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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공격했다가 이란의 비웃음만 산 사우디

딸기21 2015. 6. 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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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브루스 리델 선임연구원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격에 대한 분석글을 올려놨군요. 신랄한 비판... 


내용을 요약해 옮겨보자면, 사우디 살만 국왕이 무리해서 29세 자기 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을 국방장관에 앉혀놓고 예멘 손보기에 나섰는데, 덕택에 무함마드는 예멘에서의 승리에 명운을 걸어야 할 판이 됐다는 것. 이란 영향 하의 예멘을 그대로 둔 채 휴전을 하는 건 사우디 왕실 입장에선 ‘명확한 승리’가 아니기 때문에 곤혹스런 처지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Stakes getting dangerously high for Saudi Arabia and its young prince 


휴전도 안 되고, 승리도 못 하고... 가뜩이나 취약한 예멘 인프라를 다 부숴서 인도적 재앙까지 만들어놨으니 앞으로 최소 몇년은 예멘과 걸프 부자 산유국들 관계는 파탄이 예고돼 있다고 리델은 분석했습니다. 예멘인들은 돈 많은 걸프 ‘형제국’들에 복수를 다짐하는 중이라죠. 그러니 "이란은 비용 한 푼 안 들이고, 후티 반군에 최소한의 지원만 해주면서 승리를 주운" 셈이 된 것이죠.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격, 이란에 맞선 '아랍의 반격'

Yemeni president Abd-Rabbu Hadi is welcomed to Riyadh by Saudi defence minister Prince Mohammed bin Salman Al Saud


무함마드라는 사람은 군 경험도 없고 군사교육도 받아본 적 없는 인물이랍니다. 그런데 사우디는 워싱턴에 첫 공습 3시간 전에야 알려줬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사우디 국영언론들은 작전 지시 내리고 동맹국 끌어모으려 뛰는 무함마드 얼굴로 도배질을 하고 있답니다. 


사우디에 결정타를 먹인 것은 파키스탄이었습니다. 파키스탄이 예멘 공격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하자 사우디 왕실은 거의 패닉 상태가 됐다고 합니다. 파키스탄이 거절한 것은, 사우디측 예멘 전쟁에 전략이 없기 때문이었다나요. 그래서 파키스탄은 동참을 거절했을 뿐 아니라 ‘우려사항’을 언론에 흘리기까지 했다는데요. 젊은 왕자 무함마드는 ‘시험대에 올라본 일이 없고’ 국방장관이 될 준비도 안 돼 있었다는 것이죠. 



나와즈 샤리프 현 파키스탄 대통령은 과거 (무샤라프 때) 사우디에서 몇년씩이나 망명했고, 사우디 왕실에는 아웃사이더가 아닌 내부인 수준으로 친밀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사우디엔 더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이란은 신이 난 것 같습니다. 사우디의 젊은 왕자가 ‘무지하고’ ‘경험 없다’며 연일 선전전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예멘 전쟁에서 지면 사우디 왕실 무너질 것이라는 저주 섞인 예언까지... 그러면서 사우디가 사담의 이라크와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처럼 오만하고 야만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화를 자초한 것은 사우디 왕실. 파이잘 이래로 압둘라 국왕 때까지 사우디의 행보는 늘 cautious and careful. 위험회피형 보수적인 정책 운용을 해왔는데, 능력과 관련해서는 전혀 얘기가 나온 적 없던(=무능한데다 치매 소문까지 있던) 살만이 저렇게 예멘을 공격하고 나설 줄이야...

결국 살만 국왕은 극보수 와하비 성직자들을 만나 승전을 다짐했다고 하는데, 예멘에서 확실한 승리를 보여주지 못하면 와하비들의 왕실 압박도 장난 아닐 것 같군요.


-결론: "사우디인들은 힘의 한계를 지금 배우고 있다. 이란보다 군비 지출 5배나 많고,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수십년간 첨단 전투기들 사들였는데도 예멘 하나 상대를 못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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