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8과 Su-27 전투기가 발트해 상공에서 추격전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전투기가 13일 러시아 국방장관이 탄 항공기를 따라와서 호위 중이던 전투기가 쫓아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항공기를 타고 발트해 상공을 지나는데 나토 전투기가 쫓아왔고, 러시아 발트함대 소속 Su-27 전투기가 출격하자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쇼이구 장관은 칼리닌그라드에서 해군학교 착공식에 참석한 뒤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칼리닌그라드는 발트해에 면한 러시아의 역외영토다. 면적은 223㎢에 불과하지만 유럽 안에 ‘알박기’한 듯 박혀 있는 러시아 땅이어서 군사적으로 중요성이 크다.
쇼이구가 탄 비행기를 쫓아간 것은 스페인 소유로 리투아니아에 배치된 F-18 전투기로 확인됐다. 나토는 “발트해 상공에 러시아 전투기가 1대 이상 나타난 걸 포착해 순찰임무를 수행한 것이며 누가 타고 있는지는 몰랐고, 항공기의 정체를 확인하고 기지로 돌아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치’로 볼 수 있는 상황은 몇 분 만에 종료됐지만 러시아와 미국의 신(新)군비경쟁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러시아 해군은 2009년 제작에 들어가 2014년 진수한 새 프리깃함 카사토노프호도 몇 주 안에 발트해로 출항시킬 예정이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해 유럽과 갈등이 커진 뒤에도 발트해에서 러시아와 나토 전투기들이 위협적으로 근접비행을 하고 군함·잠수정들이 무력과시를 하는 일들이 있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2월에는 흑해를 순찰하던 미 해군 구축함 포터호 위로 러시아 Su-24 전투기와 IL-38 대잠초계기가 근접비행을 했고, 미국 본토 해안 주변에 지대공미사일을 장착한 러시아 정찰함이 출몰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최근 러시아 북부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러시아가 개발 중인 신형 부레베스트니크 핵추진 미사일 엔진 시험도중 폭발이 일어나 7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우리는 더 나은 기술이 있다”고 비꼬자, 크렘린은 사고 닷새만인 13일에야 침묵을 깨고 폭발 사실을 인정하면서 “우리 기술이 더 앞서 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대규모 방사능 노출 우려에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다가 이날 뒤늦게 주변지역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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