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0

참모들에게 우산 받쳐주는 대통령

대통령이 수행원들과 함께 가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우산을 든 사람은 대통령뿐. 이럴 때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오바마가 외부로 이동했다가 헬기를 타고 돌아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내리는데, 비가 쏟아진다. 오바마는 우산을 꺼내 든다. 오바마는 누군가에게 손짓을 한다. 뒤이어 나오는 사람은 오바마의 ‘가신’이자 측근 중의 측근으로 알려진 발레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이다. 오바마는 우산이 없는 재럿을 자신의 우산 밑에 서게 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손짓한다. 뒤이어 나온 사람은 애니타 브레켄리지 부비서실장이다. 작은 양산 밖에 없던 브레켄리지 역시 오바마의 우산 밑으로 들어간다. 세 사람은 사이 좋게 우산을 나눠 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

팀 쿡, 대학 졸업생들에게 “불의와 싸워라”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54)이 이례적으로 대중 앞에서 연설을 했다. 대상은 대학 졸업생들이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 졸업생들에게 축사를 하면서 쿡은 ‘평등한 것이 옳다’는 가치관을 정립하게 해줬던 자신의 인생에 대해 소개하며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맞서 싸우라고 강조했다. 쿡은 “이 세상이라는 경기장은 당신들을 필요로 한다.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고, 끝내야 할 불의가 있다. 박해받는 사람들,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있다”며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부당함을 목격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면 휴대전화 카메라로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커밍아웃 뒤 연이어 사회적 발언 쿡은 16세 때 작문대회에서 입상해 처음 워싱턴에 와봤다며 “그때는 집안..

집권 1년 모디, ‘메이크 인 인디아’ 내세워 아시아 순방  

“인도에서 만들라(Make in India).” 중국을 잇는 세계의 생산기지를 자처하고 나선 인도의 구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4일부터 중국·몽골·한국을 연달아 방문하며 대대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이달 말 취임 1년을 맞는 모디 총리 집권 이후 인도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모디는 14일 중국의 역사 도시 시안(西安)에 도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환대를 받았다. 시안이 있는 산시성은 시 주석의 고향이다. 중국 지도자가 베이징이 아닌 곳에서 외국 정상을 맞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 주석은 “외국 정상을 제 고향에서 맞는 것은 처음”이라며 반겼다. 모디는 트위터에 “시안은 현장법사의 인도 여행과도 관련 깊은 곳”이라는 글을 올렸고, 병마용을 둘러본 뒤 이날 밤 베이징으로 향했다. ..

분쟁 속의 첼리스트 카림 와스피, 그리고 '전쟁 속의 예술'

건물은 불이 났는지 검게 그을려 있다. 무언가를 막 치운 듯 길 복판에 쓰레기 더미가 그대로 놓여 있다. 울퉁불퉁한 도로 가운데 첼로 박스가 보이고,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첼로를 연주한다. 기괴한 배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선율. 이제 막 테러가 휩쓸고 지나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풍경이다. 번화한 만수르 거리에서 지난달 말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27명이 다쳤다. 그 곳에서 남자는 첼로를 켠다. 거리로 나온 마에스트로 카림 와스피는 43세의 첼리스트다. 이라크국립교향악단의 지휘자로 이라크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가다. 20대에 미국으로 유학해 인디애나주립대학에서 헝가리 출신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를 사사했다. 보스턴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정치학도 출신이기도 하다. 미국에 남아 음악가..

조선인 강제징용 ‘군칸지마’ 세계유산 등재될 듯  

일제에 징용된 조선인들이 강제노동에 시달렸던 ‘군칸지마(軍艦島·사진)’를 비롯한 일본 산업시설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자문기관이 ‘메이지 시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들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할 것을 권고했다고 산케이신문이 4일 일본 정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이 세계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시설은 나가사키(長崎)의 하시마(端島) 탄광과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가사키 조선소, 기타큐슈시의 야하타(八幡)제철소 등이다. 일본 정부는 “서양 기술이 일본 문화와 융합해 빠르게 산업국가가 형성된 과정을 보여주는 유산”이라고 홍보해왔다.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와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권고를 검토해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기록유산 등의..

지진으로 숨진 네팔 사람들, 사망위로금은 170만원.

