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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한 주간의 외신

부패, 탈세, 허위 회계,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 등으로 이미 8건의 재판에 회부돼 있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게 재판 하나가 더해졌다. 앞서 기소된 사건들 중 하나와 관련해 영국인 변호사에게 뇌물을 줬다가 들통나 기소된 것. 축구클럽 AC밀란을 비롯해 방송국과 비디오체인 등 미디어그룹을 소유한 소문난 재벌 베를루스코니 전총리는 부패 스캔들에 허덕이다가 지난 4월 총선에서 박빙의 차로 좌파 연합에 밀려났다. 과올해 90살이 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은 재임시절 발생한 고문, 살인, 납치 등 배후조종 혐의로 이날 가택연금됐다. 피노체트는 인권유린 혐의로 1998년 이래 이미 5번 체포된 전력이 있다. 198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악명 높은 인종분리를 자행했던 PW 보타 ..

오류의 시대- 진심은 마음을 움직인다

오류의 시대 - 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조지 소로스 (지은이) | 이진명 외 (옮긴이) | 네모북스 | 2006-10-16 현실을 예측하고 행동하는 순간, 우리의 행동은 현실에 영향을 미쳐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어버린다. 빗나가는 정도가 클 때도 있고 거의 미미할 때도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 소로스는 그것을 ‘재귀성’이라고 부르면서 법칙의 수준으로 승화시키려 애쓰고 있다. 따지고 보면 별로 특별한 개념은 아니지만, 어, 이건 양자역학이랑 똑같다, 관측자가 관측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아무튼 그래서 현실은 예측과는 달라지는데, 모두가 한 가지를 예측하다보면 거품이 끼게 된다. 저기다 투자하면 돈 번단다! 몰려가자! 그런데 모두가 몰려가다 보면 거품이 끼고, 하나하나의 행위들이 모여 예측과 다른 결과(..

딸기네 책방 2006.11.06

레벤스보른, '히틀러의 아이들'

히틀러 시절 나치 독일이 `인종적으로 우월한 아리안족'의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해 뽑아 양육했던 아이들이 있다. 금발에 푸른 눈, 창백한 흰 얼굴을 가진 이 아이들이 노인이 되어 한데 모였다. 로이터통신은 나치의 `레벤스보른(Lebensborn·생명의 샘)' 계획에 따라 키워졌던 아이들이 독일 북서부 마크데부르크주에 있는 베르니게로데에서 4일 만나 당시의 상처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나치는 순수 독일 `아리안 인종'에 대한 신화를 퍼뜨리면서 아리안족 순혈로 판명된 가족에게는 다산을 장려하며 정부 보조금을 지불하고, 반대로 정신지체인이나 혼혈아, 유대인 등은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는 낙인을 찍어 강제 불임을 시키고 학살했다. 나치는 신체적 기준으로 아이들을 선발, 부모에게서 격리시켜 집단양육하..

인물로 본 한 주간의 세계

니카라과 대선에서 좌파 지도자 다니엘 오르테가 전 대통령이 미국이 지지해온 보수파 후보를 누르고 사실상 당선됐다. 미국은 경제원조 중단 압력을 넣은 반면 베네수엘라는 후원을 약속하는 등 국제정치의 대리전이 시작됐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오르테가 새 정부의 앞날은 순탄치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인 작가 조너선 리텔이 유대인 학살에 관한 소설 `호의적인 사람들'로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을 받았다. 작가생활 5년째인 리텔은 프랑스와 미국, 스페인 등에서 자라고 활동한 전형적인 코스모폴리탄으로, 데뷔작을 가지고 공쿠르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한편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는 이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유엔 세계식량프로그램(WFP) 새..

유럽 대규모 정전사태

겨울 초입에 들어선 4일 밤 독일을 비롯해 유럽 곳곳에서 대규모 연쇄 정전이 발생했다. 이날 밤 정전은 독일에서 갑자기 추위가 닥치면서 일어났다. 전력수요가 급증한 와중에 독일 전력업체 관계자들이 북서부 쾰른에서 송전망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자 고압선을 차단하면서 과부하가 걸린 것. 쾰른에 이어 독일이 자랑하는 루르 공업단지에도 전력 공급이 30분 가량 중단됐으며 열차 수십대가 2시간 가까이 멈춰섰다. 이어 유럽의 변전소들에서 연쇄적으로 송전이 자동 차단되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 각국들로 정전이 퍼져갔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프랑스 파리와 동부 지역에서는 500만명이 정전을 겪었으며,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르고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피..

