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조지 W 부시 "역사가 나를 심판할 것"

딸기21 2013. 4. 23. 14:49
728x90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역사가 나를 심판할 것”이라 말했다고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시는 25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조지 W 부시 기념관’ 헌정식을 앞두고 이 신문과 전화인터뷰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헌정된 기념관과 관련해 집권기의 공과를 둘러싼 토론장이 아닌 “사실을 전시해 놓는 곳(a place to lay out facts)”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임 뒤 ‘조용한 은퇴자의 생활’을 보내고 있는 조지 W 부시 전대통령. 사진 조지 W 부시 기념재단



이 기념관은 댈러스의 서던메소디스트대학 내에 세워졌다. 헌정식에는 오바마를 비롯해 부시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등 생존해 있는 전 대통령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부시의 초청을 받아 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미국 재정을 거덜내고 숱한 미군 사망자를 낸 것에 항의하는 단체들은 헌정식 당일 시위를 벌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부시는 2001년 9·11 테러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퇴색되고 있지만 (그 사건을 일으킨) 악(惡)은 지금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잇단 말 실수와 어처구니 없는 행동, 두 차례 전쟁 등으로 비난받았던 그는 “내가 한 일은 내가 한 것이고, 최종적으로 역사가 심판할 것(I did what I did and ultimately history will judge)”이라고 말했다.

‘역사가 심판하리라’는 그의 말은 공교롭게도 미국의 숙적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젊은 시절 법정에서 했던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할 것”이라는 말을 연상케 한다. 카스트로는 1953년 몬카다 병영 습격사건으로 기소된 뒤 재판에서 이와 같은 진술을 했고, 2년 복역 뒤 풀려나 혁명을 일으켰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세워진 조지 W 부시 기념관. 사진 USA투데이



앞서 워싱턴포스트에는 부시의 대테러전쟁에 대한 미국 내의 부정적인 평가를 되짚어봐야 한다며 부시의 ‘정치적 복권’을 주장하는 한 해군대학 교수의 글이 실리기도 했다. 최근 벌어진 보스턴 폭발공격에 대해 버락 오바마 정부는 공식적으로 ‘테러’라는 규정을 피하고 있지만, 일부 우파들은 보스턴 사건 뒤 부시 식의 ‘테러와의 전쟁’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시는 2009년 1월 퇴임한 뒤 정치 이슈에 대해 일언반구 말을 하지 않은 채 ‘그림 그리기와 페이스북으로 소일’하고 있다. 그는 후임자인 오바마의 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논평도 하지 않겠다”고 퇴임하면서 밝혔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