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어도 늘 화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비틀스. 요 며칠 새 비틀스에 대한 소식들이 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화제에 중심에 선 것은 폴 매카트니입니다. 영국에서 작위를 받아 ‘매카트니 경(卿·Sir McCartney)’라 불리는 매카트니가 미국 케네디 센터가 주는 공로상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BBC방송이 8일 보도했습니다. 전날 케네디 센터 발표에 따르면 매카트니는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함께 ‘미국의 문화에 평생 동안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는다고 합니다.
두 사람 외에 안무가 빌 존스, 작곡가 제리 허먼, 컨트리 스타 멜 해거드 등이 동반 수상을 한다고 하네요.
케네디 센터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은 수상자들에 대해 “미국과 전 세계의 문화를 풍요롭게 하며 전율과 감동을 주는 데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이라고 평했습니다.
특히 매카트니에 대해서는 “모든 시대를 합쳐 가장 영향력 있고 성공적인 작곡가이자 음악가로서, 끊임없이 음악의 창의성과 해석을 변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매카트니도 화답을 했지요. 매카트니는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성명을 내고 “케네디 대통령이야말로 1960년대 우리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모두에게 영감을 주었다”면서 “리버풀에서 자라난 아이(this kid)가 이런 영예를 누리게 된 것이 너무나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매카트니는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오는 12월 4일 케네디 센터에서 메달을 받습니다. 그 날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이 열린다고 하고요. 이튿날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만찬을 한다고 합니다.
케네디 센터의 공로상이 대단하긴 한 모양입니다. 예전 수상자들로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가수 밥 딜런 등이 있지요.
매카트니는 지난 6월에는 팝 음악가들에게 수여되는 거쉰 상 수상자로 선정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상을 받았는데 올해 영광이 겹치네요.
포토맥 강변의 비틀스 축제
비틀스 소식은 이뿐이 아닙니다.
지난 6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노동절 휴일을 맞아 포토맥 강변에서 펼쳐진 리버 페스티벌에 비틀스를 재연한 밴드가 등장해 열띤 반응을 불러 모았습니다.
디에고, 후안 카를로스, 프란시스코, 에리베르토 네 남자로 구성된 밴드 ‘주크박스(The Jukebox)’가 비틀스의 초기 헤어스타일을 하고, 비틀스가 썼던 기타를 들쳐 메고, 비틀스의 노래를 불러 관중들을 열광하게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지난 6일 비틀스 콘서트에서 닮은 꼴 모습으로 열창한 푸에르토리코 출신 밴드 ‘주크박스’. /AFP
Abbey Road on the River festival this Labor Day holiday weekend
그리고 진짜 비틀스. 1964년의 모습입니다. /AP FILE
리버 페스티벌은 비틀스에 깊은 영향을 받은 이들이 해마다 포토맥 강변에서 비틀스를 추억하며 벌이는 축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틀스를 기리는 음악 축제는 여럿 있지만, 이 리버 페스티벌의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합니다.
해마다 비틀스를 흉내 낸 밴드들이 나와 누가 더 ‘원조’와 똑같은가를 뽐내는데, 이번에는 50개 그룹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 ‘주크박스’가 최고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 대회는 비틀스 흉내내기에만 그치는 축제는 아니고요. 조지 해리슨의 음악을 재구성한 원맨(1인) 오케스트라라든가 바이올린-첼로-솔로 가수 등이 포함된 대규모 밴드 등 여러 형태로 비틀스의 음악을 재구성한 공연들이 선을 보인답니다. 비틀스 광팬들, 이른바 ‘비틀매니아(Beatlemania)’들의 순수한 축제인 거죠.
‘주크박스’의 솔로 기타리스트를 맡아 조지 해리슨을 재연한 프란시스코 카이롤은 AFP 인터뷰에서 “비틀스를 닮으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을 흉내 내는 데에서 그치고 싶지는 않다”면서 “사람들과 노래하고 춤추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그룹은 이미 전부터 꽤나 유명해서, 지난 4월 매카트니가 푸에르토리코에서 콘서트를 할 때에 오프닝 공연을 하기도 했다는 군요.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라틴 뮤직으로 9년 전부터 히트를 쳤던 그룹이랍니다. 그러다가 비틀스 밴드로 방향을 바꿔서, 지금은 비틀스 노래 60여곡을 연주합니다.
특별히 존 레넌을 기리는 행사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달 9일은 존 레넌이 태어난 지 70년 되는 날입니다. 레넌은 1940년 10월 9일에 태어나서 1980년 12월 8일 숨졌죠. 그러니까 살아있다면 올 해 70세가 되는 건데요.
그래서 레넌의 70세 ‘생일’을 앞두고 세계적으로 축하 메시지 논스톱 메들리 등 여러 가지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8일 소개했습니다.
주로 비틀스 팬 사이트인 BeatlesNews.com 그리고 레넌 팬 페이지인 HappyBirthdayJohn.org 같은 곳들이 이런 이벤트를 벌이고 있습니다. 두 사이트에서 이벤트를 시작한 데이비드 하버는 신문 인터뷰에서 “내가 늘 놀라는 것은, 지금도 날마다 레넌에 대한 뉴스들이 나온다는 것”이라면서 “너무나 많은 이들이 지금도 레넌을 기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넌이 사용했다는 변기;;입니다.
지난달 28일 경매에 나와 9500파운드(약 1700만원)에 팔렸죠. / REUTERS
세상에 여러 직업이 있지만, ‘비틀스 역사가(Beatles historian)’라는 직업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비틀스의 역사를 연구하고 사료를 모으는 사람들인데요(http://beatles.ncf.ca/timeline.html 여기 들어가면 비틀스의 대략적인 ‘역사’가 나와 있습니다).
비틀스 역사가의 한 명인 마틴 루이스는 “레넌이 총에 맞아 숨진 날인 12월 8일보다는 그의 생일을 기억하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레넌의 부인인 오노 요코는 다음달 1일과 2일 로스 앤젤레스에서 레이디 가가, 이기 팝 등과 함께 레넌을 기리는 “We Are Plastic Ono Band” 쇼를 연다고 합니다. 레넌의 생일 당일에는, 오노 요코는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참석한다는 군요.
몇 해 전 로댕갤러리에서 열린 오노 요코 전시회에 갔다가 정말 참신하고 재미있어서 ‘예술성’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또 10월 5일에는 오지 오스번의 헌정곡이 아이튠스에 공개됩니다. 국제앰네스티에 기부하기 위한 자선 싱글음반이랍니다.
BBC방송 인터넷판 뉴스에는 8일 레넌을 살해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위 사진)에 대한 기사도 실렸습니다.
채프먼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미국 뉴욕주의 애티카 교도소에서 29년 째 복역 중입니다. 올해 55살이 됐는데, 6번째로 가석방을 신청했는데 다시 거부당했습니다.
뉴욕주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사회 규범과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그에 대해 현 시점에서 가석방은 부적절하다”며 거부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신병력이 있는 채프먼은 뉴욕시 자기 집 밖 거리에서 80년 레넌을 저격했죠. 심사위는 그를 특별히 가석방해줄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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