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0

소프트뱅크, 위워크에 50억 달러 긴급수혈…‘손정의 스타일’ 벤처 투자 타격 오나

일본 소프트뱅크가 자금난에 빠진 미국의 공유사무실 스타트업 ‘위워크’에 최대 50억달러 규모를 긴급수혈하기로 했다. 세계적 투자가인 손정의(孫正義) 회장에겐 우버에 이어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기록될 판이다. 가능성 있는 젊은 기업에 막대한 돈을 퍼붓는 ‘손정의 스타일’ 벤처 투자가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소프트뱅크가 위워크에 40억~50억달러의 ‘구제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금이 떨어진 위워크로서는 소프트뱅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JP모건체이스 등의 구제 패키지를 택해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위워크가 더 나은 조건을 내세운 소프트뱅크의 구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며, 이렇게 되면 소프트뱅크가 지분 60~80%를 갖고 경..

“짓뭉개버리겠다” 불안한 휴전 속, 에르도안의 엄포

불안한 휴전은 며칠이나 지속될 수 있을까. 터키와 쿠르드 족이 120시간 동안 교전을 멈춘다는 데에 합의했지만 시리아 북부에서 소규모 전투는 계속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짓뭉개버리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집권 정의개발당(AK) 행사에 나와 “휴전 합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120시간이 지나자마자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에르도안이 “테러범들의 머리를 짓뭉개버리겠다”며 군대식 거수경례를 하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터키는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지역을 침공해 쿠르드민병대 등으로 이뤄진 시리아민주군(SDF)의 거점 도시들을 점령했다. 미국 중재로 양측은 17일 오후 10시부터 120시간의 휴전에 합의했으나, 국경을 따라 ‘안..

[뉴스 깊이보기]총격전, 카르텔, 미심쩍은 퇴치작전…멕시코에서 무슨 일이

거리의 총격전, 마약 카르텔, 미심쩍은 퇴치작전. 멕시코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난 18일 멕시코 서부 해안에 있는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서 치안군과 갱들이 총격전을 벌여 8명이 숨졌다. 미국 교도소에 수감중인 마약왕 ‘엘차포’ 호아킨 구스만의 아들 오비디오를 체포하기 위한 급습작전이었다. 하지만 마약갱들은 거세게 저항했고, 당국은 ‘생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오비디오를 붙잡자마자 다시 풀어줬다. 앞서 14일 미초아칸에서는 마약카르텔 조직원들이 경찰 14명을 살해했다. 이튿날에는 게레로주 테포치카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15명이 숨졌다. 최근 올가 산체스 코르데로 내무장관은 치안군 7만명을 전국에 배치했다면서 마약갱들과의 전쟁에서 “곧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안드..

스트라이샌드는 왜 만평을 올렸을까...‘반트럼프’ 전선에 선 고령의 스타들

“매주 금요일마다 나는 체포될 것이다.” “그런 캐릭터는 영화로 옮기기도 어려울 것.” 고령의 스타들이 ‘반트럼프’ 전선의 선두에 섰다. 기후 위기를 나몰라라 하고 이민자·난민을 적대시하고 터키의 시리아 침공을 묵인해 인도적 위기를 몰고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올해 77세의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다소 엽기적인 만평을 올렸다. ‘펠로시’라는 이름이 적힌 하이힐이 트럼프의 몸통을 꿰뚫고 있는 카툰은 미국 언론들의 표현을 빌면 섬뜩한(gruesome) 느낌을 준다. 의회의 대통령 탄핵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최근 트럼프와 회동했지만 감정만 상한 채 백악관을 나섰고, “자제력을 잃었다” “매우 아픈 사람”이라며 서로를..

[구정은의 '수상한 GPS']우리가 몰랐던 ‘쿠르드족’

터키가 시리아 북부를 침공했다. 쿠르드의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게 목적이다. ‘미국에 배신당한’ ‘국가 없는 비운의 민족’ 쿠르드가 세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쿠르드는 어떤 민족일까. 이란, 이라크, 터키, 시리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수천만 명의 쿠르드인들은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돼 왔을까. 존재조차 부정된 터키의 쿠르드 8000만명에 이르는 터키인의 18%, 즉 인구 5명 중 1명은 쿠르드족이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터키 쿠르드족의 역사는 학살과 탄압으로 얼룩져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분열되면서 아랍과 함께 쿠르드 사이에서도 민족주의가 불타올랐다. 터키가 북쪽의 강국 러시아와 대립하던 때에 터키 내 쿠르드족은 ‘친러시아 세력’으로 의심받았고, 아르메니아인들과 함께 학살을 당했다...