사망위로금 170만원, 장례비용 68만원. 지진으로 숨진 네팔 희생자 가족들에게 전달될 돈의 액수다. 네팔 정부가 1일 대지진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에게 각각 10만루피를 지급하고 이와 별도로 장례비용 4만루피씩을 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국영방송인 라디오네팔이 보도했다. 사망자는 이날 오전 현재 6200여명으로 늘었다. 일각에선 이미 1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의 대책은 느리고, 구조와 재난 수습 역시 순조롭지 못하다. 정부가 아직 피해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국제기구들과 구호단체들이 직접 피해조사에 들어갔다. 발레리 아모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관은 진앙지가 위치한 카트만두밸리 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네팔에 입국했다. 유엔은 지금까지 13만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됐고 카..

수성 충돌, 마침내 숨 거둔 지구의 '메신저'

수성에 묻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탐사선 메신저호가 11년간의 항해를 마쳤다. 오랜 임무를 끝낸 메신저의 무덤은 수성이었다. NASA는 30일 웹페이지를 통해 메신저가 수성에 충돌함으로써 종말을 고했다고 발표했다. 메신저는 2004년 발사된 수성 탐사선이다. 지구를 떠나 금성을 지나고 수성의 궤도에 진입하기까지, 메신저호는 7년 가까이를 날았다. 마침내 수성에 다가간 것은 2011년 3월. 315도에 이르는 태양열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열막을 갖춘 메신저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의 모습을 그 때부터 지구로 보내오기 시작했다. 수성 위를 날고 있는 메신저호. /미 항공우주국(NASA) 일러스트 당초 이 탐사선의 활동기간은 1년이 목표였다. 메신저는 2012년 3월까지 지구로 수성..

[로그인] 아이티와 네팔, 재난의 미래

네팔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게 만든 일 중 하나는 2001년의 ‘미스터리 왕실 살인 사건’이었다. 왕세자가 친부모인 비렌드라 국왕 부부를 비롯한 가족 9명을 총기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못 선정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엽기 살인극의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 후 숨진 국왕의 동생 갸넨드라가 왕좌에 올랐으나 이 사람은 국민들에게 통 웃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고 한다. 마오주의 반군이 농촌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었고, 정부는 늘 위태로웠다. 말 많고 탈 많던 왕정은 240여년 역사를 뒤로한 채 2008년 종말을 맞았다. 마오주의 반군에 눌려 왕정을 폐지한 인물은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 총리였다. 수실 코이랄라 현 총리의 사촌이다. 네팔 정치는 코이랄라 집안의 역사나 다름없다. 그 집..

파묻힌 아이 구해내는 ‘기적의 구조’ 동영상  

남자들이 모여서 맨손으로 땅을 파고 있다. 건물이 무너진 듯, 콘크리트 더미가 널려 있고 흙먼지가 가득하다. 그 사이를 헤짚으며 시멘트 조각, 자갈과 모래를 파내는 남성들의 손길은 다급하다. 몇 분이 흐르고, 마침내 그들이 파고 있던 이유가 드러났다. 어린 아이가 잔해 속에 파묻혀 있었던 것이다. 아이의 울음과 비명이 새어나온다. 흙을 파내는 손길이 더욱 급해진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시리아 최대도시 알레포다. 지난해 1월 벌어진 일이다. 정부군 전투기가 민간인 거주지역에 폭격을 퍼부었고, 두 살짜리 여자아이 기나 바삼은 무너진 집터에 매몰됐다. 엄마는 목숨을 잃었다. 기나는 일곱 자매의 막내로, 위로 여섯 언니가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집터에 묻혔다가 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 남성들은 아이 울음소리를..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와의 간담회

“미국은 역사 문제가 얼마나 어렵고 까다로우며 또한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한국과 일본, 두 민주국가 간에 양국 국민들을 모두 만족시킬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28일 서울 종로구의 대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언론과도 ‘솔직하고 격의 없이’ 만나고 싶다며 한·미 간, 그리고 동북아 지역 현안에 대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그는 방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역사 인식에 대해 “역사문제는 어렵고 까다로우며 중요한 문제임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지역 내 화해와 치유를 도모할 수 있는 솔직하고 건설적인 합의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미국 하버드대학을 방문한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재차 ‘인신매매’라 표현한 것에는 “국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