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38

스페인 지방정부들, ‘왕실과의 전쟁’

부패와 추문에 시달리며 위신이 땅에 떨어진 스페인 왕실이 천적을 만난 것일까. 지난달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주요 도시들을 석권한 좌파 지도자들이 ‘왕실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스페인 제2의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바르셀로나의 아다 콜라우 시장은 지난 24일 시 청사 대회의실에 있는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의 흉상을 치우라는 지시를 했다. 명분은 후안 카를로스가 더 이상 ‘국왕’이 아니라는 것이다. 후안 카를로스는 지난해 6월 아들인 펠리페에게 양위를 했다. 콜라우는 지난달 13일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좌파 연합 ‘바르셀로나 엔 코무’의 후보로 나와 당선돼 바르셀로나의 첫 여성 시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주택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는 서민들..

강단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낸 인도의 ‘미사일맨’ 압둘 칼람

평생 ‘꿈’과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젊은이들과 대화하기를 즐겼던 사람다웠다. 83세의 노과학자는 젊은이들 앞에서 머나먼 우주 어딘가에 있을 미래의 행성을 이야기하다가 쓰러져 마지막 순간을 맞았다. APJ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이 27일 타계했다.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언론들에 따르면 칼람은 이날 북동부 메갈라야주 실롱에 있는 실롱경영대학에서 강연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칼람은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2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그는 트위터에 “사람이 살 수 있는 행성에 대해 강의하러 실롱에 간다”는 글을 올리며 기대를 표시했었다. 칼람은 28일 특별기로 델리에 운구됐고, 정부는 7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으며 모든 관공서는 조기를 걸었다. 프라납 무케르지 대통령과 나렌..

이란 핵 합의 공신들, 'MIT의 두 사람' 모니즈와 살레히

이란 핵협상이 지난 4월 잠정 타결에 이어 마침내 세부사항에까지 합의돼 마침표를 찍었다. 협상의 적인 ‘디테일이라는 악마’를 잡아낸 것은 미국과 이란 양측에서 핵물리학자로서 전문가적인 식견을 펼쳐보인 매서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의 두 사람이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의안에 서명한 것은 이제는 ‘친구’가 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지만, 실제로 합의 내용을 꼼꼼히 조율하고 ‘밀당’을 벌인 건 양국의 핵전문가들이었다. 미국 측 협상단 차석대표였던 어니스트 모니즈(70) 에너지장관과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기구(AEOI) 사무총장(66)이 주인공들이다. 모니즈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에 에너지부 관료가 된 핵물리학자다. 포르투갈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스탠퍼드대학에서 공부했..

[뉴스 깊이보기]행성인 듯 행성 아닌 행성 같은 명왕성... 왜 탈락했나  

미국 우주항공국(NASA) 무인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 근처에 다가가 사진을 찍어 보내오면서, ‘저승의 별’을 감싸고 있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뉴호라이즌스의 비행 덕에 명왕성은 다시 세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의 결정으로 행성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으로 격하된 지 9년만이다. 명왕성은 왜 ‘행성’에서 빠졌을까 명왕성은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타원형 궤도를 선회한다. 궤도가 일그러져 있어서 태양에 조금 가까이 갈 때도 있고 좀 더 멀리 떨어질 때도 있는데, 태양에서부터의 평균 거리는 대략 59억km 정도다. 지구에서는 평균 잡아 48억km 가량 떨어져 있다. 명왕성이 행성 목록에서 빠지게 된 이유를 단순하게 정리하면 ‘다른 행성들과 달라서’다. 맨 먼저 눈..

유엔, “2030년 에이즈 전염병과의 싸움 끝난다”

‘에이즈와의 싸움’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엔이 2000년부터 ‘밀레니엄개발목표’로 추진해온 에이즈 확산 예방정책이 당초 목표치를 앞당겨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HIV/에이즈에 관한 유엔 합동 프로그램(유엔에이즈)’는 14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보고서를 내고 2000년부터 지금까지 1500만명의 에이즈 감염자를 치료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올해 말까지 이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었으나, 당초 계획보다 반년 이상 앞당겨 목표 수치를 채운 셈이다. 유엔에이즈가 이날 공개한 ‘에이즈는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꿨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은 2000년부터 올 3월까지 1500만명의 HIV(인체면역바이러스) 감염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치료를 받게 했다. 프로그램이 시작될..

