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55

러시아, "추운데 가스 끊어볼까"

올초 유럽을 떨게 만들었던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악몽이 한해가 가도록 가시기는커녕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러시아가 아르메니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등 옛소련권 국가들을 상대로 한 `길들이기'에 이어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던 벨로루시에게까지 가스 값을 올리라며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유럽은 동구권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압박이 결국 서유럽을 향한 것이라 경계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고, 한쪽에서는 러시아 대형 에너지회사 가즈프롬이 자국 내 가스값을 올리지 못하는 대신 주변국들에서 돈을 거둬내려는 속셈이라 비난하고 있다. 겨울철 맞아 "돈 더 내라" 러시아는 최근 옛소련에서 독립한 벨로루시에 천연가스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벨로루시는 지금까지..

2006 올해의 얼굴들

미국인들을 들뜨게 한 `정계의 타이거 우즈', 죄과를 치르지도 않고 사라져간 발칸의 독재자, 13억 인민을 감동시킨 `운동화 총리'... 2006년 한해 동안 국제뉴스를 장식했던 인물들이다. 올해 지구촌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얼굴들을 정리해본다. UP 혜성처럼 뜬 스타들 미국 언론들은 요즘 연일 이 사람 얼굴을 내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2008년 대선의 다크호스로 등장한 민주당의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 혹자는 오바마 의원을 `정계의 타이거 우즈'라 칭하고, 혹자는 `민주당의 록스타'라고 부른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가 될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 내정된 낸시 펠로시 의원과 함께 내년 미 정계에서 최고로 주목받을 인물인 것만은 ..

복제고기, 복제우유... 괜찮을까?

복제 동물, 먹어도 될까. 유전자조작(GM)식품에 이어 `복제 고기'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8일 소, 돼지, 염소 등 복제동물을 먹어도 위험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미국 언론들은 식품점 판매대에 복제 고기가 진열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보도했고, 유전자 조작(GM) 식품 등의 안전성 문제에 미국보다 훨씬 까다로운 입장을 취해온 유럽의 언론들도 일제히 FDA 발표를 전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1996년 세계 최초의 복제동물인 양 `돌리'가 영국에서 탄생한 뒤 미국의 축산업체들은 복제동물 생산 연구에 거액을 투자해왔다. 이들은 복제를 통해 질좋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단체들은 아직 ..

2006 과학계 핫 이슈

땅으로 올라온 물고기, `별'에서 탈락한 명왕성, 사라져가는 북극의 빙하, 화성을 흐르는 물. 올해 화제가 됐던 과학·환경 분야 뉴스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모아 2006년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과학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잃어버린 고리' 틱타알릭(Tiktaalik) 지난 4월 미국 시카고대 과학자들은 캐나다 북부 빙하지대에서 발견한 `발 달린 물고기'의 화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바다에서 생겨난 태초의 생명체가 뭍으로 올라와 오늘날의 동물들이 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38억년의 진화기간 중 `물에서 뭍으로' 올라오는 단계의 동물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틱타알릭은 바로 그 단계, 물고기 비슷한 형상에 파충류처럼 발이 달린 동물이다. 과학자들은 틱..

기독교도는 무슬림을 막 죽여도 되나요?

소말리아의 이슬람세력이 에티오피아군의 공격으로 수도를 빼앗기고 후퇴했다. 미국은 `이슬람과 싸우는 기독교 보호세력'을 자처한 에티오피아를 편들고 나섰지만 아프리카 주변국들은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침공에 반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이슬람세력에 장악됐던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가 곧 에티오피아군 및 에티오피아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의 통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10월부터 소말리아 이슬람세력과 과도정부 세력간 분쟁에 개입하고 있으며 지난 24일과 25일에는 모가디슈 공항 등을 폭격하고 지상군을 투입시켜 교전을 벌였다. 에티오피아는 며칠간의 전투에서 소말리아 이슬람법정연대(UIC) 전투원 1000명 이상을 사살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UIC는 올들어 모가디..

