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옛소련권 정정 불안 확산

딸기21 2007. 4. 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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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에너지 부국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등 옛소련권 국가들의 정치 불안이 심상찮다. 곳곳에서 시위와 소요, 유혈분쟁이 일어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
개발 붐 속에 빈부격차가 심해진데다 친서방계, 친러시아계 등으로 갈라진 정치권의 이합집산, 복잡한 종족구성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사회경제적 갈등이 쌓인 탓이다. 2년 전 잇단 `민주화 혁명'들 이후에도 민주주의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균형잡힌 발전 모델을 찾는데 실패한 옛소련권 국가들의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오일달러의 그늘에서 벌어진 카자흐스탄 민족분쟁

카자흐스탄 남동부 말로보드노예 지방에서 일어난 카자흐계-체첸계 주민들 간 충돌이 농촌 폭동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10여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유라시아넷이 현지 언론들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발단은 지난달 중순 체첸계 일가족 5명이 사소한 말다툼 끝에 카자흐계 청년들에게 몰살당한 일이었다. 이 사건이 민족갈등으로 변질돼 유혈충돌로 이어졌다. 지방정부는 경찰들을 대거 투입해 소요 참가자들을 검거하고 있다.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은 오일달러 덕에 6년 연속 두자릿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선 빈부격차와 도농 격차 때문에 사회적 긴장이 쌓이고 있다. 지난해 내내 토지분배 불균형에 대한 농민 반발과 유전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달았다. 최근에는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카자흐계 우익세력이 부상하면서 소련 시절 억눌려졌던 민족주의 세력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위에 암살기도, 불안한 나라들

유라시아 파이프라인이 교차하는 에너지 요충지 아르메니아에서는 집권당 주요 정치인이 피격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2일 밤 아르메니아 2번째 도시 지움리 시장이자 집권 공화당 유력 정치인인 바르단 구카시안이 수도 예레반에서 당 지도부를 만나고 돌아가던 길에 저격범들의 공격을 받은 것.
구카시안은 중태에 빠지고 경호원 3명이 숨졌다. 당 지도부는 지난달 25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안드라닉 마카리얀 총리의 후임을 정하기 위한 회동을 하고 있었다. 다음달 12일 총선을 앞두고 마카리얀 총리가 숨져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저격사건이 일어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마카리얀 총리의 사망과 관련해서도 정부 발표와 달리 살해된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Communists and supporters of Ukraine's premier Viktor Yanukovych rally
in Independence Square in Kiev, Tuesday, April 3, 2007. / AP

우크라이나에서는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3일 수도 키예프 등지에서는 전날 유셴코 대통령이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을 선언한 것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친서방계 유셴코 대통령 진영과 친러시아계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 진영의 갈등은 고질적인 정국 혼란 요인이 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도 2005년3월 `튤립혁명' 뒤 집권한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이 경제 부패를 뿌리뽑는데 실패하면서 사임압력을 받고 있다. 야당들은 오는 11일부터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겠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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