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지난해말 탈(脫)산업혁명을 지향하는 원대한 환경계획을 내놓은 뒤 강력한 환경 규제정책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제에 대한 반대도 만만찮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크게 줄이겠다는 EU의 계획이 발표되자 자동차업계와 독일 등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자동차 회사들 사이에서도 친환경 혁신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EU-자동차업계 `충돌'
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앞으로 5년에 걸쳐 2005년 수준보다 18% 줄이는 내용의 의무감축안을 만들어 7일 공개했다.
이 감축안에 따르면 유럽 역내에서 생산되는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5년 주행거리 1㎞ 당 162g에서 2012년엔 130g으로 줄여야 한다. EU집행위원회의 스타브로스 디마스 환경담당 집행위원은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교토의정서에 규정된 온실가스 배출 제한 목표를 이룰 수가 없다"며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럽 자동차회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는 이 발표가 나오자 "독선적인 계획", "경제성장과 고용안정 모두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협회장은 EU가 "합리적이고 온건한 기준을 내올 수 있도록" 유럽의회와 각국 의회에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 측은 의무 감축안에 반대하는 대신 "업계에서 자발적 감축 목표를 설정해 ㎞당 140g으로 줄이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강국 독일도 EU 조치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감축안이 나오기 전부터 "EU 차원의 규제는 필요없다"며 업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때문에 감축안이 이미 2주 전에 완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발표가 미뤄졌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 제한지침(RoHS) 시행중
폐전기전자제품 처리지침(WEEE) 시행중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올 상반기 실시
자동차 배출가스 의무감축 계획중
환경관련범죄 처벌 강화 계획중
자동차 회사들 간에도 희비 교차
1990년부터 2004년까지 15년 동안 유럽 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자동차 배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서 28%로 크게 늘었다. `굴뚝산업'들이 서비스.첨단산업으로 업종을 바꾸거나 공장을 역외로 이전시킨 반면 자동차 회사들은 대형 승용차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판매를 늘린 탓이다. 유럽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재 1㎞당 160g 수준이지만 일부 SUV 차량은 평균적인 승용차의 2배가 넘는 360g 가까이를 내뿜는다.(그러니 SUV 차량에 세금 혜택까지 주고 욜라 팔아먹은 울나라 정부 & 자동차 회사는 얼마나 속이 시커먼지를 알 수 있다)
이번 EU 감축안에 자동차 회사들이 조직적, 집단적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유럽 자동차업체들 사이에도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지난해 10월 자동차업계와 환경단체 `수송과 환경'이 유럽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배기량을 공동조사한 결과 이탈리아, 프랑스 자동차들이 감축목표를 앞당겨 성실히 이행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독일과 일본 자동차들은 목표치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트로앵, 르노, 푸조(이상 프랑스), 피아트(이탈리아), 포드(미국)는 성적이 매우 좋았고 닛산, 스즈키, 마즈다(일본), 아우디, BMW, 폭스바겐(독일), 볼보(스웨덴) 등은 점수가 훨씬 떨어졌다. EU 감축안이 시행되면 환경기술 개발에 뒤쳐진 독일 자동차들이 고전을 면치못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 정부가 EU 감축안에 반대하고 나선 데에는 이런 사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U 산업담당 집행위원 군터 베르호이겐은 "이번 방안은 혁신을 위한 자극이라고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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