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7

‘극단적인 날씨’로 유명한 세계의 도시들

날씨가 덥습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운 듯합니다.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는 10년 새 최고기온을 기록했지요. 습도도 매우 높았고요. 게릴라성 호우를 퍼붓던 장마는 끝나가고 있지만, 이제 ‘더 본격적인 더위’가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무더위와 한겨울 추위는 ‘세계무대’에서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닙니다. 월드아틀라스와 세계기상기구(WMO) 자료 등을 통해서 본 ‘극단적인 날씨의 도시들’을 소개합니다. 사막 한가운데나 시베리아 영구동토 같은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들을 기준으로 뽑은 겁니다.가장 추운 도시, 러시아의 야쿠츠크러시아에는 사하공화국이라는 자치공화국이 있습니다. 시베리아에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행정구역’이라고 합니다. 사하의..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 국내에서 처음으로 꽃 피웠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에는 작은 별을 파고들어가 결국은 산산조각나게 만드는 ‘무서운 씨앗’ 이야기가 나온다. 뿌리로 별에 구멍을 뚫는다는 바오밥나무의 씨앗이다. 하지만 소설은 소설일뿐, 바오밥나무는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의 한 종류일 뿐이다. 아프리카의 사바나 기후에서 주로 자라는 바오밥나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2012년부터 충남 서천의 ‘에코리움 지중해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바오밥나무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화했다. 국립생태원은 “바오밥나무가 7월 22일부터 10cm 크기의 흰 꽃을 피웠다”고 1일 밝혔다. 바오밥나무는 국립생태원을 비롯해 포천 국립수목원, 제주 여미지식물원 등에 전시되어 있으나 국내에서 꽃을 피운 건 처음이라고 국립생태원은..

빨치산 장기수 출신 구연철 선생이 말하는 ‘군함도의 기억’  

“열여섯, 열일곱, 이런 사람들이 끌려왔어요. 나중엔 쌀도 없어서 콩기름 찌꺼기를 만주서 가져오면 그걸 삶아 먹었지. 그러다 배탈나서 일 못하면 얻어맞고.” 25일 서울 왕십리 CGV 영화관에서 일제 강제징용 문제를 다룬 영화 시사회가 열렸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세우기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마련한 시사회였다. 이 자리에는 부산에서 올라온 손님이 있었다. ‘군함도’로 불리는 일본 하시마(端島)의 탄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빨치산 장기수 출신의 구연철 선생(86·사진)이다. 군함도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해방을 맞은 구 선생은 영화를 보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영화는 군함도의 탄광에 끌려간 노동자들의 지옥같은 삶,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일제의 잔혹상, 극적인 탈출 시도 등을 그렸다. 후반..

늘어나는 ‘외로운 죽음’들...‘고독사’ 5년새 80% 증가  

지난 20일 오후, 부산 남부민동의 단칸방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51세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사회복지사와 119 구조대원이 발견했다. 이웃 주민이 이 남성의 방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며 구청에 신고하면서 시신이 발견됐다. 부산에서 두 달 사이에 벌어진 9번째 외로운 죽음이었다. 같은 날 대전 지족동에 살던 67세 남성도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역시 ‘냄새가 난다’는 이웃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발견했다. 남성은 사망한 지 18일이나 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상대는 가족도 친구도 아닌, 동네 중국집이었다. 홀로 살던 사람이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다. 돌봐주는 가족이 없던 그에게, 숨을 거둔 뒤에도 찾아오는 이는 없다. 대개는 장례를 치르거나 주검을 인수할 가족조차 찾아오지..

[정리뉴스]‘절반이 국내에서’...미세먼지 중국책임론 짚어보기

한국 정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합동으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를 했습니다. 지난 19일 결과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결론은 조사기간인 지난해 5~6월에 한국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PM2.5)의 52%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34%는 중국 내륙에서, 9%는 북한에서 생겨났다는 겁니다. 미세먼지 책임 공방이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잊을만하면 생각나는 고등어...가 아니고 미세먼지. 이 문제에서 국민들을 먼지 자체만큼이나 열 오르게 만든 것은 환경대책을 내놓는 대신 고등어에 책임을 돌린 정부의 태도였습니다. ▶고등어를 위한 변명…진짜 미세먼지 문제는 미세먼지 논란은 고등어에서 중국으로 옮겨갔지요. 중국의 대기오염이 한국으로 옮겨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최저임금, 외국과 비교해보니...터키, 폴란드 수준

지난해 미국 대선 캠페인 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7.25달러인 연방 최저시급을 15달러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당초 12달러로 올리겠다고 했다가 샌더스 측 의견을 받아들였고,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민주당 강령에 ‘최저시급 15달러’를 못박았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부터 미국에서 최저시급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왔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하한선’일 뿐이며, 주별로 이를 기준 삼아 최저임금을 정한다. 연방 최저시급을 10달러로 올리자는 오바마 정부의 제안은 공화당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때 임금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지난해 10월 현재 미국 5..

