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도는데 성공했던 것은 46년 전인 1961년 4월 12일. 러시아는 이 날을 `우주비행사의 날'로 정해 지금도 기념하고 있다. 올해 우주비행사의 날에는 지구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아주 특별한 만찬이 벌어질 전망이다. 우주여행에 나선 미국의 한 갑부가 ISS를 방문해 미국인, 러시아인 우주비행사와 함께 화려한 만찬을 즐기기로 한 것.
AP통신은 미국인 우주관광객 찰스 시모니(58)가 9일(러시아 시각) 동행한 우주비행사 2명과 함께 ISS에 무사히 도착해 짐을 풀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에 있는 러시아 코스모드롬(우주기지)에서 소유즈 우주왕복선을 타고 출발한지 이틀만이다. 2001년 미국 기업인 데니스 티토가 첫 민간 우주여행의 스타트를 끊은 이래 ISS는 다섯번째 여행객을 맞게 됐다.
시모니는 미국 소프트웨어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 액셀 등의 프로그램 기획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헝가리계 이민자 출신인 그는 미국에 와 성공한 뒤 어릴적 꿈이었던 우주비행에 나서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또 한 명의 스타가 됐다. 게다가 그의 애인은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마사 스튜어트. 스튜어트는 모스크바 근교 코롤료프에 있는 러시아 우주관제센터까지 찾아와 시모니가 ISS에 내려서는 장면을 지켜보고 화상 대화까지 나눴다.
시모니는 이번 여행에서 ISS 체류 중 인체 방사능 노출 정도를 조사받는 등 몇가지 우주과학 실험에도 직접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오는 12일 펼쳐질 `우주의 만찬'. 시모니는 우주를 향해 첫 발을 내딛었던 최초의 인물인 가가린을 기념하기 위해 절인 메추라기 구이와 오리 닭가슴살 요리, 최고급 와인 등 특별 메뉴들을 준비해갔다. 진공상태로 특수포장된 요리들은 애인 스튜어트가 골라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모니는 ISS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인 미하일 튜린과 미국인 서니타 윌리엄스 등 우주인들과 함께 할 저녁식사 때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번 여행에 시모니가 지불한 돈은 2500만 달러(약 230억원)에 이른다. ISS의 만찬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저녁식사가 되는 셈이다.
시모니는 헝가리에서 자라던 시절 컴퓨터 엔지니어의 꿈을 키우게 해줬던 낡은 소련제 우랄(Ural)2 컴퓨터도 기념품으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열흘간의 체류를 마친 뒤 오는 20일 지구로 귀환할 계획이다.
데니스 티토(미국) 2001년
마크 셔틀워스(남아프리카공화국) 2002년
그레그 올슨(미국) 2005년
아누셰 안사리(미국) 2006년
찰스 시모니(미국)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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