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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여름의 베트남] 베트남이라는 나라

6. 15 사파에서의 마지막 날. 오전엔 캇캇(Cat Cat) 마을 트레킹. 가이드 군이 이 마을 출신이라고. 내리막길 쭉 따라가면서 몽족 가게들 보는데 역시나 비싸게 불러... 그저 그런 폭포까지 가서 잠시 숨 돌려주고. 역시나 컨디션 땜시... 다시 오토바이 타고 호텔로. (보통은 오토바이 2만동, 우린 상태 안 좋아 협상도 잘 못한데다 가이드가 바가지에 동참하여 한번에 10만동씩... ㅠ.ㅠ) 점심 먹고 요니와 사파 읍내 구경. 조용하고 넘 좋다... 가게들도 이쁘고... 5만동 주고 카페에서 레모네이드 마시고, 베트남 차 한주전자 마시고. 요니와 함께 하는 이런 순간이 여행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 뿐만 아니라 사파 자체가 넘 좋았다. 하노이의 공해와 소음과 바가지에 지칠 찰나에 산골 마을에서 푹 ..

[찌는 여름의 베트남] 사파 산골마을 여행

6. 12 하노이에서의 하루하루... 좀 지칠 수 있겠다 싶고 요니도 관광보다 좀 '노는' 걸 원하는 것 같아서 오전에 호텔 체크아웃하고 잠시 짐을 리셉션에 맡겨둔 뒤 거리로.맛있는 고기완자 국수로 점심을 때우고, 커피 한 잔 하고, 요니와 둘이 시내 중심가에 가까이 있는 Army Guest House(어떤 지도엔 Army Hotel이라 돼 있음)로. 거기 묵을 계획이었던 게 아니라, 거기 수영장이 있어서... 지금껏 내가 놀아본(?) 수영장 중에서 가장 깊었다. 가장 안쪽은 2.4m에 이르니...물 속에 들어가 바닥에 납작 붙으려면 수압 때문에 몹시 숨이 찼다.물은 살짝 짠 물... 이유는 모르겠으나 -_- 물안경 없이 눈 뜨고 놀기 딱 좋았음. 베트남 물가 생각하면 이용료가 싼 편은 아니었는데(정확한..

장자일기/ 순 임금과 태씨

매일 블로그에 글 한 편 올리겠다 마음먹었지만 그렇게 안 되는구만. 세상에 쉬운 일이 없어... 오늘은 특히나 멍하게 게임만 하고 있었다. 새벽에 웬일인지 잠 깨어 뒤척인 탓일까. 남들은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금요일 밤에, 하루를 이대로 보내긴 한심하다 싶어 장자를 다시 펼쳤다. '큰 스승'편이 끝나고 이제부터 장자의 제7편인 '황제와 임금의 자격(應帝王)'이다. 종일 멍때리고 게임하던 내가 '황제와 임금의 자격'을 읽는다는 것부터가 웃기지만, 어쩌겠어, 장자님이 이런 얘기를 끌고 나오는 걸. 마침 곧 있으면 대선. 어떤 이들은 고대의 제왕론을 보며 현대의 정치인들을 운운하지만, 난 그러는 것 싫다. 대통령이 무슨 왕도 아니고. 더군다나 이번 대선에선 '유신공주'라는 사람이 나온다는 마당에. 솔까말 나..

17. 발칸의 주자로 나선 세르비아

17. 13-14세기 세르비아의 흥기 11세기 중반, 오늘날의 몬테네그로에 해당되는 제타 Zeta 지역('동유럽의 독립국가들' 참고)의 세르비아인들이 비잔틴 제국으로부터 미약하나마 독립을 쟁취해 냈습니다. 그리고 1077년 그들을 이끌던 지배자 미하일로 Mihailo (1051-81년 재위)가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서방과 동방 기독교의 싸움 속에 '밀당'에 성공한 제타, 훗날의 세르비아가 거둔 작은 승리였습니다. 당시 로마 교황청은 1054년 ‘대분열’ 이후 동방의 정교 세계에 발 디딜 곳을 찾으려 애쓰던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제타의 세르비아 왕국은 산악지대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비잔틴 제국의 다른 발칸 영토들로부터는 격리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세르비아라는 나라가 영향력 있..

[찌는 여름의 베트남] 땅 위의 하롱베이, 땀꼭 & 호알루

6.11 베트남(이라 해봤자 하노이 근방이지만)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 하롱베이였다. 하지만 용이 내려온다는 천혜의 그곳은 바가지 관광으로 기분 살짝 잡쳐 100% 만족스런 나들이가 되지 못했고. 구원은 항상 의외의 곳에서 오는 법이니. 요니와 나에게, 하롱베이보다 더 좋았던 곳이 있었다. 바로바로~ 땅 위의 하롱베이라 불린다는 땀꼭 Tam Qoc, 그리고 베트남 최초의 수도였다는 호알루 Hoalu. 아만다 호텔 리셉션에 당일 여행 패키지를 예약했는데... 하롱베이 다녀왔던 그 조이트래블이네? -_- 하지만 이번엔 가이드 언니가 좋았어여... 언니가 아니고 애기처럼 귀여운 꼬마 제리. 이 가이드 아가씨, 키가 요니만하니 150cm 정도 되려나. 체구도 요니와 비슷한 정도. 베트남 사람들이 그리 크지..