[구정은의 세계] 집배원의 죽음

미국에는 ‘우체국에 간다(Going postal)’는 속어가 있다. 극도로 분노했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배경에는 수차례의 유혈참사가 있다. 1986년 8월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의 시간제 집배원 패트릭 셰릴이 자신이 일하던 우체국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셰릴은 10분 만에 우체국 직원 1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91년에는 뉴저지주 리지우드와 미시간주 로열오크에서, 2년 뒤에는 미시간주 디어본과 캘리포니아주 대너포인트에서 잇달아 우체국 총기난사가 벌어졌다. 거의 대부분 직원들 간의 공격이었다. 2006년에는 캘리포니아주 골레타와 오리건주 베이커시티에서 연달아 살인극이 벌어졌다. 열악한 노동조건, 스트레스와 긴장에 시달리던 직원들이 극단적인 수법을 택하면서 저런 속어까지 나왔다. 미국 우..

행복한 ‘은둔의 왕국’ 부탄이 뿔난 까닭은

‘은둔의 왕국’ ‘행복한 나라’라 불리는 히말라야의 소국 부탄이 뿔이 났습니다. 이례적인 일이죠. 대상은 중국입니다. 발단은 도로 건설이었습니다. 부탄의 북쪽은 중국, 동·서·남쪽은 인도가 에워싸고 있습니다. 부탄 서쪽, 인도의 시킴 주는 인도, 중국, 부탄, 네팔, 방글라데시 5개국의 국경이 만나는 복잡하고 미묘한 지역입니다. 이곳에 중국이 도로를 짓고 있는 겁니다.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의 국경지대를 놓고 오랜 세월 영토분쟁을 벌여왔습니다. 부탄 동쪽에 인도의 29개 주 가운데 하나인 아루나찰프라데시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중국은 아루나찰프라데시의 대부분 지역이 티베트의 일부에 해당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부탄의 서쪽 지역에서까지 분쟁이 벌어진 겁니다. 중국이 시킴 바로 북쪽 티베트의 산악지대..

경매에서 88억원에 팔려나간 셀피(셀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뒤로는 모두가 셀피(셀카) 문화에 익숙하지만, 그런 문화가 생기기 반 세기 전에 이미 셀피를 시도한 작가가 있습니다. 팝 아트의 대부로 불리는 미국의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이 그 사람입니다. 워홀의 ‘셀피’가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습니다. 1963년 뉴욕에서 자신의 모습을 찍어서 특유의 색채를 덧입힌 작품 입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에 나왔고, 770만 달러(약 88억원)에 팔렸습니다. 사간 사람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매물로 내놓은 사람도 개인 소장가로만 알려졌습니다. 소장자는 1980년대에 이 작품을 구입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습니다. 인스타그램도,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없던 시절에 워홀은 이미 소셜미디어와 셀피 시대를 예견한 바..

미얀마의 가려진 소수민족,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의 카렌족 노동자들

미얀마 남부 카렌 주 일대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카렌이라는 소수민족이 있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카렌족이 약 400만명이고, 태국에도 100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밖에 이들이 흩어져 있는 주요 국가는 미국, 호주, 캐나다 등입니다. 미국에 2015년 7월 기준으로 6만5000명 가량의 카렌족이 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난민으로 이주해간 사람들입니다. 호주의 1만1000명, 캐나다의 5000명, 스웨덴의 1500명 등도 대개 난민으로 들어간 이들이지요. 사진 | 장준희 (다큐멘터리 사진가)사진 | 장준희 (다큐멘터리 사진가)중국어-티베트어 계통의 언어를 쓰는 카렌족은 미얀마 전체 인구의 7% 정도인데, 다수 민족인 버마족과는 언어와 문화와 전통이 다릅니다. 카렌민족동맹(KNU)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