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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버티고 - 역겨운 명품 기행문

아메리칸 버티고 American Vertigo (2006)베르나르 앙리 레비 (지은이) | 김병욱 (옮긴이) | 황금부엉이 | 2006-12-25 1831년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 여행을 좇아 베르나르 앙리 레비가 애틀랜틱 먼슬리 후원으로 미국을 돌아다닌 뒤 생각나는 것들을 적었다. ‘유럽에서 태어나 유럽을 내리누르고 그러면서도 유럽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집나간 자식 미국’을 바라보는 유럽인의 시선이 책 전체에 깔려 있다. 저자 스스로 밝힌대로 책은 유럽인과 미국인 사이의 이야기이고, 양쪽의 차이와 관계와 변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티브나 저자나, 구색 잘 갖춘, 명품지향 브랜드지향 기행문이다. 프랑스식 말장난 겸 말꼬기로 우아한 척 한껏 폼을 잡았다. 바락 오바마, 워렌 비티 등에 대한 인물..

딸기네 책방 2007.03.26

커피.

별로 입맛이 까다롭다거나 식도락을 즐긴다거나 하는 편은 아니어서(식탐은 좀 있습니다만;;) 맛집 같은 것도 잘 모르고 한데, '입의 호사'를 한다 할만한 게 있다면 커피, 차, 그런 종류입니다. 물은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안 마시는데(나쁜 버릇이라는 것 알고는 있어요) 책상 위, 서랍 속, 아무튼 주변에 녹차, 홍차, 루이보스티, 인스턴트 커피, 원두커피 티백에 담아둔 것, 불가리스, 우유, 심지어 비타500까지, 마실것들이 어찌나 많이 늘어서 있는지. 이러니 자주 엎지를 수 밖에요... 케냐에서 사온 커피가 다 떨어졌어요 ㅠ.ㅠ 어디에서 난 것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제 아지님이 'Masai Coffee'라고 쓰여있는 곱게 간 원두커피를 꺼냈는데 향이 참 좋더군요. 이젠 뱃속으로 모두 사라져버린 케냐 산..

잘 나가는 중국도 러시아 앞에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26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후주석은 사흘간 러시아에 머물면서 40억달러 규모의 양국간 거래를 성사시킬 예정이며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기 위해 집중적인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들은 후주석이 25일 베이징을 떠나 중앙아시아에 있는 러시아 연방 내 공화국 타타르스탄을 방문, 중국 국영 석유회사들이 투자한 러시아 6위 석유회사 타트네프트 산유시설을 방문한 뒤 모스크바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2002년11월 취임이래 이번이 세번째. 후 주석은 모스크바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 언론들과 가진 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아주 왕성해져서 이제는 과거 예측하지 못한 수준으로까지 가까..

베네수엘라엔 뭔가가 있다

우고 차베스라는 인물, 보수적인 신문들에 나오는 것처럼 정말 ‘또라이’인가. 그렇게 또라이라면 영국의 ‘내놓은 좌파’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은 왜 차베스가 런던에 찾아오자 버선발로 환영하면서 차베스의 에너지 공급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던 걸까. 왜 남미에서는 차베스의 말발이 여기저기 먹히는 걸까.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의 ‘좌파 대통령’들이 차베스와 나란히 어깨걸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그쪽 동네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이는데 말이다. 차베스라는 사람에 대한 반응은, 요즘 들어선, 거의 카스트로 못잖게 갈리는 것 같다. 스스로 “예수와 카스트로가 나의 모델”이라 말하는 차베스, “이제는 21세기 새로운 사회주의 혁명의 시대”라면서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려는 듯 좌충우돌하는 이단..

딸기네 책방 2007.03.26

인간동물원- 빌딩 숲 속 인간은 어째서 들판을 갈망하는가

인간 동물원 The Human Zoo (1969,1996) 데즈먼드 모리스 (지은이) | 김경수 (그림) | 김석희 (옮긴이) | 물병자리 | 2003-12-16 ‘털없는 원숭이’를 예전에 친구에게서 빌려와 놓고 몇 년을 못 읽다가 그냥 다시 돌려주었고, ‘벌거벗은 여자’를 2004년에 읽은 뒤 다소 실망했던 적이 있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책과는 그다지 인연이 없는 편인 것 같은데 기대 밖으로 이 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털없는 원숭이’가 나온 것이 1967년이고 이 책은 1969년 작이라니 꽤 오래됐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다른 분야도 그렇기야 하겠지만) 책의 출간시점이 아무래도 중요한데, 이런 종류의 책을 38년이 지나 읽다 보면 시기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를 들자면 이 책에는 ‘세..