소말리아에 다시 전쟁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에티오피아는 `이슬람에 맞선 기독교국가'를 자처하며 크리스마스인 25일 소말리아를 공격했고, 이슬람 극단주의를 내세운 소말리아 군벌들은 거기 맞서 교전을 벌였다. 소말리아 내전이 에티오피아의 개입으로 국제전으로 비화한 가운데, 비무장 민간인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현지 구호기구들이 전했다. 올들어 최악의 홍수를 겪은데 이어 분쟁이 벌어진 탓에 소말리아에서 50만명이 기아 선상에 놓이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홍수, 기아, 피난민 유엔 세계식량기구(WFP)는 25일 소말리아에서 헬기로 식량을 공중 투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말리아는 원래 반(半)사막성 건조기후인데 몇 년 간 혹독한 가뭄을 겪은 뒤 올여름 반세기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

기름 도둑, 가스 도둑

세계 10위 산유국 나이지리아에서 송유관이 폭발,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건은 지역주민들이 파이프에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내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는 기름을 서방에 팔아 돈을 버는데 유전지대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연료를 훔쳐내야 하는 현실은 에너지전쟁의 또다른 단면이다. 산유국들 뿐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지나가는 모든 곳에서 이런 기름도둑, 가스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각국 정부는 사형 위협까지 해가며 막으려 하지만 전지구적인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 빈민들의 연료 도둑질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에서 26일 송유관이 폭발해 최소 269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적십자사는..

혼자 떠들기 19분, 질의 1분

추상적이고 애매한 어법 때문에 눌변 소리를 들어온 아베 일본 총리가 이번엔 `독단적인 회견'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질의응답을 하기로 한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을 자기 발언으로 채우고 정작 질문은 피해 언론의 비난을 받게 된 것. 아사히 신문은 19일 저녁 6시 아베 총리가 내각 출입기자단과 만나 내년도 국정 운영에 관해 설명하는 회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교육기본법 개정안과 임시국회 의결 내용, 지난해 우정민영화법안에 반대해 자민당에서 쫓겨난 전현직 의원 11명의 복당(復黨) 문제와 내년도 예산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당초 예정돼 있었던 질문과 응답 시간은 없었다. 정해진 회견 시간 20분 중 19분 동안 아베 총리 혼자서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말을 했던 것. 아베 총리는 남은..

동유럽의 '마지막 과거청산'

루마니아가 동구권 국가들 중 마지막으로 과거청산 작업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의 압력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옛 공산정권들의 인권탄압과 범죄들을 규명하는 과정의 `최종판'이 될 것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등이 18일 전했다.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옛 공산당 독재정권의 양민 학살과 인권탄압등을 밝힌 660쪽의 정부 조사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공산)정권은 수백∼수천명의 국민을 내쫓고 암살과 처형 등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미 동유럽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공산정권들의 잘못을 밝혀내고 과거사를 규명하기 위한 작업들이 벌어져왔다. 체코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해 나온 이듬해인 1993년 곧바로 소비에트 시절의 폐해를 밝히기 위한 법을 통과시켰다. 불가..

2006 올해의 말,말,말

"내 유일한 지지자를 쏘다니." "그래도 난 아내가 도망갈 염려는 없다." 2006년 한 해에도 지구촌은 전쟁과 정쟁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고, 많은 말들이 쏟아졌다.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미 정계의 논쟁,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의 건강 문제, 북한 핵문제 등이 세계를 달군 말잔치의 주요 소재들이었다. 지난 2월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사냥을 하다가 오발로 변호사 친구를 다치게 한 사건이 일어나자 미 언론들은 일제히 `사람 잡는 체니'를 둘러싼 풍자들을 쏟아냈다. 곤혹스런 처지가 된 백악관을 살려준 것은 뜻밖에도 평소 말실수 많이 하기로 유명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었다. "체니가 내 하나뿐인 지지자를 쏘았다."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고 연일 언론의 질타를 당하던 부시대통령은 이런 농담을 던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