수억명이 이동하는 춘제(설)는 중국이 우한 폐렴을 통제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한 폐렴의 방어선이 뚫렸다는 우려가 커지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일 “단호하게 병의 확산을 억제하라”고 지시했고,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과 태국, 한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예방·통제 작업을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전날만 해도 우한 폐렴은 “예방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다”고 했던 중국 정부의 위기의식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질병 자체에 대해서도 알아내야 할 것들이 많다. 환자들 중에 부부가 있어서 인체-인체 전염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전염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사스 바이러스는 박쥐를 숙주로 삼아 생겨난 변종이었지만 우한 바이러스는 수산시장에서 감염 사태가 시작됐다. 이 시장에선 수산물뿐 아니라 가금류와 육류도 팔고 있으며 어떤 경로로 변종이 생겨나 인체로 옮겨졌는지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