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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잃은 목사, 스티브 잡스 부인... 오바마의 원군들

딸기21 2013. 4.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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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위기와 중동 사태 등 대외문제 뿐 아니라, 미국 내의 현안들로도 머리가 아프다. 수십년간 공론이 되풀이됐던 총기규제법이 의회 토론에 들어간 데다, 경제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이민법 개혁안도 다음주초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뜻밖의 우군들을 만났다. 명망 있는 기독교 목사와 정보기술(IT)분야의 유명인사들이 오바마를 외곽에서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과 로비단체인 총기협회가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며칠 전 아들을 잃은 릭 워런 목사가 규제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워런 목사는 11일 트위터에 “아들이 인터넷에서 등록되지 않은 총기를 사서 목숨을 끊었다”는 글을 올렸다. 

워런의 아들 매튜 워런은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지난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릭 워런 목사, 마이크 저커버그, 로린 파월 잡스. /경향신문 자료사진



워런은 아들이 불법거래된 총기로 자살했다면서 “무기를 판 사람을 용서한다”고 말했다. 매튜 워런이 살고 있던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경찰은 총기를 판매한 거래상을 찾고 있지만, 총기의 일련번호가 지워져 있어 추적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캘리포니아 주법은 모든 총기를 등록하고 신원조회 뒤에 매매하도록 하고 있지만 법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정부는 미국 전체에서 총기를 사는 사람에 대해 예외 없이 신원과 전과를 조회한다는 내용의 총기규제 대책을 내놓았으며, 상원은 11일 초당적인 합의 하에 이 법안에 대한 토론을 개시했다. 상·하 양원 내 총기규제 반대론자들이 많아 통과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들을 잃은 워런 목사의 사례로 규제론자들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워런은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유명한 복음주의 목사로, 신도가 2만명이 넘는 새들백 교회를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오바마 정부의 이민법 개혁안을 지지하는 IT업계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11일 이민법을 개혁하기 위한 IT 분야 경영진 모임인 ‘포워드US(FWD.us)’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모임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마리사 마이어 야후 최고경영자, 링크트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 등이 참여한다. 

저커버그는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기고문에서 “자연자원에 의존하던 지난 세기의 경제와 달리 오늘날의 경제는 사람들의 머리에 의존하는 지식경제”라며 이민자들을 배척하는 현재의 법체계가 지식경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시대적인 이민법 때문에 미국에서 수학·과학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의 40%가 미국을 등지게 만들고 있다며 개혁을 촉구했다.

 

2011년 사망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의 아내 로린 파월 잡스도 이민법 개혁에 힘을 보탰다. 

남편의 이름을 딴 자선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로린 파월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젊은 이민자들을 합법적으로 구제해주지 못한다면 인적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정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 있는 불법이민자 1100만명 중 40%는 영어를 잘 하고 교육수준도 높은 전문직 종사자들”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불법이민자에게 시민권을 주는 데 대해 미국민의 64%가 찬성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미 의회 내 민주·공화 양당 의원 8명으로 이뤄진 ‘초당적 이민개혁 8인 그룹’은 이런 여론을 바탕으로 오는 16일 이민법 개혁안을 의회에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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