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0

[뉴스 깊이보기]정책 없고, 리더십 없고, 내분까지... 미 공화당 주류가 몰락한 이유  

미국 시사잡지 슬레이트는 지난 1월 “공화당은 ‘실패한 국가’이며 도널드 트럼프는 그 국가의 군벌”이라고 비꼬았다.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열풍을 일으킨 사이 공화당 주류는 그를 끌어안지도, 그렇다고 몰아내지도 못하며 우왕좌왕하는 것을 가리킨 말이었다. 1일(현지시간)의 ‘슈퍼 화요일’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의 완승이었다. 비주류 티파티의 얼굴 격인 테드 크루즈도, 주류 보수파의 남은 희망이던 마르코 루비오도 도저히 트럼프의 적수는 되지 못했다. 대선 본선에서 트럼프와 겨뤄야 하는 것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겠지만, 그 못지않게 ‘충격과 공포’ 속에 흔들리는 것은 공화당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된다면 미국의 정치 시스템의 한 축인 ‘제도로서의 공화당’은 기로에 설 것이며 “1960년대 민권운동..

[아침을 열며]국회의원 사용법

필리버스터는 참신했다. 그 자체가 어떤 이들에게는 시빗거리였지만 많은 이들에게 ‘축제’처럼 다가왔다. 서방이 ‘민주주의가 미흡한 나라’라고 몰아붙이는 이란의 언론들조차 한국의 필리버스터 사실을 전했을 정도로 외국 언론에서도 뉴스거리가 됐다. 사실 필리버스터는 의회 정치의 오래된 수단 중 하나이며, 기나긴 연설뿐 아니라 여러 방식이 동원돼 왔다. 프랑스에서는 야당이 13만건에 이르는 개정안을 내 법안 심사를 늦춘 적도 있다. 하지만 늘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시간을 끈다 해서 법안을 마냥 무산시킬 수는 없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서 붐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010년 미 의회에서는 근 20년만에 8시간 반 필리버스터를 하면서 감세 연장법안에 맞섰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듬해 초 결국..

[뉴스 깊이보기]필리버스터, 로마 시대부터 있었다  

국정원에 막강한 권한을 주는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야당이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희생을 하고 나서 통과를 시키겠다는 이야기인지, 이거는 정말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는 이미 로마 시대부터 있었던, 의회의 ‘정상적인’ 제도다. 필리버스터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표적인 인물은 로마의 공화정을 수호하려 애쓴 마르쿠스 포르키우스 카토(기원전 95~46년)다. 같은 이름을 가진 증조부와 구분하기 위해 ‘소(小) 카토’라고 부르는 카토는 정부의 입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종종 밤까지 기나긴 연설을 했다. 당시 로마 원로원은 해질녘까지 모든 임무가 끝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카토의 지연전..

[사진으로 보는 세계]중국의 '기괴한 건물들'

지난 21일 중국 국무원이 이색적인 ‘경고’를 발령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이어질 13차 5개년 계획에 따라 ‘도시계획 건설관리 업무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면서, 건물을 지을 때 실용·경제·녹색·미관 등 4가지 요소를 지키라는 방침을 내린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이 방침이 곳곳에 들어선 ‘기괴한 고층빌딩’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크고 튀는 빌딩’들을 지어올리는 데에 열을 올렸다. 현지 언론들은 “이상한 모양의 건물이 광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국내 건축업계 트렌드가 바뀌었다. 건축업계가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려 깊이 있고 철학이 담긴 건축을 하는 데 시간을 쓰려 하지 않았다. 도시개발에서 정부나 부동산업자들이 세를 과시하고 실적을 쌓기 위해 초고층 빌딩을 올리는 ..

‘아사드 지지’ 밀착하는 러시아·이란···시리아 사태 ‘오리무중’  

제재 풀린 이란과 러시아의 밀착관계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최근 대규모 무기계약을 체결한 두 나라의 국방장관들이 양국을 오가며 시리아 사태 대응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뿐인 휴전 약속’ 속에 시리아의 참혹상이 나날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서방에 맞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두 나라가 어떤 논의를 했는지가 관심거리다. 2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테헤란을 방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쇼이구 장관이 로하니 대통령에게 최근 벌어진 시리아 휴전협상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러시아는 시리아 ‘체제이행’과 휴전에 대한 국제 협상에 아사드 정권과 이란도 참여해야 한..

