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5일 오전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한때 7.1010위안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역내 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위안대에서 형성됐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 이후 11년만이며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환율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왔으나, 7위안대로 떨어지는 시점은 다음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5일 오전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당 위안 기준환율을 6.9225위안으로 예상보다 높게 고시하면서 위안화 절하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6월 “환율에 마지노선은 없다”면서 달러당 7위안 선이 붕괴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를 띄우기 위해 위안화 절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랐다. 그럼에도 그동안 인민은행은 달러당 6.9위안 아래쪽에서 기준환율을 고시해왔고, 외신들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빠르게 위안화를 절하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이날 기준환율을 높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은 중국이 달러당 7위안대로 떨어뜨리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힌 것으로 받아들였고, 투자자들이 엔화와 금으로 이동하면서 달러 대비 엔 환율은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은 다음달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잔여분 3000억달러 어치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서도 양국은 화해조치에 합의를 보지 못했다.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중국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 미국의 관세폭탄에 부분적으로나마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유출과 증시 요동 같은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중국 당국도 신중하게 접근해온 측면이 컸다.
7위안선이 무너져도 인민은행이 충분히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위안화 변동이 커지면 중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당장 미국의 반발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며 평가절상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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