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8

수난의 오벨리스크

이탈리아에 약탈됐다가 근 7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에티오피아의 유명한 악슘 오벨리스크(사진)가 귀국 직전까지 `노심초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악슘 오벨리스크가 당초 오는 13일 에티오피아행 비행기에 실릴 예정이었지만, 악슘 공항에 레이더 관제시설이 없어 기상조건이 좋아질 때까지 좀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보도했다. 과거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 정권이 약탈했던 악슘 오벨리스크는 높이 24m, 무게 160톤의 대형 석조물. 1700여년전 만들어진 에티오피아의 대표적인 문화재이지만 1937년 이탈리아 침공군에 약탈 당했다. 로마에 있는 동안 대기오염에 시달렸고, 지난 2002년에는 벼락을 맞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1947년 유엔의 권..

라니아왕비

예쁘지요? 지난 8일 바티칸의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장례식에는 중동 정치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었지요.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 사이에 미모의 여성이 끼어있어 조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중동의 소국인 요르단의 왕비 라니아(35)입니다. 여성의 대외 활동이 제한된 이슬람 국가의 퍼스트 레이디로서는 극히 드물게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라니아 왕비랍니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 유럽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면서 남편인 압둘라2세 국왕보다 더 많이 화제에 오르곤 한다더군요. 라니아 왕비는 쿠웨이트에서 교육받고 이집트 카이로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시티은행과 애플컴퓨터 요르단 지사에서 근무하다 1991년 왕세자였던 압둘라와 결혼을 했고요. 팔레..

외국인 환경운동가의 한국화장실 체험기

그린피스의 유명한 배 '무지개전사'호가 서해안을 돌고 있다. 그린피스 쪽 멤버 중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승선하고 있는 한 대학생과 위성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학생은 호주 출신 그린피스 환경운동가랑 같이 블로그에 항해일지를 올리고 있다. 한국 학생은 한국어로, 호주 사람은 영어로. 그런데 이 호주 분(여성)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 넘넘 재밌다. 아침에 한참 웃었다. 파란 글자는 내가 멋대로 번역한 것. 미리 말하자면 이 글은 한국이 얼마나 선진국이며 최첨단 테크놀로지 국가인지를 낱낱이 파헤치는 글이다. ----March 21, 2005 An ode to Korean gadgets: confessions of a confounded westerner imgoVtHoz.jpg Slightly irrele..

세계의 어린이들은 지금

세계의 어린이들은 지금 ▲ 멕시코시티, 마닐라, 라고스의 쓰레기 하치장에서 유리, 캔, 종이를 찾아 모으고 음식 찌꺼기를 놓고 까마귀와 싸움을 벌인다▲ 진주를 찾아 자바의 바다 속으로 뛰어든다.▲ 콩고의 광산에서는 다이아몬드를 찾아 나선다.▲ 페루의 광산 갱도에서 어린이들은 없어서는 안 될 두더지가 된다. 키가 작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폐가 더이상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쥐도 새도 모르게 묘지에 묻힌다.▲ 콜림비아와 탄자니아에서는 커피를 수확하다 살충제에 중독된다.▲ 과테말라의 목화밭과 온두라스의 바나나 농장에서도 살충제에 중독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새벽부터 별이 뜨는 밤까지 고무나무 수액을 채취한다.▲ 미얀마에서는 철로를 놓는다.▲ 인도 북부에서는 유리 만드는 가마에서, 남부에서는 벽돌 굽..

★ 세계 **의 날, **의 해

★ 세계 **의 날 2월 21일 세계 모국어의 날(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 International Women's Day) 17일 세계 해양의 날 (World Maritime Day) 21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 세계 시의 날 (World Poetry Day) 22일 세계 물의 날 (World Day for Water) 23일 세계 기상의 날 (World Meteorological Day) 24일 세계 결핵의 날 (World Tuberculosis Day) 4월 7일 세계 보건의 날 (World Health Day) 2..

도쿄와, 코알라 마을과, 이제 작별-

저녁때 아사코씨가 일부러 집에 들러서 선물을 전해주고 갔다. 코알라마을 건물을 내어준 다카야마씨의 책 한권, 그리고 내게 주는 머리핀과 이현이에게 주는 스티커들. 선물값도 적잖이 나갔을 것 같은데, 아사코씨에게는 처음 이 곳에 와서부터 지금까지 도움을 받은 것 투성이여서 미안하고 고맙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일본인이라고 하면 쌀쌀맞고 타산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내가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아서 이상할 정도. 사실 서울에, 내 이웃에 외국사람이 이사온다면 나는 이 정도로 해줄 수 있는가? 전혀 아니다. 이 사람들같이 친절하게 남을 도와주고, 마음을 열고 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일본 사람들 '더치 페이'한다고 하지만 토요일 환송회에서는 다들 3000엔(약 3만원)씩 회비 내서 우리..