[뉴스 깊이보기] 이란 핵 합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핵 합의가 발효돼 중동의 긴장이 낮아지는 건 세계 전체에 이득이다. 스스로 핵 보유국이면서 이란의 ‘핵 야욕’을 의심하고 군사공격론까지 들먹였던 이스라엘과 이란을 극도로 적대하는 수니 아랍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정도가 극력 반대하고 있을 뿐, 국제사회는 대부분 ‘역사적인 핵 합의’를 환영하고 있다. 이란 무기시장 노리는 러시아는 ‘승자' 그 중에서도 수혜자로 꼽히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이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합의로 ‘가시적인 이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핵 협상 막판 쟁점은 사찰 문제도, 제재 해제 시점도 아닌 이란의 재래식 무기에 관한 것이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보유 등을 금지한 유엔 제재를 없애줄 것을 원했고, 러시아도 이란 편을 들었다. 서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

타협과 절충, 마침내 완결된 이란 핵 합의

결국 타협이 이뤄졌다. 이란 핵 의혹을 해소할 포괄적 핵 협정이 최종 타결됐다. 벨기에 브뤼셀의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가 완고한 채권자와 백기투항한 채무자 간의 ‘잔인한 협상’이었다면, 같은 시기에 이웃한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뤄진 이란 핵협상은 절충과 타협의 산물이었다. 13년 제재 ‘이란 핵’… ‘실리’로 풀었다 14일 오전 유엔본부가 있는 빈 인터내셔널센터에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핵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함께 선 파트너는 20개월에 걸쳐 지난한 협상을 해온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독일(P5+1)을 대표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였다. 두 사람은 이란 핵 ‘의혹시설 사찰’과 경제제재 해제의 절차·범위·시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

[뉴스 깊이보기]‘마약왕 구스만 탈옥’, 궁지에 몰린 멕시코 대통령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탈옥으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 지난해 대학생 집단 납치·피살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페냐 니에토 정부는 또다시 갱들에게 발목을 잡히는 신세가 됐다. AP통신은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구스만 탈옥 때문에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고 13일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14일 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의 날’를 앞두고 페냐 니에토 대통령을 초청했다. 페냐 니에토는 13일 파리 시내 라틴아메리카문화센터에서 기념메달을 받았으며, 이튿날에는 바스티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프랑스 정부측 인사들과의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스만 탈옥사건이 벌어지는 바람에 페냐 니에토의 일정은 빛이 바랬다. 설상..

이란 핵협상 완전 타결 초읽기... 경제제재 드디어 풀리나

13년 간의 이란 제재 해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예정된 시한을 2번이나 연장하며 2주 넘게 진행된 핵 협상이 13일 막바지에 이르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1), 이란 외교장관이 핵 협정 세부사안 협상이 열리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 속속 모여들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아프리카 방문을 취소한 뒤 12일 빈으로 달려왔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교장관은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13일 오전 협상장으로 복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까지 빈에 도착하자 “발표만 남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란 협상단 대변인 알리레자 미르유세피는 트위터에 “합의된 협정문이 100쪽 분량에 이른다”는 글을 올렸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자바드 자리프 이..

멕시코 악명 높은 마약왕 '엘 차포' 구스만, 2번째 탈옥

‘마약계의 오사마 빈라덴’, ‘시카고의 공적’이라 불리던 멕시코 마약카르텔 두목 호아킨 구스만(사진)이 2번째 탈옥을 감행했다. 첫 탈옥 뒤 13년만에 체포된 게 지난해 2월이었는데 1년반이 못 돼 다시 감쪽같이 자취를 감췄다. 멕시코 정부는 11일 밤 구스만이 멕시코시티 교외에 있는 알티플라노 감옥에서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에 따르면 구스만은 이날 밤 교도소의 샤워실에 들어간 뒤 감시카메라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교도소측은 즉시 수색에 나섰으며, 당국은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교도소 부근 공항의 항공기 운항까지 중단시켰다. ‘엘 차포(땅딸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구스만은 멕시코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악명 높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두목으로, 미 시카고 시가 ‘공적’으로 선언한 적도 있다. 구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