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7

[기협 칼럼] CBC의 단청

캐나다 CBC방송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100일가량 앞두고 평창에 중계 스튜디오를 꾸렸다. 인터넷에 공개된 스튜디오의 모습은 단아하다. 원목과 대리석 바닥의 간결한 디자인에 동계올림픽 느낌이 물씬 나는 색조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적인 감각 뒤의 디테일이다. 푸른 빛이 감도는 창호지와 한국 전통 문창살에 캐나다식 벽난로를 붙였다. 이 방송의 올림픽 중계 화면과 그래픽은 연꽃과 한복의 문자 문양, 초롱으로 수놓여 있다. 캐나다 선수가 국기를 들고 웃음짓는 모습에 한복 문양이 겹쳐지고, 경기 종목을 소개하는 안내문과 선수 소개 그래픽에도 하나하나 한국 전통 장식들을 따넣었다. 후원기업을 소개하는 광고 이미지에까지 단청으로 띠를 둘렀다. 이렇게 정성스레 한국 전통 디자인을 살린 방송 프로그램은 국내에..

[구정은의 세상]삼성의 ‘수임료 대납’ 의혹 불거진 미국 로펌 에이킨검프는?

톰 뢰플러는 미국 텍사스주 출신으로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 2008년에는 존 매케인 대선후보의 선거자문과 모금활동을 맡았습니다. 미국 대선을 3년 앞둔 2015년 그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부시 가문의 아들’로 당시만 해도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캠페인을 지원하는 모금기구를 그가 이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제 빌라레알이라는 기업 컨설턴트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국무장관 시절이던 2010년 중국 상하이 세계엑스포 미국측 커미셔너로 일했던 사람입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에는 클린턴을 위해 ‘미국을 위한 힐러리’라는 이름의 모금활동을 했습니다. 로펌들이 늘어선 거리 이름을 따서, 워싱턴의 로비업계를 ‘K스트리트’라 부르지요. 뢰플러와..

21만명 동의한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원, 청와대 어떻게 답할까

초·중·고등학교에서 페미니즘교육을 의무화해달라는 국민청원이 20만명 넘는 지지를 받아 청와대의 공식 답변 대상이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초.중.고 학교 페미니즘교육 의무화’ 청원에 5일까지 총 21만3219명의 ‘동의’를 표했다. 이 청원에는 5일 오후 5시까지 동의한 사람이 15만명 정도였으나 7시간만에 6만여명이 늘었다.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검사 성추행 사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청원은 지난달 6일 올라왔으며 한 달이 지나 종료됐다. 청와대가 공식답변을 내놓는 기준인 ‘30일간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공식답변 대상이 됐다. 청원을 한 사람은 “아직 판단이 무분별한 어린학생들이 학교에서 여성비하적요소가 들어있는 단어들을 아무렇지않게..

[구정은의 세상] 내가 못 배운 페미니즘  

검찰 내 성폭력을 고발한 서지현 검사가 소설처럼 쓴 글을 보면서 가슴에 와 박혔던 구절은 ‘아버지가 나빴다’ ‘어머니가 나빴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검찰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모든 게 아빠 때문이었다. 이 땅에서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는 여자를 착하고 예쁜 딸로 키워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 어떠한 불의도 참아내지 말라고, 그 어떠한 부당함에도 입 다물지 말라고,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질러대며 절대로 세상과 타협하지 말고 네 멋대로 살아가라고 가르쳐줬어야 했다. 이 모든 게 엄마 때문이다. 이 땅에서 여자를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는 참고 또 참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 어떤 불합리도 참아내지 말라고, 여성이라고 무시하거나 업수이 여기는 것은 더더욱 참아내서는 안된다고, 멱살을 휘어잡고 주먹..

[인터뷰]정현백 여가부 장관 "화해·치유재단 올해 안에 청산"

정부가 박근혜 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졸속으로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을 연내 청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화해·치유재단의 기능은 중단됐고, 법적 검토와 실무적인 절차를 거쳐 연내에 청산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피해자들의 뜻을 중심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했고, 여가부도 피해자 할머님들과 계속 접촉하고 관련 단체들과 논의해왔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정 장관은 “피해자들과 관련 단체들은 재단을 해산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그분들 견해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청산으로 가는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 정부가 2015년 12월28일 한·일 합의를 하고 7..

