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고래 싸움에 새우등

딸기21 2005. 6. 1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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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과 인도가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간에 낀 파키스탄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역패권국들 사이에서 돈벌이를 해보려던 이란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꼴이 될 처지가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공사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하면서 파키스탄에 경제제재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 인도에 연간 45억달러 어치의 액화천연가스(LNG)를 판매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도-파키스탄과 이란의 상호접근을 극도로 경계해온 미국은 이 파이프라인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조치를 완전히 거스르는 것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달초 워싱턴을 방문한 파키스탄의 쿠르쉬드 카수리 외무장관을 만나 "가스관 공사를 강행할 경우 파키스탄에 경제제재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고 파키스탄 최대 일간지 ‘돈(DAWN)’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995년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에 들어갔으며, 96년에는 `이란-리비아 제재법(ILSA)', 일명 `다마토법'을 만들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라이스장관은 파키스탄 측에 "ILSA를 위반하면 더이상 미국의 경제적 지원을 못 받는 것은 물론이며 경제제재 조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은 지난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지원해주고 30억 달러를 받는 등 수년째 미국의 경제원조를 받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가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고 돈 지는 전했다.

FT는 이번 가스관 공사가 미국의 `테러국가 제재법'의 유효성을 가늠케 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ILSA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거센 반발이 있어왔다. 특히 미국의 에너지기업들은 워싱턴의 `정치적 조치' 때문에 이란-리비아 에너지에 접근하기 위한 경쟁에서 유럽쪽 라이벌들에게 밀리고 있다며 폐지를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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