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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발랄 비타, 2단계.

1. 촉촉한 인생 부문 -째즈: 째즈라는 장르를 통째 좋아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깨달았다. 아프로쿠반 째즈로 범위를 제한키로 결정. 그리고 켈틱 음악은 계속 '추구'해볼 생각이다. -음악감상노트: '청재킷을 입은 노트' 7페이지까지 작성 완료. -악기 연주: 오늘 드디어 기타를 샀다. 오베이션(은 유명한 브랜드이고, 내가 산 것은 그걸 흉내낸)형의 기타인데, 나뭇잎 무늬로 된 것. 여기서는 '나뭇잎 무늬'라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 중앙에 시커먼 구멍 뚫린 것 말고, 나뭇잎 부분에 새까만(이 어감상의 차이에 주목하라)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것. 실은 내가 예전에 쳤던 기타가 바로 이렇게 생긴 거였다. 이제 기타를 '연주'하는 일만 남았는데, 그것이 난제다. 우선 기타를 잘 못 치고, 더욱이 손가락으로 ..

미카엘 엔데, '기관차 대여행'

어렸을 때 봤던 가 다시 출간됐다는 복음을 이제 접했다. 오늘 알라딘에서 '용케 생각난 김에' 미카엘 엔데의 책들을 찾아보니 길벗에서 이라는 이름으로 재출간돼 있었다. 엔데는 나 로 아주 유명하지만 이상하게도 는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운이 좋아서였는지, 엔데의 첫 작품인 를 먼저 읽었다. 1부는 원제 그대로 였고, 2부는 이었는데 모두 두 권씩으로 돼 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몇번을 들춰가며 보고, 삽화를 들여다보고, 머리와 가슴과 손과 간과 내장에까지 꼭꼭 간직해놨다. 그 뒤로 도 보고 , 도 봤는데 모두 아주 재미있었지만 만큼은 못했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것의 줄거리를 보니, 제목에서부터 의역을 해서인지 내가 생각했던 느낌이 나지를 않았다. '알퐁소 12시15분전 임..

딸기네 책방 2002.08.14

마틴 브룩스, '초파리'

20세기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초파리 An Experimental Life 마틴 브룩스 (지은이), 이충호 (옮긴이) | 이마고 를 읽은 뒤 인도라는 주제를 좀 더 읽어볼까 하다가, 책꽂이에 꽂혀있는 두꺼운 를 포기(!)하고 다시 유전자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며칠새 유전자에 관한 책 2권(와 )을 읽었는데 둘 다 내용이 제법 있는 책들이다. 그렇지만 전자는 주제의식에 비해 재미가 없었으므로 생략하고 에 대해서만 소개를 하자면. 유전자라는 말, 과학전공자들끼리만 소곤소곤하는 단어가 아님은 분명하다. 신문에건 어디에건 툭하면 등장하는 '흔한 단어'가 된지 이미 오래다. 앞에 '20세기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원제는 Fly: an experimental life인데 우리나라 번역본에..

마하트마 간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 간디.

마하트마 간디 -Rediscovering Gandhi 요게시 차다 (지은이), 정영목 (옮긴이) | 한길사 . 이름만으로도 부담스러운 인물이다. 책을 읽는 사이사이, '읽고 나면 글로 남기고 싶은 감상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마지막장을 덮고 난 지금 오히려 내 머리속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내가 최근 세운 계획 중의 하나는 이 사람에 대해 '이해'를 해본다는 것도 들어있었다. 850쪽이 넘는 긴 전기를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사실 의무감을 가지고 책장을 넘겼었다. 지난해 인도史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간디라는 인물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지만, 사실 내가 '생각'할 거리들이 별로 없었다. 이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단편적인 몇가지 어..

딸기네 책방 2002.08.07

프로젝트 1단계.

나의 프로젝트를 보고 비웃은 사람들이 일부 있었음을 감안, '실적을 까발기기'로 결심! 1단계- 오늘 광화문 일대를 돌면서 쇼핑을 했다. 광화문 일대-라고 해봤자 교보문고를 한바퀴 돈 것 뿐이지만. ★ 킹 오브 스윙 오케스트라. '킹 오브 스윙 오케스트라'의 씨디를 샀다. 2장으로 돼 있는데, 지금 듣고 있다. 듣기 편한 곡들인 것 같은데, 일단 째즈의 목록을 하나 둘 늘려가는 중. ★ 청재킷을 입은 공책 다짐했던대로, 음악감상 노트를 만들 것이다. 그 첫걸음으로 공책을 마련했다. 근데 실은 뭘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낼은 하루종일 저걸 정리할 계획. ★ When I met Hopper... 에드워드 호퍼와 베르메르의 미니화집을 샀다. 것두, 영어로 된 걸루... 호퍼가 주는 컬트적인 느낌, 베르메르가 ..

산책 중독.

