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바이오 붐 타고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판친다?

딸기21 2007. 4. 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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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존 휘발유 대신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붐이 일면서 유전자조작(GM) 옥수수 종자를 사용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세계 최대 GM 종자 공급자인 미국 생명공학기업 몬샌토는 4일 지난해 12월과 올 1, 2월 순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늘어났으며 특히 옥수수 종자 판매수입은 47%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사상 최고치인 주당 59.66 달러를 기록했다. 몬샌토의 매출 증가분 중 상당 부분은 GM 종자 판매가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 그랜트 몬샌토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이날 경영성과를 설명하면서 "전염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운 GM 옥수수 씨앗 판매가 크게 늘었으며 2010년을 기한으로 세웠던 매출 성장목표를 이미 앞서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랜트 회장은 "(GM 시장은) 놀라운 기회를 맞게 된 것"이라며 "의심할 여지 없이 올해는 우리에게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 작물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검증되지 않은 탓에 유럽이나 아시아, 심지어 식량 문제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에서도 기피 대상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미주 지역 농산물 수출국이 GM 재배를 늘리면서 변형 종자 재배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두와 옥수수는 이미전세계 수확량의 절반 이상이 GM 종자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 종자들 대부분이 몬샌토에서 개발된 것들이다. 몬샌토 외에 그 밖에 화학기업 듀퐁과 생명공학회사 신젠타 등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지난달말 미국 농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옥수수 재배지 올해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옥수수벨트(Corn Belt)'로 불리는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주를 중심으로 옥수수 재배지가 계속 늘고 있다. 농가들은 콩이나 면화를 키웠던 땅에 옥수수를 심고 있다. 연료용 옥수수를 생산할 경우 인체 유해성 논란에 신경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량생산 농가들의 GM 종자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종자회사들은 주장한다.
미국에서 콩 재배농가가 줄어드는 대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선 콩 재배가 늘었다. 브라질에서 나는 콩은 미국에 사료용으로 수출되거나 바이오디젤 연료로 가공된다. 이미 브라질은 대두 단일 품목에서는 세계 최대 GM 품종 생산국가인데 앞으론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바이오연료 붐과 뒤이은 GM 작물 확산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바이오에탄올 붐이 곡물가격을 올려 빈국의 식량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은 수차례 지적됐다. 게다가 바이오연료 호황 덕에 GM 작물 생산이 늘어남으로써, 환경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또 종자회사들만 이익을 보고 농민들이 흉년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곡물시장 투자전문가 제임스 바우어는 "올해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연료용 곡물생산에 뛰어든 농가들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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