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0

경찰의 손에 숨지는 미국의 흑인들

또 백인 경찰이 흑인을 사살했습니다. 달아나는 흑인의 등 뒤에 8발을 쏴 숨지게 한 노스찰스턴 사건에 이어,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경찰이 달아나는 흑인 용의자를 제압하면서 총격을 가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또 공개됐네요. A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12일 털사 경찰이 총기 밀매 혐의를 받고 있던 흑인 용의자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다며 경찰관의 몸에 달려있던 ‘보디캠’에 녹화된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털사 카운티의 부보안관으로 일하던 로버트 베이츠(73)는 지난 2일 총기 밀매 용의자인 흑인 남성 에릭 해리스(44)를 뒤쫓다가 제압하는 과정에서 총을 쐈습니다. 베이츠의 선글라스에 달려 있는 보디캠에는 그와 또 다른 경관이 해리스를 제압한 뒤 “이런, 내가 그를 쐈어, 미안해”“당신이 XX(욕설) 도..

흑인 청년의 죽음, 20년 넘게 진상규명 하고 있는 영국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데에도 ‘시효’가 있을까. 죄없이 살해된 한 흑인청년의 죽음을 둘러싸고 영국에서는 20년 넘게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조사를 못 믿겠다는 유가족의 호소, 시민들의 진상규명 요구, 독립적인 조사위원회의 조사, 그리고 거듭되는 재조사. 이 과정은 진실을 찾기 위한 싸움이 얼마나 길고 지난한지를 보여준다. 가디언은 9일 독립경찰민원위원회(IPCC)가 런던경찰청장을 지낸 존 스티븐스를 조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IPCC는 경찰 수사가 미진했다고 여겨지거나 오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될 경우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조사하는 기구다. 이 기구는 경찰청이 인권단체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스티븐스가 조사에 회부돼야 함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발단은 1993년 흑인 청년 스티븐 로런스(당시 ..

[월드 피플]르펜의 전쟁... 프랑스 극우파 ‘아버지와 딸’ 싸움  

‘르펜의 전쟁.’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표 마린 르펜(46)이 거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상대는 집권 사회당도, ‘경쟁자’인 우파 야당 대중운동연합(UMP)도 아니다. 이번 르펜의 싸움 상대는 바로 국민전선을 만든 자기 아버지 장-마리 르펜(86)이다. 프랑스 언론들은 ‘르펜들의 싸움’이라며 말 많고 탈 많은 부녀 간의 공방전을 8일 보도했다. 발단이 된 것은 아버지 장-마리 르펜의 발언이었다. 그는 1987년 유대인들을 대량학살한 독일 나치의 ‘가스실’을 가리켜 “역사의 사소한 부분일 뿐”이라고 주장했고, 히틀러 정권과 협력했던 2차 대전 당시 프랑스 지도자 필리프 페텡을 옹호했다. 그는 지난 2일 그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자 “가스실 발언을 후회한 적 없다”며 ‘소신’을 되풀이했다. 20..

아들에게 소금 먹여 숨지게 한 비정한 엄마, 징역 20년형  

지난해 1월 미국 뉴욕 교외의 병원에 한 소년이 실려왔다. 위에는 튜브가 끼워져 있었고, 발작을 일으켰다. 가넷 폴 스피어스라는 5살 남자아이였다. 아이는 병원에 온 지 며칠 만에 사망했다. 의사들은 가넷에게서 나트륨 수치가 극도로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고, 경찰과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가넷을 키우던 엄마 레이시 스피어스가 아기 때부터 가넷의 위에 튜브를 끼우고 ‘환자’로 만들었으며, 소금을 주입해 결국 숨지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였다. 스피어스는 “아들이 병을 앓고 있다”며 가넷의 소식을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웹 사용자들의 동정을 샀다. 그러나 모두 스스로 벌인 일이었다. 비정한 엄마에게 법원이..

불치병 러시아인, ‘머리 이식 수술’ 자원  

2005년 12월, 프랑스의 유명 외과의사 장 미셸 뒤베르나르 박사가 이끄는 의료진이 개에게 물려 얼굴을 크게 다친 38세 여성에게 뇌사자로부터 기증받은 얼굴 일부를 이식했다. 이 여성은 얼굴을 심하게 다쳐 음식을 씹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페이스오프 수술’이라고 불렸던 사상 최초의 이 안면이식 수술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면역체계 이상이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나오긴 했으나 환자는 다행히 회복됐고 몇년 뒤 ‘새 얼굴’에 적응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 로 널리 알려진 안면이식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기록됐지만, ‘머리 이식’은 어떨까. 이탈리아의 신경외과의 세르지오 카나베로는 2013년 국제신경외과학회보에 사람의 머리를 다른 사람의 신체에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해보겠다는 글을 싣고, 머리 이식의 앞글자..

