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파일들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사진. 꼼꼼이는 집에서 캐논 G7 카메라를 가지고 논다. 그걸 갖고 외할머니를 따라다니며 '탐정놀이'를 하고, 사진을 찍는다. 집안 여기저기를 찍고, 나름 자기 기준으로 이것저것 물건들을 골라 찍고. 엄마는 집에 오면 우선 밀린 일들부터 주섬주섬 해야 한다. 꼼꼼이는 말 없이 마루 구석에 숨어서, 혼자 사진사나 탐정 놀이를 하면서, 부엌에 있는 엄마의 뒷모습을 찍었나보다. 나는 이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식탁 밑에서 엄마를 보면서 '혼자' 놀고 있었을 꼼꼼이가 가엾어서. 내일부터는 휴가다. 꼼꼼이에게 아침에 말해주었다. "내일부터는 네가 마음대로 엄마를 귀찮게 해도 되는 기간"이라고. 신나게 놀다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