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0

'레이저' 쏜 툰베리, 조롱한 트럼프

“저는 여기가 아닌 학교에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습니다. 당신들은 우리를 실망시켰습니다. 미래 세대의 눈이 당신들을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실망시킨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의 주인공은 단연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였다. 세계에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미래 세대 시위’의 불을 붙인 16살 툰베리는 이날 유엔 연단에 올라 각국 정상들을 향해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돈과 경제성장이라는 동화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계획과 달리 회의장에 잠시 모습을 나타냈지만 14분만에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 뒤 트럼프가 기자들과 유엔본부에서 만나 얘기하는..

[구정은의 '수상한 GPS']스위스도 ‘빙하 장례식’...세계 빙하들 얼마나 녹았나

스위스 북동부, 알프스 산맥 기슭에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해발고도 2700m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기린 것은 사람이 아닌 빙하였다. 알프스의 피졸 빙하가 사라지게 된 것을 추모하는 상징적인 의식이었다. “빙하를 추모합니다” 피졸 빙하는 2006년 이후로 원래 크기의 80~90%를 잃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이날 장례식은 스위스기후보호연합(SACP) 주최로 열렸고 지역 주민들과 환경운동가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고 AFP통신 등은 보도했다. 추모객들은 쪼그라든 빙하 앞에서 전통 악기 알펜호른을 연주하고 꽃을 놓았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의 빙하학자 마티아스 후스는 추도사에서 “스위스에서 1850년 이후 빙하 500개 이상이 사라졌다”며 추도사를 했다. ETH 연구자들은 알프스 ..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제친 워런...‘승기’ 잡을까

내년 미국 대선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을까. 아이오와에서 워런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이오와는 미국 50개 주들 중에 가장 먼저 ‘코커스’ 형식의 투표로 후보를 결정하기 때문에 대선 후보 경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아이오와 지역 언론인 데모인레지스터는 CNN, 미디어콤과 함께 지역 내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2%가 워런을 지지한다고 밝혀, 20%를 차지한 바이든을 눌렀다고 21일 보도했다. 지난 대선 때 선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1%의 지지를 얻는 데에 그쳤다. 나머지 후보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다. 데모인레지스터 여론조사에서 워런이 1위가 된 것은 처음이다. 여론조..

'여성 출입금지' 40년 만에...FIFA 회장 "이란, 축구장 여성 입장 약속했다"

이란 영화 에는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스타디움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소녀들의 모습이 유머러스하게 묘사된다. 남성 관객들이 있다는 이유로 여성들의 축구장 입장을 불허하는 이란의 방침 때문에 실제로 일어나는 웃지못할 코미디이기도 하다. 이제는 이런 일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22일 “이란 당국이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하겠다고 확약했다”라고 말했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여성축구 관련 회의에서 “이란 당국이 여성도 축구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하면서, 다음달 월드컵 지역예선전 때부터 새 방침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남녀를 구분하는 종교..

[뉴스 깊이보기]외교전으로 넘어가는 이란-예멘 이슈...‘문제는 사우디’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일단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산유시설 공습’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엄포를 놨지만, 군사행동과는 거리를 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우디 산유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가열된 중동의 위기는 유엔 외교전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모든 사태의 근원인 예멘 공격을 사우디가 그만두지 않는 한 불안정은 가실 수 없다. 반군도 미국도 ‘잠시 멈춤’ ‘안사랄라(알라의 지원군)’라고 스스로를 부르는 예멘의 친이란계 후티 반군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사우디에 “군사행위를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반군 지도조직의 마흐디 알마샤트 의장은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사우디에 대한 드론·미사일 공격 등 모든 종류의 공격을 중단하겠다”면서 “사우디도 호응하기를 기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 러시아 가스프롬이 중앙아시아에 학교를 지은 까닭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 9월 2일 중학교가 문을 열었다. 잘 꾸며진 교실 33개에 컴퓨터실, 멀티미디어 도서관과 실험실과 강당, 350명이 앉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 체육관 2개와 실내수영장 2개를 갖췄다. 학교 부지가 3.5㏊에 이르고, 아스팔트 진입로가 깔렸다. 중앙아시아의 최빈국인 키르기스에서 보기 힘든 호화로운 학교다. 개교식에는 수론바이 진베코프 대통령과 아지즈 수라크마토프 시장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학교가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식 시설이어서가 아니다. 학교를 지어준 것이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가스프롬이기 때문이다. 학교 이름도 ‘가스프롬 학교’다. 2017년 8월 착공식 때에는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석했다. 그 때 밀러는 “세계적인 수준의 학교를 지어 키르기스 젊은 ..

