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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얄식 `참여민주주의'
루아얄은 이날 파리 외곽의 한 관람회장에서 지지자 1만5000명이 모인 가운데 2시간에 걸쳐 집회를 열고 100개 항목으로 이뤄진 대선 마니페스토(정권 공약)를 발표했다.

마니페스토는
▲저소득층 은퇴자 연금수령액 인상
▲최저임금 1250유로(약 150만원)에서 1500유로로 상향조정
▲신규 취업예정자(대졸자) 취업교육 강화와 대출 혜택 부여
▲정부 정책을 감시하는 시민평가단 제도 신설
▲청소년 범죄자 교화캠프 운영
▲저소득층 임대주택 매년 12만채씩 공급 등을 뼈대로 하고 있다.
(벌써부터 '선심성 공약'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일면 이해가 가긴 한다)
루아얄은 그동안 `정책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식한 듯 "지금까지는 유권자들의 말을 듣는 시간이었다"면서 "내 공약들은 시민 6000여명의 인터넷 대화와 면담, 토론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아얄은 프랑스의 근엄한 남성정치인들과 다른 부드럽고 친화적인 이미지를 내세워왔으며 `참여민주주의'를 트레이드마크로 삼아왔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당신이 없이는 나에게 정치란 없다"면서 이번 공약이 참여민주주의의 결실임을 강조했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정책 좌선회?
루아얄은 최대 약점으로 지목됐던 외교정책 분야와 관련해서는 "유럽연합(EU)을 강화하고 아프리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미 관계에 대해선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크고 센 나라라고 원칙까지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며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루아얄의 공약들은 정치분석가들의 예상보다 좌파 색채를 훨씬 많이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EU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딸린 자유무역지대가 아니라면서 우파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과거 좌파 정권 때 도입된 주 35시간 노동제에 대해서도 "더욱 공고히해야 한다"며 사회적 연대를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35시간 노동제를 고수하지 않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해 좌파 지지자들과 노동운동 진영의 비판을 받았었다.
프랑스 언론들은 `우파 같은 좌파'로 붐을 일으켰던 루아얄이 기존 사회당 지지표를 굳히기 위해 결국 좌파 색깔을 강조하는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민자 문제'가 승부 관건 될듯
루아얄이 공약을 발표한 곳은 2005년11월 무슬림 이주민 2세들의 소요가 일어났던 파리 외곽지역에 가까운 곳이었다. 루아얄은 "내 아이들에게 해주고픈 것들을 이 곳 아이들에게도 해주어야 한다"며 이민자들의 사회 통합을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자 지지자들 사이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외국인 불법체류자 수용소에 불이 나 사람들이 죽고 다친 우리나라에서 여성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 이렇게 말을 해준다면, 비록 '말 뿐'이더라도 매우 고마울텐데 말이다)
루아얄의 이 발언은 이민자를 억제해야 한다며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반(反)이민, 반 이슬람 정서를 자극하는 사르코지를 분명히 겨냥한 것이다. 사르코지는 파리소요 때 무슬림 청년들에 대한 무차별 탄압을 펼쳐 보수층의 지지와 이민자들의 반발을 동시에 샀었다. 이후에도 무하마드 모욕 만평을 내건 잡지를 옹호하는 등 반 이민 정책을 분명히하고 있다. 사르코지는 이날 파리 시내에서 지지자 3000여명을 모아놓고 자신이야말로 `약한 이들의 대변자'라며 "화해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루아얄과 사르코지의 지지도는 지난해말부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으나 올들어 루아얄의 잇단 말실수가 부각되면서 사르코지가 다소 앞서고 있다. 지난 2∼3일 조사에서는 루아얄 48%, 사르코지 5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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