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들 전철을 밟지 않으려니 빈손에 빈말뿐.” 취임 이래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처음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처지다. 수십년 된 이·팔 분쟁에 대해 딱히 내놓을 것이 없고, 당면 현안인 이란 핵과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도 뾰족한 답이 없기 때문이다. 중동 순방 둘째날인 21일 오바마는 헬기를 타고 예루살렘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로 이동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라말라는 예루살렘에서 불과 10㎞ 떨어져 있다. 세계의 지탄을 받는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을 지나지 않으려고 굳이 헬기를 탄 것으로 풀이됐다. 오바마는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과 회담했지만 원론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반발 속에서 요르단강 서안에 ‘E1 정착촌’이라는 새 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