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독일도 사우디도 '화들짝'...미·중 경제전쟁에 "글로벌 경기침체 온다"

딸기21 2019. 8. 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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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 쪽으로 번지며 ‘확전’되자 독일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유탄이 튀었다. 글로벌 경기후퇴를 경고하는 목소리를 넘어, “이미 후퇴는 시작됐다”는 경고음이 이어진다. G2 양강의 무역전쟁이 통제불능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도 석유도 ‘전쟁 여파’

 

독일 경제부는 6월의 산업생산량이 전달보다 1.5% 줄었다고 7일 밝혔다. 독일의 산업생산은 4월에 2% 줄었다가 5월에 0.1% 늘었는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당초 독일 정부는 6월 감소폭이 0.6%일 것으로 봤으나 그 두배가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2%나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3월 독일 중북부 잘츠기터의 한 공장에 철강이 쌓여 있다. 독일 정부는 7일 “6월 산업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인 1.5% 줄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세계 경제가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잘츠기터 EPA연합뉴스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잇단 대중국 보복관세에 유탄을 맞아 독일도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 탓이 크다. 독일 경제의 수축은 예사롭지 않다.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 유럽언론들은 “유럽의 경제엔진이자 가장 안정된 경제상황을 유지해온 독일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썼다.

 

지난 1일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어치에 관세 10%를 매기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독일산업연맹은 “미국과 중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분석가 알렉산더 크뤼거는 로이터통신에 “(미·중 분쟁이) 더 길어지면 제조업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영향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0.5%로, 내년에는 1.5%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오는 14일 발표될 2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졌다.

 

석유시장도 흔들거렸다. 미·중 갈등이 증폭되고 석유소비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7일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는 한때 7개월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우디 정부가 부랴부랴 산유국들을 상대로 ‘시장개입’ 즉 감산조치를 타진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후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현재 배럴 당 40달러대 후반~50달러대 초반을 오가는 유가가 4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 BoA메릴린치는 “중국이 미국에 맞서며 이란 석유를 사들일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 당 30달러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급해진 것은 사우디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밀어붙이고 있는 경제개혁을 하려면 ‘왕관의 보석’인 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식을 팔아야 한다. 오일프라이스닷컴 등 에너지 전문매체들은 “아람코의 가치는 2조달러로 추산됐는데, 의문을 갖는 이들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무역갈등 ‘통제범위’ 넘어서나

 

미국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는 지난 5일 “미·중 무역갈등이 더 심해지면 9개월 내에 경기후퇴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세계가 경기 후퇴에 바짝 다가섰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에 던진 불안감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치달을 우려가 크다. 관세는 두 나라 정부가 협상에 따라 조절할 수 있지만, 환율로까지 갈등이 번지고 장기화될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CNN은 “무역갈등의 심각성이 역전시키기 어려운 새로운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벌인 무역전쟁은 손 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까지 나선다 해도 치킨게임은 바뀌지 않는다. 모건스탠리는 다음달 미국 주가가 10% 정도 빠질 것으로 봤다. 더 중요한 것은 ‘메인스트리트’인 실물경제다. 미국 제조업 생산은 지난달 3년 새 최저로 줄었다. 중국이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미국 농민들이 피해를 입게 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트럼프를 강력 지지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의 여파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결국은 미국 경제 전반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게 뻔하다. 블룸버그의 지적처럼, “트럼프는 스스로 만든 무역전쟁 덫에 빠졌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대체 이 전쟁에서 승리란 무엇인가를 묻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관세 장벽 없는 세계, ‘평평한 경기장’이라는 이상을 내걸었지만 결과는 보복관세의 악순환이라는 것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 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적인 목표가 세계 무역시스템을 지키고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모두 없애는 것이라고 여러번 말했다”고 했다. 목표에서 멀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커들로는 “(트럼프) 대통령은 변화하는(transformative)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커들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내셔널리뷰’ 경제기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주택가격이 폭락하고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은 어리석은 이들”이라고 일축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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