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마이크와 스피커 같은 현대적 음향기기 없이도 1만4000명에게 배우들의 대사가 생생히 전달됐다던 고대 그리스 반원형 극장의 비밀은 무엇일까.
미국 조지아대 공대의 니코 데클레르크 교수 등 과학자들이 기원전 4세기에 축조된 그리스 에피다우루스의 극장을 조사해 음향효과의 비밀을 풀어냈다고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6일 보도했습니다. 펠로폰네소스 해협 근처에 위치한 에피다우루스는 고대 헬레니즘 문화가 꽃을 피웠던 지역 중 하나로, 반원형 극장을 비롯한 유적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고 합니다.
고대의 저명한 건축가였던 폴리클레이토스2세의 작품인 이 극장은 무대를 중심으로 반원형 객석이 55줄로 둘러쳐져 있다는데요. 연구팀 조사결과 맨 뒷자리까지 배우의 육성이 생생히 전해질 수 있었던 놀라운 공법의 열쇠는 무대가 아닌 객석에 있었다는 겁니다.
뒤로 갈수록 높아지게끔 해놓은 객석들은 석회암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석회암은 낮은 주파수의 소리는 흡수하고 높은 주파수의 소리는 반사해 증폭시킨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청중의 웅성거림 같은 잡음은 여과되고, 무대의 대사는 더 크게 들린다는 겁니다. 계단식 청중석의 굴곡진 표면이 소리를 잡는 천연의 덫 기능을 했던 셈입니다.
배우의 음성 중 낮은 주파수대에 해당되는 소리도 함께 흡수되지 않을까... 맞습니다, 하지만 청중들은 `버추얼 피치'라고 불리는 독특한 현상 덕에 음역의 사라진 부분을 머리 속에서 자동으로 복구하게 된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전화통화를 할 때에도 저주파 음역이 사라지지만 통화자들은 지장없이 상대방 음성을 듣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고대인들의 놀라운 과학기술! 이라고 감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얘네 보도에 따르면, 고대인들이 다 알고서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고 우연의 힘이었다는군요. 고대 그리스에서 이 극장처럼 만들어보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하는데, 잘 되지 않았다나요. 재료들이 다 제각각이었대요.
이 얘기 듣고 떠오른 딸기의 의문.... 제가 요르단의 제라시에서 반원형극장에 들른 적 있는데, 거기는 객석이 석회석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암튼 신기하게도 잘 들렸어요. 어찌된 일인지... ㅎㅎ
728x90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대전화 때문에 벌들이 사라진다? (0) | 2007.04.16 |
---|---|
230억원짜리 '우주의 만찬' (0) | 2007.04.10 |
얘 좀 보세요! (2) | 2007.04.03 |
보노의 목소리 (0) | 2007.03.30 |
커피. (0) | 2007.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