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55

스포츠와 테러

유서깊은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가 폭탄테러로 얼룩졌다. 이번 테러처럼 대형 스포츠행사가 테러범들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뮌헨 ‘검은 9월단’ 사건을 비롯해, 스포츠 행사를 노린 공격들은 많았다. 수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이고, 행사장에 집결하는 사람들도 많아 테러범들의 목표물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1972 독일 뮌헨올림픽을 피로 물들게 한 ‘검은9월단’ 사건이다.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을 벌이던 무장집단 ‘검은 9월단’이 뮌헨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던 이스라엘 대표팀 선수 11명을 인질로 잡고 인질극을 벌인 뒤 전원 살해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이스라엘 대표팀을 인질로 삼은 ‘검은 9월단’.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과 세계가 큰 충격을 받았지만,..

누가, 왜? 보스턴 사건, '자생적 테러'인가

미 연방수사국(FBI)이 15일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 현장 주변 폐쇄회로TV 영상과 관람객들 동영상을 훑으며 범인을 찾고 있으나 아직까지 ‘누가, 왜’ 저질렀는지를 알려주는 단서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사람도 없고,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나 인물도 없다. 2001년 9·11 테러나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동시다발 열차폭탄테러, 2005년 영국 런던 7·7 지하철 연쇄테러 때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 범행을 인정하고 나왔던 것과는 다르다.또 보스턴에서 터진 폭탄은 군용폭탄이 아닌 사제 소형폭탄에 베어링을 넣어 파괴력을 극대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들의 ‘폭탄 전문가’들이 만들었다고 보기엔 조악하다. 보스턴글로브 등은 미국 내 ‘자생적 테러범’의 소행 쪽..

베네수엘라 차베스 진영 '선거에선 승리, 정치적으론 패배'

14일 밤(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가 발표되자 야당 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를 3000건 이상 갖고 있다”, “여당 후보인 니콜라스 마두로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에도 정통성이 없었고 이번 대선으로 집권하더라도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맹공격했다. 30만표도 안 되는 표차, 2%포인트에 못 미치는 득표율 차이로 패배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불복을 선언한 것이다. 마두로는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대통령이 지난해 직접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 인물이다.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차베스 집권 시절 국회의장과 부통령을 지냈으며 암 투병중인 차베스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지난달 차베스가 사망한 뒤에는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며 선거 정국을 이끌었다. 카프릴레스는 여러모..

BBC기자, 학생인 척 '북한 잠입취재'

영국 BBC방송 기자가 학생인 양 가장해 북한을 방문, 취재한 사실이 드러났다.영국 런던경제대학(LSE)은 13일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BBC방송 기자가 우리 학생들 틈에 끼어 북한을 잠입취재했다”고 밝히고 “방송사와 취재팀은 이런 사실을 사전에 학교 측에 알리지 않았으며, 북한 방문에 동행한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BBC방송은 매주 월요일 방송되는 시사프로그램 의 취재기자 존 스위니가 지난달 LSE 학생들로 이뤄진 북한 방문단에 끼어 북한을 취재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취재 전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북한 ‘잠입취재’ 내용을 담은 예고편을 소개한 BBC방송 웹사이트. LSE 박사과정 학생들은 지난달 북한을 8일간 방문하면서 평양과 교외 지역..

미-러 '블랙리스트 싸움' - 겉으론 신경전, 물밑에선 대화?

“견제는 하되 대결은 피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인권문제를 들먹이며 서로 상대국 관리들 이름을 적은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그런데 드러난 싸움보다는 이면의 외교가 더 눈길을 끈다. 먼저 깃발을 올린 쪽은 미국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제정된 러시아인권법, 일명 ‘마그니츠키법’에 따라 미국 입국이 금지되고 경제제재를 받을 18명의 명단을 12일 발표했다. 이법은 2009년 경찰의 부패를 고발했다가 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하고 숨진 러시아 변호사세르게이 마그니츠키 사건에서 비롯됐다. 마그니츠키의 죽음은 체첸 반군탄압과 함께 러시아의 인권탄압을 상징하는 국제적인 이슈가 됐고,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인권법을 제정하면서 러시아 인권 문제를 부각시켰다. 세르게이 마그니츠키의 무덤. 경향신문 자료사진블랙리스트에..