"매우 아픈 사람" "천년 동안 중동에 가 있어라" 트럼프의 '막말 열전'

싸워야 할 적은 방치하고, 막아야 할 전쟁은 안 막으면서 하루종일 ‘정적들’과 싸우는 지도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과 17일 터키 문제, 의회 탄핵조사 등을 놓고 잇달아 양당 정치인들과 온·오프라인에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는 이날 민주·공화 양당의 하원 지도부와 회동을 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조사를 선언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오랜만에 만난 자리였다. 트럼프와 민주당 지도부가 이 만남에서 가장 크게 맞붙은 것은 터키 문제였다. 트럼프가 시리아 북부의 미군을 철수시켜 터키의 침공을 사실상 용인한 것을 놓고 민주당 측은 맹비판을 가했고, 트럼프도 격분해 맞받아쳤다. ‘네 탓 공방’만 하며 만남은 끝났다. 펠로시는 회동 뒤 “트럼프 대통령이 멜트..

[뉴스 깊이보기] "터키 미군 기지에 핵무기 있다" 트럼프 발언 또 논란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 남부 도시 아다나 옆에 인지를리크 공군기지가 있다. 지중해에서 32km 떨어진 이 기지는 중동에서 벌어지는 군사작전들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곳이다. 터키 공군 기지이지만 미군이 함께 쓴다. 영국군, 사우디아라비아군도 이 기지를 때때로 사용한다. 3048m 길이의 활주로를 갖췄고 전투기 57대를 둘 수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일원으로 스페인군 제74 대공포여대가 상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기지 설립 자체가 미국과 연결돼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3년 기지를 만들기로 결정했고 미군 공병대가 1951년 완공했다. 3년 뒤 터키군과 미군이 공동사용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었다. 냉전시기에는 소련을 정찰하는 데에 쓰였다. 1991년 걸프전,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

'앗시리아 도시'에서 교차한 터키·시리아·러시아·미군…만비즈 주민들의 운명은

시리아 북부, 유프라테스강에서 30km 떨어진 만비즈는 인구가 10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소도시다. 하지만 앗시리아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3000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예수 시절의 언어’라 불리는, 지금은 사멸한 고대 언어 ‘아람어’로 샘물을 뜻하는 단어에서 나온 지명이라고 한다. 시리아의 오래된 도시들이 대개 그렇듯, 만비즈도 고대 중·근동 신화 속 여신의 신전에 로마 목욕탕과 원주와 극장, 비잔틴의 교회와 성벽, 이슬람의 마드라사(학교)들이 오랜 역사를 자랑해온 곳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잦은 전쟁을 겪으며 유적들은 많이 파괴됐지만 명멸해간 제국과 민족의 흔적들은 지금 이곳의 주민들에게 핏줄로 이어져 온다. 주민 80%는 아랍계이지만 19세기 후반 오스만제국 시절에 강제로 이주당한 소수민족 체르..

[뉴스 깊이보기]터키군 잔혹행위에 미군도 "속수무책"....국제사회, 입 모아 시리아 공격 "반대"

2019.10.10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 쿠르드 지역을 공습·포격한 데 이어 탱크와 지상군 병력을 들여보내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터키 국방부는 9일 밤(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평화의 봄’ 작전의 일환으로 유프라테스 강 동부에서 지상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은 라스알아인과 탈아브야드, 코바니 등 시리아의 국경도시 여러곳을 동시에 폭격하고 군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은 트위터에서 “SDF 전사들이 탈아브야드 지역을 공격해온 터키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사력에서 터키군에 비교되지 않는 쿠르드민병대가 아무리 거세게 반격한들, 민간인 희생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사들은 미국 언론에 “미친 ..

[구정은의 '수상한 GPS']오션바이킹과 '정찰기' 문버드…진화하는 지중해의 구조 단체들

“임신부 4명과 아이들 9명이 타고 있다. 어디라도 내릴 수 있게 해달라.” 지중해를 떠돌던 오션바이킹호가 14일(현지시간) 유럽 각국에 보낸 ‘구조신호’다. 바다 위를 맴돌던 배에는 176명이 타고 있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가 그 중 108명을 이날 오전 넘겨받아 남부 항구도시 로셀라로 보냈다. 남은 사람들을 마저 내려주기 위해, 오션바이킹은 이탈리아 정부와 영국령 몰타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화물처럼 실려다니다가 건네지고, 거절당했다가 간신히 내릴 곳을 찾아야 하는 이 배의 탑승객들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자들이다. 정정불안과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아나선 이들은 난민과 이주자의 경계선에 선 사람들이다. 76명은 13일 ‘딩기’라 불리는 고무보트를 타고 리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