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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초대'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와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팔 정상회담은 여러번 있었지만, 양측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예루살렘에서 만남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 집으로 오세요" 특히 이번 회담은 예루살렘에 있는 샤론 총리의 관저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아직 회담 장소가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샤론 총리가 관저로 압바스 수반을 `초대'한만큼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예전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 때 같으면,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파트너를 관저로 초대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입을 모은다. 그만큼 이-팔 양측은 이 회담을 두 정상의 `친밀감'과 분쟁..

백향목 혁명, 그 이후 레바논

시리아의 오랜 점령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실시된 레바논 총선에서 반(反) 시리아 야당연합이 승리를 거뒀다. 시리아 세력에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진 라피크 하리리 전총리의 아들 사아드가 이끄는 야당연합은 19일 투표 완료 직후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지역주의와 종파주의가 그대로 노출된데다 반시리아계와 친시리아계가 권력을 나눠가진 형국이어서 `자유 레바논'의 정국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4단계 총선 완료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4번에 걸쳐 치러진 총선의 승자는 사아드 하리리가 이끄는 반시리아계 야당연합이었다. 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에 막대한 재력, 시리아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결합시켜 승리를 이끌어낸 하리리는 19일 전체 128석 중 28석이 걸린 북레바논 지역에서 야당연..

투탕카문, '왕의 귀환'

"소년왕 투트(투탕카문)가 돌아왔다" 지난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고대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문 유물전시회가 막을 열었다. 개장 전후로 뉴욕타임스, LA타임스, 시카고트리뷴, ABC방송, CNN방송 등 주요언론들은 모두 나서서 이 전시회를 소개하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애시당초 미국의 왕도 아닌데 '왕의 귀환'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것은, 투탕카문 전시회가 이미 70년대 말 미국에서 `투트 붐'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 1976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순회 개최된 투탕카문 전시회는 총 800만명이 몰리는 대성황을 거뒀었다. 현지언론들은 이번 전시회에는 더욱 많은 관객이 몰릴 것이라면서 "박물관도 블록버스터 시대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투탕카문과 파라오의 황금시대'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

이란 대선

오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에서 대선이 실시된다. 세계의 환호 속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무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파 정권은 `미완의 개혁'이라는 의미만을 남긴 채 후임자에게 과제를 넘기게 됐다. 대선을 앞두고 이란에서는 개혁 공과를 따지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4일 "이란 유권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투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하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8년 전 희망에 들떠 투표소로 달려갔던 이란인들의 `개혁 실망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1997년 하타미 대통령의 당선은 이란은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아야툴라 호메이니의 이슬람혁명을 다시 뒤집는 벨벳 혁명을 통해 하타미 대통령은 보수파들이 내세운 후보를 가볍게 제치고 70%가 넘는 지지율로 당..

이라크 사람들은 얼마나 죽었나

이라크에서 15일(이하 현지시간) 바그다드 등 각지에서 폭탄테러가 잇달아 일어나 50명 이상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에도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AP 집계에 따르면 이라크 주둔 미군 사망자는 17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미군은 이라크인들 입장에서 보면 `공격자' 즉 `가해자'일 뿐이며, 누구보다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 것은 결국 이라크의 민간인들이다. 국제인권단체들을 비롯한 민간기구들은 지난 2003년3월 미군의 공격 개시 이래 지금까지 이라크 민간인 피해와 관련해 서로 다른 추정치들을 내놓고 있다. 영국의 의료저널 랜싯은 10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라크의 정치단체 키파는 지난해 8월 이전에 3만7000명 이상이 숨졌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이슬람 머리쓰개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무슬림 여성들의 머리쓰개 착용을 금지하기로 결정, 유럽에서 문화충돌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유럽에서는 이슬람식 머리쓰개를 금지하려는 각국 정부와 무슬림 이주민 간 마찰이 빚어졌었다. 이슬람 머리수건은 대체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남성들의 두건 중에는 `케피야'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팔레스타인의 고(故)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늘 머리에 썼던 흰 천이 바로 이것이다. 케피야는 유목생활의 유산이다. 사막을 다니던 유목민들은 머리에 케피야를 쓴 뒤 낙타를 묶을 때에 쓰는 `이깔'이라는 굵은 띠를 정수리에 얹어 천을 고정시킨다. 천막에 머물 때에는 이깔을 풀어 다시 낙타를 묶고, 케피야를 벗는다. 흰 천에 검정 무늬가 있는 아라파트의 케피야는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상징이기도..

고래 싸움에 새우등

미국이 이란과 인도가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간에 낀 파키스탄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역패권국들 사이에서 돈벌이를 해보려던 이란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꼴이 될 처지가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공사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하면서 파키스탄에 경제제재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 인도에 연간 45억달러 어치의 액화천연가스(LNG)를 판매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도-파키스탄과 이란의 상호접근을 극도로 경계해온 미국은 이 파이프라인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조치를 완전히 거스르는 것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달초 워싱턴..

사우디 전 왕비, 생활비 청구소송

베일에 가려져있던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은밀한 사생활이 낱낱이 드러나게 됐다. 영국 B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사우디 파드 국왕의 전처가 영국에서 거액의 생활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 공개재판이 이뤄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소송을 낸 사람은 파드 국왕의 세번째 부인이었다가 이혼을 당한 57세의 자난 하브라는 여성이다. 팔레스타인 출신 기독교도로 이혼 뒤 영국에 살고 있는 하브는 지난 1월 런던 법원에 파드 국왕을 상대로 거액의 생활비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사우디 왕실 변호인은 `상당한 규모의 합의금'을 주겠다면서 소송 취하를 종용했으며, 파드 국왕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재판 과정을 비공개로 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하브는 끝까지 재판을 진행하겠다면서 소송 취하를 거부했고 법원도 결국 공개재판..

유가 조절, 안 하나 못 하나

유가 조절을 안 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유가가 다시 뛰어올랐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지난주 말보다 2.08달러(3.9%) 급등한 배럴당 55.62달러에서 거래가 마감됐다.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지난주 말보다 2.11 달러 오른 배럴당 54.78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석유 증산과 유가안정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인 OPEC 회의를 앞두고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국제유가 상승은 원유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세계의 정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

측근들 때문에...

정치의 세계에서 ‘측근’은 권력자와 한 몸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까이에 어떤 사람을 두느냐가 권력자의 수명을 결정짓기도 한다. ‘아프리카의 지도자’로 위상을 굳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 브라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길을 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적극 협력해 남아시아 ‘철의 여인’으로 떠올랐던 필리핀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 이들은 국제무대에서 꽤나 ‘말빨’을 세워온 국가원수들이지만 측근의 부패 연루설 때문에 궁지에 몰려있다. 부통령 스캔들에 빠진 음베키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의 뒤를 이은 음베키 대통령은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남아공은 물론, 아프리카 전체의 위상을 높였지만,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