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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합의 탈퇴' 맞서 '지하핵시설' 가동 나선 이란

딸기21 2019. 11. 5. 22:49

2015년 1월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을 방문 중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  이란 대통령실·AP연합뉴스

 

이란이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깨자 이에 맞서 이란도 핵합의 이행 수준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생방송 연설에서 “내일부터 포르도 농축시설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기체를 주입하라고 원자력청에 지시했다”며 “미국이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유럽도 합의를 지키지 않는 것에 대응해 (이란의) 이행 수준을 낮추는 4단계 조치”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테헤란 남쪽 포르도 농축시설의 원심분리기에 육불화우라늄(UF6)을 주입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농축을 재개할 것인지는 확실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프레스TV 등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농축 준비를 갖추고 미국과 유럽에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포르도의 모든 활동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아래 이뤄질 것”이라면서 “유럽이 핵합의를 지키면 언제라도 이행 감축조치를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유럽이 핵합의를 준수하는지를 지켜보고 60일 뒤에 ‘5단계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란의 이 조처에 우려를 표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 측은 전날 브뤼셀에서 “EU는 핵합의에 계속 충실할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핵합의를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핵합의에 서명한 유럽국들은 핵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원유 수입 등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해 이란의 반발을 사왔다.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과 합의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은 이란의 핵 시설과 핵 활동을 제한하면서 원심분리기 1만9000개 중 3분의 2 감축, 최소 15년간 우라늄 농축 제한, 국제 사찰단의 접근 보장 등을 담았다. 특히 이란 내 여러 핵시설 중 포르도 핵시설에서는 ‘15년 간 우라늄 농축이나 관련 연구를 하지 않으며 핵분열 물질도 두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나탄즈의 핵시설에서만 10년 동안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게 허용하되 10년 동안 매년 관련 연구계획을 IAEA에 보고한다는 조항을 뒀다.

 

 

미국은 이란 중북부 산악지대에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을 ‘핵무기 개발 의심시설’로 지목해왔었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 시설에는 농축 우라늄 원료인 육불화우라늄 기체를 주입할 수 없고, 2031년까지는 농축에 관한 활동은 물론이고 연구개발조차 금지했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고 1년이 된 지난 5월 8일부터 맞대응으로 합의 이행 범위를 줄이기 시작했다. 1단계 조치는 JCPOA에 규정된 한도를 넘겨 농축우라늄과 중수 저장량을 늘린 것이었다. 두 달 뒤인 7월 7일에는 2단계로 우라늄 농도를 상한(3.67%)을 넘어선 4.5%로 높였다. 다만 이런 조치들은 핵합의에 규정된대로 IAEA에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