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와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 테러의 연관고리로 보이는 핵심 용의자가 체포됐다.
브뤼셀 경찰이 지난 8일(현지시간)파리 테러 때 자폭테러범들에게 폭탄 등을 공급해준 이슬람국가(IS) 핵심 조직원 모하메드 아브리니(31)를 체포했다고 로이터통신, BBC방송 등이 9일 보도했다. 검찰은 이 인물이 지난달 22일 브뤼셀 외곽 자벤템 공항에서 폭탄테러를 한 뒤 도주했음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공항 CCTV에 촬영된 테러범 3명 중 자폭한 것으로 확인된 두 사람 외에 사라진 1명, 모자를 쓴 ‘제3의 용의자’를 추적해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성명을 내고 아브리니가 자신이 화면 속 모자를 쓴 인물임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아브리니는 파리·브뤼셀 공격을 저지른 다른 테러범들과 마찬가지로 모로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며 벨기에 국적이다. 과거 마약 매매 등의 전과로 당국의 리스트에 올라 있었고, 파리 테러 뒤 당국의 추적을 받아왔다.
브뤼셀 테러 당시 자벤템 공항 폭발 1시간 뒤 유럽연합(EU) 본부 등이 있는 도심의 말베크 지하철역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 공항 테러범 이브라힘 바크라위의 동생 칼리드와 또 다른 1명의 남성이 말베크역 공격을 자행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공항의 ‘의문의 테러범’은 아브리니로 드러났으며, 말베크역의 ‘제2의 테러범’도 최근 체포됐다. 스웨덴 국적의 23세 남성 오사마 크라옘이다. 검찰은 수사당국이 ‘오사마 K’라는 이름으로 불러온 크라옘의 지문이 말베크역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물 가방에서 검출됐으며, 브뤼셀 외곽에 있는 아파트에서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아브리나와 크라옘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자폭하지 않고 도주하다 체포됐기 때문에, 당국은 이들을 통해서 유럽 내 IS 테러조직의 실태와 파리·브뤼셀 테러의 연관성 등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 파리 테러의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브뤼셀 외곽의 여러 ‘안가’들을 돌아다니며 두 도시의 대형 테러들을 기획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리 테러범들과 마찬가지로 크라옘 역시 시리아의 IS 점령지역에 들어가 테러 훈련을 받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당국은 지난달 15일 브뤼셀 근교의 몰렌베크에 있는 아파트를 급습해 파리 테러 현장에서 도주한 압데슬람을 체포했으나, 며칠 만에 연쇄 테러가 일어나 ‘예방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아브리니와 크라옘을 검거함으로써, 근 5개월에 걸친 테러 수사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BBC 등은 보도했다. 그러나 샤를 미셸 총리는 여전히 유럽 내에서 추가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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