장자일기/ 운명일 따름이겠지

39. 자여(子輿. 가마선생)와 자상(子桑. 뽕나무 선생)은 벗이었습니다. 장마 비가 열흘이나 계속 내리던 어느 날 자여가 생각했습니다. '자상이 분명 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자여는 먹을 것을 싸 가지고 그에게 갔습니다. 자상의 집 문 앞에 이르자, 거문고를 타면서 노래하는 듯 우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아버님이실까 어머님이실까, 하늘이실까 사람들일까."힘에 겨워 목소리가 겨우 나오고, 가사도 곡에 맞지 않게 나왔습니다. 자여가 들어가 물었습니다. "자네 노래가 어찌 그런가?"자상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나를 이처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온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 아직 알 수가 없네. 부모님이 어찌 내가 이렇게 가난하길 바라셨겠는가? 하늘은 사심 없이 모두를 다 같이 덮어 주고, ..

16. 십자군에 짓밟힌 비잔틴과 동유럽

16. 1214년 콘스탄티노플의 라틴 제국 1204년 비잔틴 제국은 재앙을 만났습니다. 베네치아 총독 엔리코 단돌로 Enrico Dandolo(1193-1205년 재임)가 이끄는 '비잔틴 선단'과 몬페라토의 보니파치오 Boniface I, Marquess of Montferrat (보니파치오1세)가 이끄는 프랑스 기사단이 콘스탄티노플에 상륙한 것이 그 전 해인 1203년. 이들은 4차 십자군의 주력부대였는데, 원래는 이슬람국인 터키와 아랍권 맹주인 터키를 공략하라는 교황 이노켄티우스3세의 명을 받고 나선 것이었습니다. 1202년 교황 이노켄티우스의 부름을 받아 베네치아에 처음 모였던 십자군 부대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하지만 십자군 지도자들은 미리부터 한 탕 해먹을 심산으로 선박들을 계약해놓고..

[찌는 여름의 베트남] 하롱베이 수퍼울트라 바가지 여행

6월 9일 아침 일찍 일어나 짐 챙기고, 아침식사 하고, 이틀 묵었다고 그새 정들었던(?) 남하이 호텔을 뒤로한 채 하롱베이로 출발. 호안끼엠 호숫가 구시가지 어느 막돼먹은 여행사에서 예약한 막돼먹은 패키지 투어... 사실 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느 여행사에서 하든 다 섞이기 때문에 여행사 이름만 갖고는 패키지의 질을 알 수 없음. 하지만 이 하롱베이 여행은, 내 평생 가본 패키지 투어 중 최악이었음~~ 에헤라디야~ ♬ 승합차량 타고 한참을 달리다가... 그 와중에 패키지에서 빠지지 않는 상품 파는 곳 들렀다가. 뭐, 억지로 사라 하는 것도 아니고, 젊은 여성들과 특히 장애인들이 일하는 작업장에서 자수와 그림 등 만드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었으니 그것도 나쁘지는 않았음. 오후 1시가 되어 하롱에 도착..

피델 카스트로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하리라"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하리라. 이 제목의 책으로도 나와 있던데, 피델 카스트로가 법정에서 했던 말입니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카스트로의 그 법정진술이랍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의 혁명지도자에서 국가지도자에서 지금은 지도자의 형이 된 인물이죠. ^^;; 잠시 이 재판이 열리기 전의 상황을 들여다볼까요. 20세기 중반 쿠바에서는 바티스타 독재정권이 집권하고 있었습니다. 군인 출신의 풀헨시오 바티스타(Fulgencio Batista y Zaldívar. 1901-1973)는 1940년 대선에 나와 한 차례 집권한 뒤 물러났으나, 1952년 쿠데타를 일으켜 다시 정권을 잡았습니다. 바티스타는 권력을 손에 넣자마자 언론과 의회를 통제하고 대학생들의 반대운동을 억압하면서 전횡을 휘둘렀습니다. 카스트로는 1945년 ..

[찌는 여름의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첫날

베트남 다녀온지도 벌써 몇달...이 아니고 얼추 반년이 지나려 하네? 여행 기록 정리한다 하면서 게으름 피우다가 밀리고 밀려 이제야. 열흘 가량 관광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더랬는데 시간이 흐른데다가 그노무 게으름 땜에 무성의한 메모로 대신함. 6월 7일 아침 일찍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환승하러 내린 김에 서울로 가서 요니가 엄청 먹고싶어하던 원효로 홍마반점 군만두로 점심. 인천공항으로 돌아가서 저녁 7:30 대한항공 비행기 타고 베트남 하노이로. 도착했더니 현지시간 밤 10시가 넘었고... 오자마자 비행기에 카디건 두고 내림... ㅠ.ㅠ 고양이는 호기심 때문에 죽는다는데, 딸기는 건망증 땜에 죽을 것 같다. 하노이 시내 구시가지 두엉딴(Duong Thanh)의 남하이(Nam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