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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개혁' 한다며 금리 낮추는 중국...경기 둔화 막으려 안간힘

딸기21 2019. 8. 19. 20:16

중국이 ‘금리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금리인하에 들어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19일 중국 증시는 급반등했다. 위안화 가치를 절하해 한 차례 미국과의 ‘환율 전쟁’ 포문을 연 중국이 금리를 낮추면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대출우대금리(LPR) 개혁안을 발표했다. LPR은 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를 뜻한다. 인민은행은 2013년부터 10개 대형은행들로부터 LPR를 보고받아 평균치를 발표해왔다. 이번 개혁안은 여기에 중소은행 2곳과 외국계 은행 2곳까지 포함시켰으며, 이들 은행의 대출금리를 지수로 산출해 매달 20일 공개하기로 했다.

 

사진 AFP

 

인민은행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시장에 기반한 수단을 활용해 대출 금리를 낮추도록 도울 것”이라며 “실물 경제 부문의 금융부담을 더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이 전날 “금리를 낮추기 위해 시장에 의지한 개혁을 할 것”이라고 밝힌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명분은 대출금리 시스템 개혁이지만 실제로는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중금리가 낮아지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의 LPR 공개는 시장에 별 영향력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LPR를 반드시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LPR은 1년 만기 대출금리만 있었는데 앞으론 5년 이상의 장기 대출금리도 함께 발표하기로 했다. 기존 LPR 평균치는 4.35%였는데 이달 20일 처음 발표되는 새 LPR 금리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로이터통신은 상하이통신은행 경제분석가 탕젠웨이의 말을 인용해 “이번 개혁은 인민은행이 사실상 시장에 금리인하의 폭을 정해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올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6.4%와 6.2%였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1992년 분기별 성장률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것이었다. 미국 측 보복관세의 여파가 반영될 3분기 이후의 성장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6.0~6.5%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것 외에도 향후 몇 달 안에 은행들의 지급준비율(RRR)을 낮추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이 금리를 낮춰 사실상의 ‘추가 부양’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2.10% 올라가는 등, 중국 증시는 19일 급반등했다. 대만과 홍콩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경기를 띄우는 데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관측이 엇갈린다. 중국은 지난해 잇달아 은행 지급준비율을 낮췄지만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로이터는 “금리를 낮추는 것 같은 공격적인 방식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자칫 빚 거품을 만드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5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뒤,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금리를 낮춰 시장에 돈을 더 풀면 결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도록 유도하는 셈이 될 수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금리 인하를 계속 요구해왔다. 중국의 조치로 인해 미국 내에서 달러 유통량을 늘리라는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