아들 잃은 목사, 스티브 잡스 부인... 오바마의 원군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위기와 중동 사태 등 대외문제 뿐 아니라, 미국 내의 현안들로도 머리가 아프다. 수십년간 공론이 되풀이됐던 총기규제법이 의회 토론에 들어간 데다, 경제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이민법 개혁안도 다음주초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뜻밖의 우군들을 만났다. 명망 있는 기독교 목사와 정보기술(IT)분야의 유명인사들이 오바마를 외곽에서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과 로비단체인 총기협회가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며칠 전 아들을 잃은 릭 워런 목사가 규제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워런 목사는 11일 트위터에 “아들이 인터넷에서 등록되지 않은 총기를 사서 목숨을 끊었다”는 글을 올렸다. 워런의 아들 매튜 워런은 우울증과 정신질환..

"한반도 위기" CNN과 일본은 신났네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긴장 수위를 높이는 곳은 외국 언론들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이다. 20여년 전 걸프전 때 ‘전쟁 중계방송’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미국 케이블 뉴스채널 CNN은 연일 한반도 위기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방송은 간판 앵커인 짐 클랜시를 급파해 한반도 상황을 시시각각 보도하고 있다. 11일 CNN 웹사이트에는 북한 위협 일지, 북한 미사일 사정권역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지도, 남북한 긴장의 무대인 비무장지대(DMZ) 르포 등이 나란히 맨 위에 올라왔다. NBC, ABC 등 미국 주요 방송들도 종군 취재 경험이 있는 기자들을 파견해 서울발 전파를 띄우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 무수단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일본이 들어 있다며 연일 불안감을 높이는 보도를 하고 있다..

"나도 크면 북한처럼" 워싱턴포스트 재미난 만평

북한의 일거수일투족, 정확히 말하면 아직까지 뭔가 행동한 것은 없으니 '말 한 마디'에 세계가 화들짝 놀라는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보여드릴 것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만평입니다. 퓰리처상을 받은 카투니스트 톰 톨스의 작품인데요. (다른 작품들을 더 구경하시려면 톰 톨스 블로그로) 핵 가지고 장난치는 꼬꼬마 김정은을 바라보며 다 늙은 이란 옹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나도 커서 쟤처럼 돼야지.' 미국이 골칫거리로 생각하는 두 존재, 북한과 이란을 나란히 꼬집었습니다. 이란, 하면 아직도 호메이니의 이미지가 강하지요.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페르시아'로 알려져 온 이 나라의 오랜 역사를 떠올릴 수도 있고요.지금 이란 최고종교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1939년생, 김정은은 19..

파키스탄 칸 박사 "북, 핵무기 사용 안 한다"

북한에 핵 기술을 전해준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77) 박사가 “북한이 핵무기를 쓸 가능성은 낮다”며 핵 위협을 평가절하했다.칸 박사는 9일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그들(북한)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북의 위협은 선전용일 뿐이라는 것이다.칸은 “북한은 아주 작은 나라여서, 미국이 (핵폭탄을) 한 발만 떨어뜨려도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모두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칸은 1990년대 북한의 핵 기술, 미사일 기술 개발을 도왔음을 다시한번 시인했다. 그는 “그 때 우리(파키스탄)는 미사일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고,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그들과 공식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핵의 ..

"마녀는 죽었다" 마거릿 대처에 대한 양극화된 평가

극악무도한 독재자나 테러범이 아닌 다음에야, 부음에는 애도가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마거릿 대처는 영국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 ‘분열과 양극화’라는 유산을 남긴 사람이다. 그래서 그에 대한 평가와 사망 뒤 반응도 극도로 양극화돼있다. [경향신문] 세계 지도자들, 대처 애도 [경향신문] 신자유주의 효시 ‘대처리즘’ 영국병 치유·양극화 폭발 상반 평가 각국 지도자들은 일제히 대처를 추모했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이 지적한대로 “생전의 적들은 대처가 숨진 그날부터 비판을 쏟아냈으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기쁨을 드러낸 의견도 적지 않았다.” ‘폐광 도시’로 변해버린 영국 북부 더럼 광부협회의 데이비드 호퍼 사무국장은 8일 “대처는 우리 공동체와 마을과 사람들을 파괴했다”며 “(대처가 숨진 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