...중독되는 것도 참 가지가지다. 난 요즘 산책중독이다. walkaholic. 집에 걸어다니다보니 하루에 일정량을 걷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하다고나 할까. 오늘은 회사에서 교보문고까지,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살금살금 걸어갔다. 귀에 이어폰 꽂고 걷는 것도 한번 해봐야 하는데, 음악 들으려면 중얼중얼(혼잣말)을 할 수가 없으니 그게 좀 안 좋다. 그래서 영 음악을 못 듣고 있다.(그러고보면, 음악 못듣는 핑계도 참 가지가지다--;) ...오늘은 교보 안에 있는 매장에서 가죽끈에 물고기를 꿰어놓은 목걸이를 샀는데, 그 목걸이를 낀 채로 샤워를 해도 될까 안 될까를 궁금해하고 있다. 젖은 가죽끈으로 사람을 묶어서 햇볕에 죄어드는 가죽끈에 숨지게 만드는 얘기를 어렸을 때 본 기억이 있다(아마도 퍼즐집이 아니었..

프로젝트 돌입

창밖을 보니 비가 생각보다 많이 오고 있을 때. 장마철이니까 비가 올 만도 한데 왜 놀라는 걸까. 우산도 챙겨왔는데. 방금전처럼, 사무실의 커다란 유리창을 쳐다보니 비가 쏟아지고 빗방울이 송글송글 유리를 덮고 있는 것이 보일 때면 깜짝 놀라곤 한다...실은, 사무실 텔레비전에서 남자의 딱딱한 말소리가 들릴 때에도 나는 자꾸 놀란다. 아주 약간의 긴장. 우리 사무실에서 오전에 텔레비전 소리 크게 틀어놓는 것은, 대통령이나 혹은 누군가의 중요한 발표가 있을 때이다. 내각 교체라든가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라든가, 아니면 청문회라든가, 하여튼 뭐 그런거. 하긴, 귀기울여 들어봤자 세상 별로 달라지는 거 없더라만 그래도 '긴장된 목소리의 누군가'가 말을 하는 걸 들으면 나도 덩달아 긴장된다...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

무서운 아르헨티나

어제 케이블에서 틀어주는 축구경기를 봤다. 아르헨티나 리그 1위인 리베르 플라테(River Plate)와 3위인 힘나시아와의 경기였는데, 좀 오래된 경기인지 리베르 플라테에는 아르헨 국가대표인 아리엘 오르테가가 뛰고 있었다. 화질이 좀 별로이긴 했지만 경기 자체는 아주 재미있었다. 또 심판이 한-포르투갈전에서 후앙 핀투에게 레드카드 줬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이 경기의 히어로는 리베르 플라테의 페르난도 카베나기(Fernando CAVENAGHI) 선수. 이제 19살인데, 후반전이 반 정도 흘렀을 때 아주 멋있는 중거리 슈웃! (카베나기는 나이는 어리지만 이탈리아의 명문 클럽 유벤투스와 라치오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K리그에도 이런 애 하나 있었으면!) 힘나시아는 힘겹게 만회골을 뽑으려고 애썼지..

면역체계가 무너진 축빠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의 앤드루 조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면역학 연구동향'이라는 전문지 7월호에 내놓은 논문 내용. (논문을 다 읽은 것은 물론 아니고, 미 생명공학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생명공학의 최근 연구동향을 쉽게 훑어볼 수 있다. 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권해주고 싶은 홈페이지다. 업계 소식도 아주 잘 나와 있다. 뉴욕타임스나 BBC같은 보통의 언론들보다 하루이틀씩 빨리 소식이 실린다.) 인간게놈지도가 작년에 만들어졌는데, 첫째 리처드 르원틴 같은 사람이 '20년 가도 다 못 할 것'이라고 악담(?)했던 작업이 10년만에 끝나버렸다는 것, 둘째, 인간의 유전자 숫자가 생각보다 적었다는 것. 10만개는 될 줄 알았는데 기껏 3만개(아직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밖에 ..

추억은 계속됩니다

어제 우리나라와 독일팀의 경기를 보고 잠시 아지님과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우리나라 사람들 모두)는 이번 월드컵을 평생 잊지 못할 거라고. 2002년 6월, 23명의 선수들 뿐 아니라 모두가(정말 모두가!) 함께 땀에 절어 울고 웃었던, 기쁨과 탄식을 함께 나누었던 초여름날의 기억은 평생토록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을 겁니다. 거리에서 혹은 집에서까지도 'red'라는 흰 글자가 선명히 새겨진 빨간 티셔츠를 입고 환호하면서 보냈던 이 여름날은, 제 인생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정말로, 네덜란드라는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 거스 히딩크가 스물 세명의 청년들을 조련해 일궈낸 기적같은 사건은 우리에게는 마음속 보물로 영원히 남아있을 겁니다. 히딩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