[뉴스 깊이보기]오바마, 쿠바에 간다...하나둘씩 풀리는 굴곡진 역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쿠바를 방문한다. A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1928년 캘빈 쿨리지가 아바나에 간 이래 88년 만에 처음이다. 백악관은 이르면 18일 오바마의 쿠바 방문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백악관 관계자는 정확한 방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쿠바와 53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한 오바마는 쿠바가 인권 상황을 개선한다는 전제 아래, 집권 마지막 해인 올해 아바나를 찾을 뜻을 밝혀왔다. 1928년 1월 19일 쿠바 아바나를 방문한 캘빈 쿨리지 미국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엘비라 마차도 쿠바 대통령(맨 오른쪽)과 함께 마차도의 사유지를 방문하고 있다. AP자료사진 미국과 쿠바,..

[라운드업] 버니 샌더스 열풍

버니 샌더스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 그보다 먼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까요? 알 수 없는 일. 샌더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만약에 ^^ 당선된다면 어떤 정치를 보여줄 지도 알 수 없는 일. 하지만 좌절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후보가 있고, 선풍을 일으킨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샌더스 열풍, 진행과정을 모아 봅니다. 2015년 2월 9일, 미국 버몬트주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가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강연하면서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힐러리 ‘보수’ 깨기 위해 대선 출마 고려” 미국 유일 ‘사회주의자’ 정치인 버니 샌더스 미국에서, 사회주의자 대선후보라니. 반짝 관심을 받는 데에 그칠 수도 있었던 샌더스는 뜻밖에도 돌..

[구정은의 세계]웰다잉, '사람답게' 죽는다는 것

미국 버지니아주 동남부 세인트피터스버그에 살고 있던 주부 테리 샤이보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식이조절 장애에 이르게 됐다. 1990년 샤이보는 집 안에서 쓰러졌고,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병원은 샤이보에게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PVS)’라는 진단을 내렸다. 3년 뒤 남편 마이클은 아내가 누워있는 호스피스 시설에 인공 생명유지 장치를 떼어달라고 요청했다가, 시설 측의 설득을 받아들여 마음을 바꿨다. 하지만 1998년 플로리다주 순회법원에 보조장치 제거명령 청구소송을 내, 결국 허가를 받아냈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과 그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 등 공화당 ‘생명론자’들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선 ‘샤이보 논쟁’의 시작이었다. 의식이 있는 환자에게서 극심한 고통을 덜어주고 인간의 존엄..

이란의 역사

이란은 열사의 사막이 아니다. 걸프의 거대한 모래국가와 달리 이란은 기본적으로 사막이 아닌 ‘고원’으로 이뤄져 있다. 북쪽의 고원지대는 상당히 추워서 1년의 절반 동안 눈에 덮여 있는 곳들도 있다고 한다. 이란의 부자들은 이 고원지대에 스키를 타러 다닌다고 한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에 나오는 ‘추운 마을’들을 연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란, 아리안 이 이란고원에 인류가 둥지를 튼 것은 아주 오랜 일이다. 페르샤라는 이름을 대체 언제부터 들어왔던가. 이란인의 직접적인 조상은 인도-유럽어족의 한 갈래인 아리안들이다. 이들이 고원에 들어온 것은 기원전 2500년 쯤으로 추정된다. 중앙아시아 초원에 살던 아리안들은 기원전 3000년-4000년 무렵에 이동해서 일부는 유럽에 들어가 게르만, 슬라브, 라..

예멘의 이란 대사관에 사우디 미사일이... 중동 어디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결국 이란과의 무력 충돌을 택한 것일까. 예멘을 공습하던 사우디 전투기들이 7일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이란 대사관을 폭격했다고 이란 측이 주장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가 친이란 시아파 성직자를 처형하면서 촉발된 두 나라의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더욱 커졌다. 프레스TV 등 이란 언론들은 사우디 전투기가 사나의 이란 대사관에 미사일을 투하했다고 보도했다. 호세인 자베르 안사리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TV에 나와 “사우디가 고의적으로 대사관을 폭격해 직원들이 다쳤다”며 “이는 외교사절을 보호하는 국제 관례를 어긴 것이며, 사우디 정부는 대사관이 입은 피해 등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연합군 전투기들은 사나 시내 10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