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금리 낮춘 중국, '경기 부양' 효과는 '글쎄...'

딸기21 2019. 8. 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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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줄고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중국이 금리 인하를 유도하며 부양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25%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LPR 개선안을 발표했고, 이번 고시는 제도개선 뒤 첫 고시다. 기존 LPR 평균치는 4.35%였는데 이를 0.1%포인트 낮췄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사진 AP

 

LPR은 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를 뜻한다. 인민은행은 2013년부터 10개 대형은행들로부터 LPR를 보고받아 평균치를 발표해왔다. 개선안은 여기에 중소은행 2곳과 외국계 은행 2곳까지 포함시켰으며, 이들 은행의 대출금리를 지수로 산출해 매달 20일 공개하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앞서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시장에 기반한 수단을 활용해 대출 금리를 낮추도록 도울 것”이라며 “실물 경제 부문의 금융부담을 더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이 지난 16일 “금리를 낮추기 위해 시장에 의지한 개혁을 할 것”이라고 밝힌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명분은 대출금리 시스템 개혁이지만 실제로는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중금리가 낮아지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의 LPR 공개는 시장에 별 영향력이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LPR를 반드시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전 LPR은 1년 만기 대출금리만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5년 이상의 장기 대출금리도 함께 발표한다. 첫 고시에서 5년 만기 LPR은 4.85%로 발표돼, 5년 대출 기준금리인 4.90%보다 조금 낮았다.

 

중국의 올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6.4%와 6.2%였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1992년 분기별 성장률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다. 미국 측 보복관세의 여파가 반영될 3분기 이후의 성장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6.0~6.5%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처지다.

 

당국이 사실상의 ‘추가 부양’에 들어갔지만 경기를 띄울 수 있을지는 관측이 엇갈린다. 인민은행이 직접 시중금리를 낮추는 대신에 지금처럼 LPR을 소폭 낮춰 은행들의 ‘자발적 인하’를 유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도 국무원 주최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수로를 고쳐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밭에 물을 대는 것과 같다”며 “정책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의 시장분석가 훙하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시중 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게 만드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며, 중·장기적 개선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UBS투자은행의 중국분석가 타오왕은 미국 CNBC방송에 “대출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어서 금리를 낮춘다 해도 기업들을 움직이는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것 외에 향후 몇 달 안에 은행들의 지급준비율(RRR)을 낮추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 잇달아 은행 지급준비율을 낮춘 뒤에도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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