구호품 싣고 바하마로 날아간 2차 대전 비행기

허리케인 ‘도리안’에 강타당한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 특히 피해가 컸던 아바코섬 남쪽 끝 샌디포인트에 지난 7일(현지시간) 낡은 군용기 한 대가 날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에 동원됐던 비행기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바하마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플로리다 등지에서 주민들이 구호품을 모으고 자원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낡은 군용기 ‘티코벨’까지 바하마로 향했다고 8일 보도했다. 티코벨은 2차 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쓰였던 군용기로, 공식 명칭은 더글러스 C-47 스카이트레인이다. 이 비행기는 1944년 6월 6일 ‘D-데이’에 프랑스로 날아가 낙하산병들을 내려보냈다. 미군은 플로리다주 티터스빌의 군용기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것을 이번 바하마 구호활동에 투입, 샌디포인트에 1.5t 분량의 구호품을 ..

'아마존 파괴' 기업들로 향하는 압력...‘브라질 보이콧’ 가능할까

노르웨이와 독일이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의 아마존 파괴에 항의해 숲 보호기금을 끊은 데 이어, 유럽 연기금들과 투자회사들도 브라질 투자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산 불매운동 조짐도 일고 있다. ‘브라질 보이콧’으로 열대우림을 지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개발만을 외쳐온 보우소나루 정부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적지 않다. 보우소나루 “주권침해 말라”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7일(현지시간) 인도양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를 찾았다. 이날 교황의 핵심 메시지는 “마지막 남은 숲들이 화재와 벌목으로 위협받고 있다. 산림 파괴는 지구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는 것이었다. 화재와 개발로 파괴되는 아마존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아마존을 공유하는 중남미 7개국은 6일 콜롬비아에서 긴급 정상..

[뉴스 깊이보기]이주자 판자촌과 빌라촌, 바하마의 허리케인이 보여준 '재난 불평등'

허리케인 ‘도리안’이 40시간 동안 휩쓸고 지나간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는 폭격을 맞은 듯 곳곳이 폐허가 됐다. 지붕이 날아가고 집들이 무너지고 비행기와 자동차들이 두 동강 나거나 물 위에 둥둥 떠다닌다. 바하마 정부는 4일(현지시간)까지 사망자가 최소 2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피해가 큰 곳은 아바코섬이다. 나소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아바코 공항은 침수됐고 활주로는 호수로 변했으며 섬의 중심지이자 바하마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인 마시하버는 주택 60%가 손상됐다. 특히 마시하버 외곽의 ‘머드’ 지역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아바코는 산호초와 망그로브와 거북이들로 유명한 섬이다. 크리스토퍼 콜롬부스가 아메리카에서 처음 마주친 원주민 부족 루카얀족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

솔로몬제도도 대만과 국교 끊나...대만의 남은 수교국들은?

남태평양 섬나라인 솔로몬제도가 이른 시일 안에 대만과의 국교를 끊고 중국과의 수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해주고 외교관계를 맺어온 몇 안 남은 나라들 중 하나가 등을 돌리는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2일 “대만의 외교적 동맹 17개국 중 하나인 솔로몬제도가 중국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솔로몬제도 의회의 피터 케닐로레아 외교위원장은 로이터에 “방향을 바꿔야 할 이유가 있다”면서 마나세 소가바레 총리의 지시로 이미 태스크포스가 만들어져 수교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스크포스는 이미 중국과 수교한 주변 태평양 섬나라들을 방문해 중국과 손잡을 경우의 이점들을 조사했으며, 지난달 중순 솔로몬제도 각료들과 총리 보좌진들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푸아뉴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