딸기네 책방 2007.03.25

질병판매학- 약이 병을 낳고 병이 돈을 낳는다

질병판매학 Selling Sickness (2005)레이 모이니헌 | 앨런 커셀스 (지은이) | 홍혜걸 (옮긴이) | 알마 | 2006-11-07 “집으로 돌아온 남편이 회사에서 부장과 트러블이 있어 신경질이 많이 났다고 하길래 사회불안장애를 줄여주기 위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나온 항우울증·불안장애 치료제 ‘팍실’을 갖다줬다. 하필이면 나도 생리 전이라 기분이 좋지 않고 나돌아 다니기도 싫다. 그나마 2주 전에 미리 미국 엘리릴리에서 나온 월경 전 불쾌장애 치료제인 ‘사라펨’을 먹었더니 이번 달엔 예전보다 우울증이 좀 덜한 것 같기도 하다. 딸아이는 또 숙제를 안 해 간 모양이다. TV 시사프로그램을 보니 요즘 주의력 결핍장애가 많다던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고 약도 받아와야겠다. 내일은 여..

간디와 마틴 루터 킹에게서 배우는 비폭력

간디와 마틴 루터 킹에게서 배우는 비폭력마리 아네스 꽁브끄 | 귀 들뢰리 (지은이) | 이재형 (옮긴이) | 삼인 | 2004-06-30 짧은 책인데 사놓고 2년이 넘어서야 읽었다. 간디와 마틴 루터 킹. 간디에 대해서는 전기를 읽고 나서 ‘(존경심을 한껏 담아)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킹 목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어서 새로웠다. 역시 간디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 킹 목사는 여전히 잘 모르는 사람. 하지만 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비폭력. 어쩌면 폭력적인 저항은 그 자체가 비폭력보다 비겁한 마음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것, 알 듯 모를 듯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압제와 불의가 나를 누를 때 분연히 주먹을 들고 떨쳐 일어나는 것은 나 같은 사람에겐 참 어려..

딸기네 책방 2007.03.23

어느 크리켓 감독의 죽음

크리켓이라는 스포츠에 대해선 통 모르는데요, 영국 연방에 들어있거나 영국 식민지였던 나라들에서 아주 인기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영국과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4년마다 떠들썩하게 만들던 크리켓 월드컵이 이번엔 한 감독의 죽음으로 격랑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숨진 인물이 크리켓 세계에선 심벌이라 할 정도로 유명인사였던 것도 그렇지만 죽음을 둘러싼 과정이 심상치 않은데요. '스포츠 노마드(유목민)'로 세계를 돌아다녔던 화려한 인생 역정, 지휘를 맡았던 선수단의 불화와 예상치 못했던 패배, 성난 팬들의 공격, 예전 팀에서의 스캔들이 뒤섞여 소설같은 줄거리가 만들어진 것이죠. 카리브해 호텔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 크리켓 강국 파키스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밥 울머(58)가 숨진 것은 지난 18일..

바그다드에 간 반기문 총장, '가슴이 철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연설을 하는 도중, 주변에 로켓포가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3년반 전 이라크 특사로 와있던 사무차장 등을 테러공격으로 잃었던 유엔과 이라크 정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반총장이 야심찬 이라크 재건 지원계획을 내놓고 모처럼 바그다드에서 유엔의 역할을 강화하려 하는 참에 벌어진 일이다. "치안 강화" 말 끝나자 `쾅' 반총장은 22일 극비리에 바그다드를 찾아 티그리스 강변 국제지구, 이른바 `그린 존(greenzone:안전지대)' 안에 있는 총리 공관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총리를 만났다. 반총장은 1시간여 알 말리 총리와 비공개 회담을 가진 뒤 공관 내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반총장의 이라크 방문은 취임 이래 처음이며, 유엔 총..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

스위스에 세계에서 가장 긴 57㎞의 터널이 만들어진다. BBC방송은 21일 스위스 정부가 오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알프스 산악지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터널을 뚫기로 하고 노선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터널은 취리히 근교 짐머베르크에서 남쪽 루가노까지 57km 구간에 만들어진다. 이 터널이 완성되면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 해저터널(53.8㎞), 영국-프랑스 간 해저터널(50.5㎞)을 제치고 세계 최장 터널로 기록될 전망이다. 새 터널은 이미 공사가 시작된 15㎞ 길이의 고타르 지반터널을 포함하게 되는데, 남쪽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취리히까지 이어지는 철도의 수송 속도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노상 철도들이 밀라노돥취리히 노선을 통행하고 있으나 구간마다 높이가 달라 속도를 못낸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