인간은 기후를 지배할 수 있을까? - 당신이 지금 창밖을 보고 있다면

인간은 기후를 지배할 수 있을까? 윌리엄 K. 스티븐스 (지은이) | 오재호 (옮긴이) | 지성사 | 2005-02-25 “당신이 지금 창밖을 보고 있다면 당신이 본 날씨의 일정 부분은 당신이 만든 것이고, 앞으로 50년을 더 내다볼 수 있다면 그만큼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356쪽) 미국의 기후전문가 토머스 리처드 칼이라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 날씨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참 특이한 취향이다 싶지만, 그 어린아이는 자라서 미국 기후연구 센터에서 일을 시작했고, 기후변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가 됐다. 칼 박사가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기후변화가 지구온난화라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물론이고, 지구온난화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 현상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었..

딸기네 책방 2006.11.03

[스크랩] 사라져가는 목소리들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다니엘 네틀 | 수잔 로메인 (지은이) | 김정화 (옮긴이) | 이제이북스 알래스카 코르도바 지역의 마지막 에야크 인디언인 마리 스미스는 유일한 순혈 에야크인이자 에야크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을 때의 느낌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게 왜 나인지, 그리고 왜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건지 나는 몰라요. 분명히 말하지만, 마음이 아파요. 정말 마음이 아파요…” (35쪽) 테비크 에센크, 붉은천둥구름, 로신다 놀라스케스, 로라 소머설, 네드 매드럴, 아서 베넷은 서로 수천 킬로미터씩 떨어진 곳에서 현저하게 다른 문화적·경제적 환경에서 살다가 죽었다. 그들의 사회를 파괴하고, 그들을 죽어가는 언어의 마지막 대변자로 만든 정확한 요인들은 상당히 다르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여러 면에서 놀랄..

딸기네 책방 2006.11.03

보타의 죽음과 만델라의 '추모'

"어두운 시대를 상징했던 인물이지만 우리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를 실시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PW 보타 전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극심한 탄압을 받았던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은 보타의 마지막 길에 용서와 애도를 보냈다. 90세 고령이었던 보타의 사망은 큰 뉴스가 아니지만, 일생의 숙적이었던 그를 용서하고 누구보다 먼저 추모한 만델라의 모습은 다시 한번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언제나 할아버지 하시는 일에 감동하는 딸기는 당근 또다시 감동받음 ㅠ.ㅠ) ▶ P.W. Botha (left) and Nelson Mandela meet in November 1997 to discuss the 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 after Bo..

생명의 미래- 칭찬도 시니컬하게

The Future Of Life. Edward O. Wilson. VINTAGE 여름휴가 때 폼 잡으려고 들고 갔다가 당연히 다 못 읽고,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야금야금, 꽤 재미있게, 끝을 냈다. 한번 훑어보긴 했지만 워낙 단어가 딸려서;; 다 이해했다고 말은 못하겠다. 책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자는 내용인데 멸종 위기 동식물 구체적인 케이스들과 보존운동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 ‘에드워드 윌슨’ 이라는 이름이 주는 모종의 관념이 있다. 이 사람에 대한 글 토막들은 여러번 봤고(교양 수준의 생물학 책 중에서 윌슨 이름 한번 나오지 않는 책을 찾기는 힘들다) 윌슨의 저작을 직접 읽은 것은 ‘통섭’ 이래 이번이 겨우 두 번째다. 그러니 내가 윌슨에 대해 안다 모른다 말할 게재는 전혀 아닙니다만..,, 이..

[스크랩] 누구누구가 뽑은 '쵝오 웃긴 시'

젊은 동리 술이 거나해지자 젊은 동리가 젊은 미당 앞에서 어젯밤에 잠 아니와서 지었다는 자작시 한 수를 낭송했다. "벙어리도 꽃이 피면 우는 것을." 미당이 들고 있던 술잔을 탁 내려놓고 무릎을 치며 탄복해 마지않았다. "벙어리도 꽃이 피면 우는 것을......이라. 내 이제야말로 자네를 시인으로 인정컸 네." 그러자 동리가 그 대춧빛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대꾸했다. "아이다 이 사람아. 벙어리도 꼬집히면 우는 것을......이다." 미당이 나머지 한 손으로 술상을 꽝 내리치면서 소리쳤다. "됐네 이 사람아!" 이시영, 아르갈의 향기 중에서

딸기네 책방 200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