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시크교도의 터번

딸기21 2005. 5. 2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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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그야말로 ‘종교의 본산’이지요. 불교와 힌두교, 이슬람교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인도에는 '시크교'라는 또 다른 중요한 종교가 있습니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사이에서 태어난 시크교는 두 종교의 혼혈아라고 보면 된다더군요. 인도에 관한 카툰에 흔히 등장하는 터번을 두른 남자들이 바로 시크교도들을 그린 거라고 합니다. 



엊그제 영국 BBC방송에 재미난 기사가 나왔어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크교도들의 터번을 둘러싸고 문화충돌이 일어났다는 얘깁니다.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서 미군이 이슬람 신도들인 수감자들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꾸란을 모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엔 터번...이라니. 


사건이 일어난 곳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있는 메어리스빌 교도소라는 곳입니다. 이곳에 8년째 수감 중인 시크교도 하르팔 싱 치마라는 남자가 최근 주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발단은 교도소측이 이 남자의 터번 착용을 금지시킨 것인데요, 이 남자는 당초 미국에 망명신청을 하러 입국했던 모양인데 어째서 감옥에 가게됐는가 하는 자세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만. 


아무튼 이 남자는 교도소의 조치가 종교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크교도들은 교리에 따라 언제나 터번으로 머리를 가리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금지시켜 심리적 피해를 줬다는 겁니다. 기사에 따르면, 터번 착용은 시크교도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종교적 규정에 해당된다더군요. 


캘리포니아의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즉시 이 남자의 편을 들고 나섰습니다. ACLU와 치마의 변호인들은 "합리적인 보안상의 이유가 없다면 터번을 두를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뉴욕주에서도 이것과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시크교도 교통경찰관이 터번을 쓰고 근무를 하다가 복장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됐는데, 이 경찰관이 낸 소송(아마도 해고무효소송이나 그런 거였겠지요)에서 법원은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었다는군요. 뭐, 교통경찰관의 복장은 통일될 필요가 있으니깐 이 경우 법원 판결이 무리라고 보긴 힘들 것 같긴 한데요(그냥 제 생각입니다). 이번 교도소 터번 사건의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이번 재판이 `미국식 자유'의 한계를 가늠케 해주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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