[구정은의 세상] 한상균만 잊는다면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주노총이 새 지도부를 뽑은 그날 정부는 한상균을 그대로 가둬두는 길을 택했다. 새 출발을 하는 민주노총과 문재인 정부의 관계는 꼬일 대로 꼬였다. 민주노총이 그동안 세상의 흐름을 좇기를 거부하는 이익집단처럼 보일 때가 없지는 않았다. 역대 어떤 정부보다도 ‘노동친화적인’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정규직 대기업 노동자들의 이익을 고집하는 것처럼 행동하곤 했다. 모처럼 시동을 걸려고 하는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거부했고, 대통령이 초청해서 저녁을 먹자는데도 “이벤트성 만찬에 들러리 서기 싫다”며 거절했다. 그걸 놓고 말이 많았다. 청와대에선 섭섭했을 법도 하다. 대통령은 청와대에 두어 차례 개별 노조들과 노동자들을 불러서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의 헌법과 필리핀의 헌법

2018년 1월 1일자 경향신문 1면에는 한국과 독일의 헌법 1조 1항이 담겼고. 2면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헌법 1조를 적었다. ' 유럽국가들이 대부분이고, 무엇보다 현대 헌법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는 르완다 헌법이 빠진 것이 좀 아쉽지만. ^^ 여러 나라의 역사가 반영된 것들이라 재미있었다. 그 중에 눈에 띈 것- 필리핀의 헌법 1조. 한국 헌법과 거의 같다. 사실은 똑같다. 우리도 '인민(people)'이라고 했어야 하는데 북한이 쓰는 말이라고 해서 '국민'이 돼버린 것이니. 필리핀은 군사독재정권과의 싸움에서 한국보다 시기적으로 조금 앞섰고, 필리핀 피플파워 혁명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필리핀 헌법은 1987년에 발효됐다. 군사독재의 경험, 그에 맞선 인민들의 싸움, 이런 것이 헌법에 그대로 반..

세계의 아름다운 학교들

교육부가 최근 1년 새 새로 지어진 학교들 중에서 시설이 아주 좋은 곳들을 뽑아 27일 발표했습니다. "교육과정 적합성, 공간 친환경 계획, 안정성, 공공성 등을 두루 갖춘 2017년 대한민국 우수시설학교"라고 합니다. [기타뉴스]학교가 이렇게 좋아? 안마당에 열린도서관, 홈베이스 갖춘 학교들 서울 풍문고등학교의 중정. '국민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로서는 ^^;; 놀라지 않을 수 없네요. 요즘 학교들... 그럼 시야를 넓혀서, 세계에는 어떤 멋진 학교들이 있는지 구경해볼까요. 영국 BBC방송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이 뽑은 '세계의 아름다운 학교들'에 소개된 곳들입니다. (Credit: Ronnie McMillan / Alamy Stock Photo) 영국 버킹엄셔에 1923년 세워진. Stowe s..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무엇인가

이 세상 천지엔 알아야 할 게 왜 이렇게 많으며, 새로운 것들은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이며, 왜 이렇게 점점 어려워져가는 것이며, 왜 나의 이해력은 갈수록 떨어져가는 것이며.... ...라고 한들, 이미 천지를 시끄럽게 한 비트코인이니 블록체인이니 하는 걸 아예 눈 가리고 못 본 척 할수는 없을 것같다. 그래서 서핑질. 영문 위키의 설명 안 그래도 까막눈인데 영어가 왠 말이냐. 거기 나온 그림 까만 것은 처음 뼈다귀, 그리고 거기 덧붙여지는 고리들. 이대로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하지만 레고;;는 쫌 쉽고 눈에 들어온다. 알고 보면 레고보다 쉽다! ‘블록체인’ (과기부 웹진) 모두가 거래내역을 나눠갖고 있기 때문에(이런 걸 분산원장이라고 한답니다) 모두를 해킹하기 전엔 깰 수 없는 초강력 시스템,..

최승호 MBC 사장 “1년 안에 신뢰 회복 자신있다”

“희생된 아이들 수백명의 사진을 보면서 정말 참기 어려울 정도로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과거 MBC가 지은 죄를 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임원진을 구성한 뒤 첫 공식 일정으로 13일 안산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 앞에서 분향했다. 해고된 후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일하면서 세월호 유족들을 여러번 만났지만, MBC 대표로 방문한 만큼 “사죄하는 자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유족들한테 깊이 사죄했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왔다”고 했다.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본사에서 경향신문과 만난 최 사장은 “내부 조직정비와 적폐 청산,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되살리는 일을 비롯해 과제들이 쌓여 있지만 1년 안에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