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239

[구정은의 '수상한 GPS']"숨을 쉴 수가 없다" 6년 만에 미국을 덮은 구호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9분 간 눌려 숨져가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이 말이 현재 미국 흑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구호가 돼 미국 전역을 덮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시민들이 9분 동안 바닥에 엎드려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치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백인 경찰의 흑인 살해 때마다 거리로 나선 시민들이 “흑인들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고 외쳤지만 또 다시 비극이 되풀이되자 분노는 극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의 ‘홍콩 인권탄압’을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무색해졌고, 주말 내내 미국 여러 도시는 시위와 약탈과 최루탄과 곤봉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미 전역 시위, 곳곳 통금령 30일(..

[구정은의 ‘수상한 GPS’]오바마의 ‘러시아 제재’ 따라 하는 트럼프의 ‘중국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홍콩보안법을 추진하는 중국에 대해 “강력한 대응방안을 이번주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홍콩 자치를 침해했다는 이유를 들어 중국을 제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무역전쟁을 넘어 중국와의 정치적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홍콩정책·민주주의법을 수정, 홍콩의 자치가 보장되고 있는지 매년 심사하기로 했다. 홍콩에 관세 혜택 등을 주는 특별무역지위를 인정해주는 것도 이 심사 결과에 따라 매년 재검토한다고 했다. 미 국무부는 올해 심사결과를 지난달 발표하려다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끝난 뒤에 공개하겠다며 미뤘다. 28일 전인대가 끝나면 이번 주 안에 심사결과를 공개하고, 제재 방법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

[구정은의 '수상한 GPS']베네수엘라로 간 유조선…자극하는 이란, 지켜보는 미국

이란이 베네수엘라에 유조선들을 보냈다. 미국은 ‘제재 위반’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고, 이란은 ‘유사시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유조선들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 베네수엘라의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타레크 엘아이사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23일(현지시간) 이란을 출발한 5척의 유조선 중 첫번째 배인 포춘 호가 곧 도착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친구 이란이슬람공화국이 보낸 배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마린트래픽닷컴에 따르면 24일 오전 현재 포춘호는 베네수엘라 북동부 대서양 연안을 항해하고 있으며, 이날 중 목적지인 항구도시 푸에르토카베요의 엘팔리토 정유소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걸프를 떠난지 한달 만이다. 이란은 자신들과 마찬가..

[구정은의 ‘수상한 GPS’]머스크, 폭스뉴스, 트럼프…말라리아약은 어떻게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나

코로나19 ‘세계 최대 감염국’ 미국에서는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HCQ)을 둘러싼 소모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유명 대학의 이름을 도용한 근거없는 논문, 소셜미디어의 소문을 증폭시킨 기업인, 이를 띄운 우파 언론, 비판 여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합쳐지면서 이 약이 이슈가 돼버린 것이다. FDA를 ‘적’이라 부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HCQ를 재차 옹호하면서,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에 쓰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는 미 보건당국의 경고마저 ‘적들의 공격’으로 몰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상원들과 오찬하면서 “이 약에 우호적인 의사들에게 물어보라. 이 약 없이는 직장에 나갈 수 없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19 ‘제2 확산’? 면역 형성, 아직은 예측불가

중국의 방역 권위자가 코로나19 ‘제2의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아직 인구 대부분 집단에 면역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이 봉쇄를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경고다. 중국의 전염병 전문가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는 17일 미국 CNN 인터뷰에서 “중국인들의 면역 형성이 아직 부족하다”며 “다시 감염의 파도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 대부분은 면역이 없는 탓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수성이 높은 상태”라며 “거센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자 중국은 학교 문을 열고 공장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으나, 제2의 코로나19 물결이 밀어닥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중 원사는 경고했다. 우한은 진정, 지린성 확..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유럽 퍼진 ‘어린이 괴질’…"코로나19와 연관성 높다"

미국과 유럽에서 아이들 수백명이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증후군(MIS)’으로 불리는 신종 질병에 걸렸다. 미국에선 뉴욕 등 15개 주에서 아이들 100여명이 이 증상을 보였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도 환자가 100명에 육박하며 사망자가 보고됐다.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이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질병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가 퍼진 뒤에 ‘어린이 괴질’이 급증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의 관련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의학전문지 랜싯에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연구팀이 이 증상을 보인 어린이 환자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실었다. 결론은 “가와사키병과 비슷하지만 증세가 훨씬 심하고 발병률도 훨씬 높았다”는 것, 그리고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가와사키병보다 증세..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19 진원지' 트럼프가 지목한 우한 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이 잇달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를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이미 올초부터 미국에서는 ‘중국의 생물학무기’ ‘인공 바이러스의 유출’ 같은 시나리오들이 돌고 있었다.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속수무책으로 퍼진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기 위해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가능성이 낮은 얘기라고 지적한다. “수많은 증거” “내가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흘러나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자신이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일 abc뉴스에 출연해 이 감염증이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며 재차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19에 유가 폭락, 그럼에도 푸틴이 건재한 이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28일(현지시간) 대국민 TV연설을 했다. 봉쇄조치를 다음달 11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면서, 다음달 중순부터는 조금씩 봉쇄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러시아의 감염자는 9만3000여명, 사망자는 800여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확산이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며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단계가 될, 새로운 단계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에 모스크바의 군용기 비행쇼와 불꽃놀이 등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스크바 붉은광장 군사행진과 전국 가두행진은 미루라고 지방정부들에 지시했다. 크렘린은 모스크바 근교에 있는 노보-오가료보의 관저에서 푸틴..

[구정은의 '수상한 GPS']뉴욕에서 걸프의 섬까지, 석유거래소와 국제정치

“출발부터 징조가 이상했다. 광적인 매도 주문이 밤새 쏟아졌다. 아침이 되자 누구든 피바다가 펼쳐진 걸 볼 수 있었다. 오전 7시, 이미 유가는 28%나 떨어진 상태였다. 같은 시각 중국 선전에서는 가진 돈을 선물 투자상품에 쏟아부은 20대 커플이 저축한 돈 절반이 날아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가격은 계속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이래 최저, 1970년대 석유위기 이래 최저, 그리고 사상 첫 0달러 이하. 사우디 왕자들과 텍사스 채굴꾼들, 러시아 올리가르히들 모두 공포에 떨며 -37.63달러라는 가격을 지켜봤을 것이다.” NYMEX를 뒤흔든 20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시장 역사상 가장 이상했던 20분’에 대해 묘사한 내용이다. 앞서 20일 서부텍사..

[구정은의 '수상한 GPS']WTI, 브렌트, 러시아의 미스터리한 '우랄스'…벤치마크 유종들

미국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지 일주일, 여전히 WTI는 15달러대이고 그보다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던 브렌트유도 간신히 2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봉쇄’와 맞물려 유가가 이른 시일 내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WTI가 세계 유가의 동반 추락을 부르긴 했지만 원유도 생산지에 따라 특성이 다르고 ‘브랜드’에 따라 가격 추이에서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가 미국·유럽·중동을 대표하는 선물거래 품목이지만 미국만 해도 마스US, 루이지애나경질유, 코스털그레이드A, 기딩스, 걸프코스트HSFO 등 다양한 유종이 있다. 브렌트도 원유와 브렌트가중평균(BWA) 두 가지로 거래된다. 국가별로도 캐나다원유지수, DME오만, 러시아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