[뉴스 깊이보기]이란 군부와 의회도 핵 합의 ‘환영’... 개혁조치 다시 힘 실릴까

이란의 보수파 의회와 군부가 핵 합의안을 환영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온건파 정부의 최대 치적이라고 할만한 핵 합의에 대해 보수강경파들도 인정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란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의 모하메드 알리 자파리 사령관이 7일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추구할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핵 협상단의 외교적 노력을 치하한다”고 말했다고 국영 프레스TV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란 국민들과 혁명수비대는 핵 협상단이 이슬람공화국(이란)이 지켜야 할 선을 지키면서 충실하게 정치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보수파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마즐리스(의회)도 핵 합의에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정부 핵협상단은 이날 마즐리스에 출석해 지난 3일 타결된 핵 합의안의 ..

이란 경제 상황과 잠재력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기를 기다려온 것은 이란인들만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거대 기업들이 이란의 에너지와 시장을 노리고 진출을 준비해왔다. 엑손 같은 미국 에너지기업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이란 금수조치 법안들을 철회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구하곤 했다. 제재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풀리게 된다. 과연 이란의 경제상황과 잠재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란의 최근 경제상황은 매우 나쁘다. 자원부국임에도 오랜 고립과 경제제재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구매력 기준 9871억달러로 세계 19위이지만 1인당 GDP는 1만2800달러로 세계 103위에 불과하다. 경제규모는 커지기는커녕 2011년 제재 강화 이후에 오히려 축소됐다. 산업생산도, 일자리도, 생필품도 모두..

이란 핵합의 막후의 실력자, 하메네이

“영웅적인 유연성을 보여준 것.” 민간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5)의 결단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란은 4년마다 직선제로 뽑는 대통령, 역시 국민들이 선출하는 마즐리스(의회), 보수적인 이슬람 법학자들로 구성된 사법부, 성직자 집단과 혁명수비대(군부)가 때로는 연대하고 때로는 상호견제하는 권력구조를 가진 나라다. 핵 협상에 반대하는 강경파의 입을 막고 하산 로하니 정부가 핵 합의를 성사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복잡한 권력구조의 정점에 있는 ‘벨라야트 이 파키르(최고지도자)’ 하메네이였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4일 “최고지도자의 지침이 핵 협상을 진전시키는 빛이 돼줬다”고 치하했다. 이란데일리 등은 5일 군..

[도전하는 도시] ‘도시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는 행복과 직결

에필로그 ‘인간적인 도시를 위하여’ ‘인간적인’ 도시, 살기 좋은 도시는 어떤 곳일까.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은 지난해 11월부터 석달에 걸쳐 남미와 유럽,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의 도시들을 돌며 이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미래를 위한 준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살펴봤다. 도시의 규모나 개발 정도나 고민거리는 모두 달랐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국가나 민족 같은 추상적인 틀과 달리 도시는 사람들이 걷고 보고 먹고 일하는 ‘공간’이며, 이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행복의 수준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도전하는 도시] 재개발과 재생···‘세운상가’가 던지는 화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시 공간의 설계였다. 집과 직장 외에 도시에는 수많은 공공공간이 있다. 학교도 있고, 전철역..

사막에서 홍수가... 26명 사망  

칠레의 사막 지대에서 홍수가 일어났다. 이례적으로 홍수로 26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실종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자연현상이 재난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현지언론 코오페라티바 등은 지난주 일어난 홍수로 북부 코피아포주의 소도시 티에라아마리야 일대가 물에 잠겼으며 산사태가 일어나 최소 26명이 숨졌다고 4일 보도했다. 이번 홍수로 인구 1만2000명의 티에라아마리야에서 수천명이 이재민이 됐다. 재난관리국은 지난 3일 현재 2700명이 집을 잃었으며 주변지역을 포함해 3만명 가량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4일 피해지역을 방문했다. 구호요원들은 매몰자들을 찾는 한편, 피해 지역에서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간염 백신과 신종플루 백신 등을 보급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