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트랙에 사람이 떨어졌는데 나몰라라 한 뉴욕 시민. 교통사고를 당해 쓰러진 아이를 그대로 두고 간 베이징 사람들. 이웃의 곤경을 모른체 하는 ‘냉혹한 대도시 사람들’에 관한 뉴스들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따뜻하고, 낯선 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더 많다. 국제 공동연구팀이 대도시의 폐쇄회로(CC)TV에 잡힌 화면들을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와 네덜란드 범죄·법집행연구소, 영국 랭카스터대학 공동연구팀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영국 랭카스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설치된 CCTV에 잡힌 시민들의 동영상을 분석해보니 갈등이나 폭력이 벌어졌을 때 10건 중 9건에서 지나가던 행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최근 미국심리학회지에 실었다.
연구팀은 3개 도시에서 동영상으로 기록된 갈등·폭력사건 영상 219개를 분석했다. 그 중 91%에서 1명 이상의 행인이 싸움을 말리거나 피해자를 도우려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를 진정시키려는 동작을 취하거나, 가해자의 폭력을 물리적으로 막거나, 가해자를 피해자에게서 떼어놓거나, 피해자를 위로하는 등 돕는 방식은 다양했다.
‘방관자 효과’라는 말이 있다.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남들이 나설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를 돕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방관자 효과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이 일어난 곳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피해자를 도와주려는 사람도 많았다.
또 영상이 촬영된 3개 도시에서 돕는 사람 비율은 똑같았다. 암스테르담이나 랭카스터보다 케이프타운의 범죄율이 높지만, 타인을 돕는 것과 범죄율은 관련이 없었다. 연구를 이끈 랭카스터대 리처드 필폿 교수는 “인간은 오랜 진화를 통해 타인의 갈등을 해결해주고 도와주려 하는 습성을 습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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