바그다드와 카이로

솔직히 이집트가 싫지는 않았다. 이집트가 어떤 나라인데 그 곳을 싫어하리. 유적이 너무 좋고, 그 압도적인 유적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무게도 너무 좋고, 나일강도 좋고, 제대로 구경 못하고 돌아온 사막도 너무 좋고, 그곳의 날씨도 너무 좋다. (사실 카이로 쪽은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40도까지는 안 올라가는데, 건조하니까 참고 견딜만 했다. 나는 더위에 굉장히 강한...이라기보다는 더위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기후 꽤 맘에 들었다. 나중에 룩소르/아스완 갔을 때에는 좀 힘들긴 했다. 45도는 아무래도 무리...) 이집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인종은 경찰이다. 경찰이 진짜진짜 많다. 문화재가 많기 때문에, 문화재 담당 경찰(피라밋 앞 흰 옷입은 인간들)이 따로 있기도 하고, 워낙에 경찰..

[2004, 일본] 요코하마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지난 크리스마스, 사실 아무 계획이 없었다. 집에 크리스마스 장식이고 뭐고 하나도 없었던데다가, 친구들과의 만남 같은 것도 없다보니 영 분위기가 안 느껴졌다. 12월23일, 이현이 데리고 잠시 외출하던 길에 전철역에서 정말 우연히 다카코씨(소라네 엄마)를 만났다. 내일 뭐하나, 아빠들은 쉬는 날인가, 이런 얘기를 하다가 엉겁결에 약속을 잡았다. 뭐 구체적인 약속도 아니고, "낼 아침에 전화하자"는 정도.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다카코씨 부부가 요코하마에 가자고 해서 집을 나섰다. 요코하마는 도쿄 근교 도시이지만 우리 집에선 도쿄 시내 나가는 것과 거리가 비슷하다. 다카코씨네는 예전에 요코하마에 살았던 적도 있다고 하고, 지리를 잘 알았다. 전철을 몇번씩 갈아타고, 요코하마의 언..

알아야 하는 이유

방금 전 김동춘교수의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에 대한 리뷰를 올렸다. 거기서 내가 좀 치사하게 시비를 건 부분이 있다. 김동춘 교수는 훌륭한 학자이고, 저 책은 훌륭한 책이다. 그런데 자꾸만 내 눈에 띄었던 시비거리가 있었으니... 이란을 계속 '아랍권'에 집어넣은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동=아랍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중동'이라는 것은 지역적 개념이고, '아랍'은 민족(언어) 개념이다. '아랍'이라고 하면 이슬람권의 많은 나라들이 빠져버리게 된다. 예를 들면 터키, 이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들은 이슬람국가들이지만 '아랍국'은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취재하러 가는 기자에게 주변에서 '아랍어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느냐'고 묻는 걸 봤다. 아프..

[2004, 일본] 무사시코가네이 공원에서

사이타마 쪽은 26도가 넘었다고 하고. 어젯밤 바람이 정말 거세게 불었다. 유리창 깨어질까 걱정될 정도로. 비도 꽤 왔던 모양이다. 아침이 되자, 거짓말처럼 맑은 하늘. 햇살이 화창하고, 유난히 따뜻했다. 초여름처럼, 아이들은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뛰어다녔다. 날씨가 요술을 부린 탓인지 공원엔 새싹이 파릇파릇 돋았다! 어딜 가건, 공원들은 다 어쩜 그렇게 멋지고 좋은지. 오늘 갔던 곳은 도쿄도(광역시 개념) 안에 있지만 흔히 말하는 도쿄 시의 외곽에 있는 '무사시코가네이'라는 곳이었다. 공원 안에 에도시대 건축물을 재현해놓은 박물관이 있는데, 아지님은 박물관 안을 구경하고 엄마랑 이현이는 밖에서 기다리며 놀았다. 햇빛이 반짝반짝, 노랗고빨간 단풍잎, 은행잎. 지난번 센조쿠이케에 갔을 때부터 낙엽애호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