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칼로리, 다음에는 카페인?
식음료의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이 이번엔 카페인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FDA는 “카페인이 음식물에 얼마나 함유돼 있고, 이것이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페인 검’이 등장하는 등 식품의 카페인 첨가가 늘어나자 미 FDA가 카페인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사진 www.precisionnutrition.com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대형 식품회사 링글리는 얼마전 ‘에너지 경보 검(Alert Energy Gum)’이라는 이름의 이 검을 내놓으면서 회사 측은 “바른 에너지를, 지금 당장”이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검을 씹어 각성 효과를 얻는 것을 ‘제대로 된 에너지’라 홍보한 것이다.
카페인이 잔뜩 들어있는 이른바 ‘에너지 음료’들은 많았지만 각성 효과를 내세운 ‘에너지 검’까지 등장하자 논란이 벌어졌고, 급기야 FDA가 카페인 조사에 나서게 됐다. 마이클 테일러 FDA 식품담당 부국장은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음식물에 카페인을 첨가하는 일이 늘어나는 것은 FDA의 예상을 넘어서는 일”이라며 카페인 첨가를 규제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FDA는 커피나 음료 등 기존에 알려진 식품 외에 카페인 검 같은 ‘새롭고 손쉬운 카페인 공급원’들이 생겨남으로써 아이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조사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FDA는 에너지 음료의 안전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현대인들이 매일 들이마시는 카페인 전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이언티픽 어메리칸’은 미국 문화의 한 단면이 되어버린 카페인 섭취 습관을 들여다보는 기사를 실었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모았던 TV 드라마 ‘프렌즈’에는 커피숍이 배경으로 늘 나오며, 등장인물들이 매회마다 20온스(약 570g)짜리 대형 머그잔으로 커피를 마신다. 더군다나 6명의 주인공이 거의 회마다 2잔 이상씩 커피를 들이키는 것으로 나온다. 이대로라면 주인공들은 각각 하루에 1리터가 넘는 커피를 마신다는 얘기다.
미국 유명 커피체인 스타벅스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온스 분량의 커피에는 카페인 480밀리그램(mg)이 들어 있다. 사이언티픽 어메리칸은 “우리의 ‘프렌즈’들은 10시즌에 걸쳐 하루 1360mg씩의 카페인을 섭취했다는 뜻”이라며 “이 정도면 충분히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선 카페인 1일 섭취제한량 같은 기준은 없다. 한국에서도 제한 기준은 없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한국인에게 안전한 카페인의 1일 섭취량’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는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 어린이는 체중 1kg당 카페인 2.5mg 이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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