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러시아 군대 '망신살'

딸기21 2007. 2. 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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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군대'의 전통을 이어온 러시아 군대에 망신살이 뻗쳤다. 최근 몇년 새 잇단 `구타' 스캔들로 골머리를 앓아온 러시아 군에서 이번엔 성매매 스캔들이 터져나왔다고 BBC방송이 13일 보도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신병 어머니들과 인권운동가들로 구성된 `군인의 어머니회'이라는 단체가 상트페테르스부르크 주둔군의 성매매 행위를 고발하고 나오면서부터. 이들은 이 지역에 배치된 신병들이 고참들의 강요와 협박, 구타에 못이겨 여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고 주장했다. 어머니들은 "인권을 유린하는 이런 범죄는 고참에게서 신병들로 대를 이어오면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며 "신병들은 고참의 주머니를 불리기 위한 성적인 도구로 쓰였다"고 설명했다. 어머니회 대변인 엘라 폴랴코바는 BBC 인터뷰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이런 징집병 신참들을 상대로 하는 성 구매자들의 네트워크까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말에는 한 18세 징집병이 고참들에게 무참히 구타당해 두 다리와 생식기를 절단하게 된 일이 알려져 충격을 줬었다. 안드레이 시체프라는 이름의 이 청년은 의자에 묶인채 몇시간에 걸쳐 구타를 당했다. 그 결과 근육에 피가 통하지 않아 썩어들어가는 괴저(壞疽) 현상이 일어나 신체 부위를 절단해야 했다. 시체프는 자신이 군에서 겪은 폭력행위와 인권탄압을 세상에 알리겠다며 책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옛소련 붕괴 뒤 러시아에서는 군에서 벌어진 가혹행위들이 잇달아 터져나왔다. 1990년대 말 고참들이 신병을 괴롭히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 등이 유포된 것을 비롯해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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